Ⅰ. 머리말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또는 월세를 전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전월세전환율이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체 주택(주택 종합)을 기준으로 할 때, 전국의 전월세전환율은 2000년대 초 15%대를 보였는데 2015년 중반에는 7%대로까지 하락하였다. 그리고 서울의 전월세전환율은 2000년대 초 14%대였는데, 2015년 중반에는 6%대로 하락하였다. 전월세전환율이 하락하였다는 것은 ‘월세에 비해 전세가 상대적으로 비싸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전세에 비해 월세가 상대적으로 싸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전월세전환율이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된 것은 1997년의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금융자유화와 저금리 체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자유화로 인해 가계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기가 용이해졌고, 저금리 체제로 인해 주택담보대출금리와 신용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전월세전환율도 지속적으로 내려가게 되었다는 것이다1). 특히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체제가 장기화되고 가계에 대한 금융포용이 확대되면서 전월세전환율의 하락속도도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월세전환율은 시장이자율과 다르게 움직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05년 초부터 2008년 중반 사이에 국고채 금리나 주택담보대출금리 등은 상승세를 보였으나, 같은 기간에 전월세전환율은 여전히 하락 내지는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전월세전환율이 장기적으로는 시장이자율과 같이 움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이자율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본 논문에서는 전월세전환율과 시장이자율이 장기적으로 균형관계를 보이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만약 두 변수 간에 장기적인 균형관계가 존재한다면 단기적으로는 두 변수 간의 격차가 어떻게 조정되어 장기적인 균형을 찾아가는지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전월세전환율이 시장이자율과의 격차를 단기적으로 조정하면서 장기적인 균형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과정은 금융시장에서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 등을 얼마나 쉽게 받을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적 금융기관들이 금융소비자를 포용하는 정도가 클수록 조정속도는 빠를 것으로 보인다2). 시기적으로 볼 때, 2000년대보다는 2010년대가 금융포용력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00년대보다는 2010년대가 전월세전환율의 조정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전월세전환율 자료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KB국민은행에서 2001년 8월부터 2011년 초반까지 공개하였던 전월세전환율 자료이다. 이 자료는 그 당시 KB국민은행에서 공표하였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라는 통계자료에 수록되어 있다. 또 다른 하나는 한국감정원에서 2010년 6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공개하였던 월세이율이라는 자료이다. 이 자료는 한국감정원이 공표하는 ‘월세가격동향조사’라는 통계자료에 수록되어 있다. 이 두 자료는 이른바 호가 정보에 기초한 것이다. 마지막 또 하나의 자료는 한국감정원에서 공표하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3) 수록되어 있는 전월세전환율 자료이다. 이 자료는 전월세 실거래자료를 이용하여 추정된 전월세전환율 자료이다. 이 자료는 2015년부터 공표되기 시작하였지만, 자료 수록기간은 전월세 실거래자료가 수집되기 시작한 2011년 1월부터이다.
본 논문에서는 이 세 가지 자료를 이용하여 시기별로 전월세전환율과 시장이자율 간의 장기적인 균형관계와 단기적인 조정과정을 살펴보고, 실거래가격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과 호가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 사이에 시장이자율과의 장단기 관계가 다르게 나타나는지 여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 동안 전월세전환율이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다. 대표적인 연구로 이창무・정의철・이현석(2002), 이창무・정의철・최소의(2009), 최창규・지규현(2007, 2008), Lee and Chung(2010), 류강민・지규현・이창무(2013), 최성호・이창무(2009), 배형(2014), 김동중・윤성호(2015) 등이 있다. 이들 연구들은 대개 임대인의 투자수익률 측면에서 전월세전환율이 어떻게 결정되는가를 분석하고 있다4). 임차인 입장에서 전월세전환율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분석한 연구는 드문 편인데, 이창무・최소의・제민혜(2009)는 설문조사를 통해 임차인의 특성에 따른 전월세전환율의 차이를 분석한 바 있다. 임재만(2009), 성명재(2011), 이용만(2012) 등은 임대인과 임차인의 동시적 균형에 의한 전월세전환율이 어떻게 결정되는가를 이론적으로 분석한 바 있다. 전월세전환율과 시장이자율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 역시 드문 편이다. 이창무・정의철・최소의(2009)에서는 2002년 9월부터 2007년 12월까지의 전월세전환율 자료를 가지고 CD금리, 회사채수익률 등과의 장기균형관계를 조사하였는데, 전월세전환율이 시장이자율과의 반대로 움직이고 통계적 유의성도 없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5). 그러나 이용만(2012)은 KB국민은행에서 발표했던 2001년 8월부터 2011년 3월까지의 전월세전환율을 가지고 주택담보대출금리와의 장기균형 및 단기 조정과정을 분석하였는데, 전월세전환율은 주택담보대출금리와 장기적인 균형관계를 갖고 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균형으로부터 이탈이 있을 경우 이를 장기간 조정해 나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본 연구는 이용만(2012)의 연구를 뒤따라가고 있다. 다만 이용만(2012)과는 달리 보다 장기의 전월세전환율 자료를 이용하여 시기별 장기균형조건 및 단기 조정과정을 살펴보고, 실거래 자료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과 호가 자료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 간의 차이도 살펴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본 연구 결과는, 전월세전환율이 장기적으로 시장이자율에 비해 어느 정도의 위험 프리미엄을 갖는지, 시장이자율의 변화에 의해 유발된 전월세시장의 불균형이 해소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 등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리고 호가 자료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이 실거래가격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과 비교해 볼 때 평활화(smoothing) 되어 있는지 여부도 확인해 볼 수 있으리라 본다6).
Ⅱ. 전월세전환율과 시장이자율의 관계에 대한 이론적 검토
전세제도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임대차제도의 하나로7), 자금에 대한 대차(貸借)와 주택에 대한 임대차(賃貸借)가 결합된 제도이다. 전세제도가 자금의 대차와 주택의 임대차가 결합된 제도인데다가, 임대인과 임차인은 전세뿐만 아니라 월세(또는 보증부 월세)도 선택 가능하기 때문에 전월세전환율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이해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이에 대해 이용만(2012)은 전세와 월세의 선택에서 임대인의 균형조건과 임차인의 균형조건을 도출하고, 두 균형조건이 동시에 만족할 때 전세시장과 월세시장이 균형을 이루게 된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두 시장(전세시장과 월세시장)이 동시에 균형을 이룰 때의 전월세전환율을 시장균형 전월세전환율이라고 부르면서, 시장이자율의 변화에 따라 전월세전환율이 어떻게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지를 이론적으로 보여준 바 있다.
여기에서는 이용만(2012)의 논리에 따라 전월세전환율이 어떻게 시장이자율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가를 이론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8). 이를 위해 우선 임대차시장에는 전세와 월세만 존재하고, 임대인과 임차인은 전세나 월세 중 하나를 선택한다고 가정한다9). 그리고 임대인과 임차인은 무위험자산 수익률로 자금을 차입할 수도 있고, 자금을 운용할 수도 있다고 가정한다10). 또한 임대인은 임대주택을 전세로 놓거나 월세로 놓거나 간에 자기자본은 동일한 것으로 가정한다. 임차인 또한 임대주택을 전세로 얻거나 월세로 얻거나 간에 자기자본은 동일한 것으로 가정한다.
임대인은 가격이 인 주택을 구입하여 임대를 놓는데 전세금에 해당하는 만큼은 차입을 하고 ()만큼은 자기자본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가정한다. 이 주택을 전세로 임대 놓을 경우 는 전세금으로 조달되는 것이고, 월세로 임대 놓을 경우에는 만큼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하는 것으로 가정한다. 그리고 임차인은 전세를 얻을 경우 만큼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하고, 월세를 얻을 경우에는 차입이 없는 것으로 가정한다.
임대인은 주택을 전세로 놓거나 월세로 놓거나 간에 자기자본 수익률(return on equity)이 동일해야 전세와 월세의 선택이 무차별해진다11). 임대인이 주택을 전세로 놓을 때의 자기자본 수익률()은 식(1)과 같고, 월세로 놓을 때의 자기자본 수익률()은 식(2)와 같다. 그리고 임대인의 균형조건은 식(3)과 같다.
여기서 는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기대자본이득(expected capital gain)을 의미하며, 은 월세를 놓았을 때 받을 수 있는 임대료를 의미한다. 는 주택을 월세로 놓았을 때, 공실이나 불량임차인에 의한 기대 손실률이다. 는 무위험자산의 수익률로, 여기서는 대출 이자율이 된다.
식(3)을 정리하면 식(4)와 같이 된다.
여기서
식(4)에서 는 전월세전환율이고12), 는 임대인이 월세를 선택했을 때 안게 되는 임대 위험(공실이나 임대료 연체 및 미납의 위험)에 대한 보상률을 의미한다. 식(4)가 의미하는 것은, 전월세전환율이 무위험자산의 수익률에다 임대위험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을 더한 것과 같아야 임대인의 전세나 월세에 대한 선택이 무차별해진다는 것이다.
만약 이면( 이면), 임대인은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게 된다. 반대로 이면( 이면), 임대인은 월세 대신 전세를 선택하게 된다.
한편, 임차인은 전세에 거주하던 월세에 거주하던 간에 거주비용이 같아야 전세와 월세의 선택이 무차별해진다. 임차인이 전세에 거주할 때의 거주비용()은 식(5)와 같고, 월세에 거주할 때의 거주비용()은 식(6)과 같다. 그리고 임차인의 균형조건은 식(7)과 같다.
여기서 H는 임차인이 전세를 얻었을 때 손실을 입을 수 있는 기회비용으로, 임대인이 파산을 하였을 때 치러야 할 비용과 전세금을 제때 받지 못함으로 인해 치러야 할 비용 등을 포함한다.
식(7)을 정리하면, 다음의 식(8)과 같이 된다.
여기서
식(8)에서 은 임차인이 전세를 선택하였을 때 안게 될 위험에 대한 보상률을 의미한다. 식(8)이 의미하는 것은, 전월세전환율이 무위험자산 수익률에다가 사적인 대부(貸付: 전세금을 임대인에게 빌려주는 것)에 따른 위험 프리미엄을 더한 것과 같아야 임차인의 전세와 월세 간 선택이 무차별해진다는 것이다.
만약 이면( 이면), 임차인은 월세 대신 전세를 선택하게 된다. 반대로 이면( 이면), 임차인은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게 된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동시에 균형 상태에 있게 되면, 전세시장과 월세시장도 동시에 균형을 이루게 된다. 즉, 식(9)와 같이 될 때 전세시장과 월세시장은 동시에 균형을 이루게 된다.
식(9)는 임대인의 위험 프리미엄과 임차인의 위험 프리미엄이 일치해야 전세시장과 월세시장이 동시에 균형을 이룬다는 것인데, 이것이 가능할 것인가? 임대인과 임차인은 자신의 인구학적, 경제적 특성에 따라 위험 프리미엄이 다르기 때문에 식(9)를 만족하는 균형점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어떤 임차인이 균형 위험 프리미엄()보다 낮은 대부(貸付) 위험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면 전세를 선택하게 되고, 반대로 균형 위험 프리미엄보다 높은 대부(貸付) 위험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면 월세를 선택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어떤 임대인이 균형 위험 프리미엄보다 낮은 임대 위험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면 월세를 선택하게 되고, 반대로 균형 위험 프리미엄보다 높은 임대 위험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면 전세를 선택하게 된다.
앞에서 이론적 모형을 단순화하기 위해 임대인이나 임차인은 무위험자산수익률로 자금을 차입할 수 있다고 가정하였다. 그러나 임대인이나 임차인의 차입 금리는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임대인은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싼 반면, 임차인은 신용으로 자금을 빌려야 하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비싸다. 그러나 이것 역시 임대인과 임차인의 인구학적, 경제적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임대인이라 하더라도 부채가 많은 임대인이라면 자금조달 비용이 비쌀 것이고, 임차인이라 하더라도 신용이 좋은 임차인이라면 자금조달 비용이 쌀 것이다. 임대인이 자금을 조달하는데 따른 가산 금리를 라고 하고, 임차인이 자금을 조달하는데 따른 가산 금리를 이라고 하면, 식(9)는 다음과 같이 수정된다.
가산 금리만을 놓고 본다면, 임대인 중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임대인은 가산 금리가 높기 때문에 자신이 요구하는 전월세전환율은 시장 균형 전월세전환율보다 높게 된다. 이 경우 이므로, 이 임대인은 전세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자금조달이 용이한 임대인은 반대로 가산 금리가 낮아 인 상태가 되고, 따라서 이 임대인은 월세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또 임차인 중에서 자금조달이 용이한 임차인(특히 자기자금이 있거나 부모로부터 무상으로 전세금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가산 금리가 낮기 때문에 자신이 요구하는 전월세전환율은 시장 균형 전월세전환율보다 낮다. 따라서 인 상태가 되므로, 이 임차인은 전세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자금조달이 어려운 임차인은 반대로 가산 금리가 높기 때문에 인 상태가 될 것이고, 따라서 이 임차인은 월세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전세시장과 월세시장이 동시에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시장 이자율이 하락하면(무위험자산의 수익률이 에서 로 하락하게 되면), 임대인은 가 되므로, 전세를 선택한 임대인 중 일부가 월세를 선택하게 된다(전세공급 감소, 월세공급 증가). 또 임차인도 가 되므로, 월세를 선택한 임차인 중 일부가 전세를 선택하게 된다(전세수요 증가, 월세수요 감소). 그 결과, 전세가격은 상승하고, 월세가격은 하락하면서 전월세전환율이 하락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통해 전세시장과 월세시장은 새로운 균형을 이루게 된다.
위에서 살펴보았다시피 시장이자율의 변화는 전월세 시장의 변화를 통해 전월세전환율을 변화시키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변화가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장이자율이 변하더라도, 임대차계약기간의 잔존이나 주거 이전에 따른 이사비용, 자금 차입에 걸리는 시간 등 때문에 전세시장과 월세시장의 수급조정은 서서히 이루어질 수 있다. 그 결과 전세가격과 월세가격의 변화, 그리고 전월세전환율의 변화는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다. 즉, 전월세전환율은 장기적으로는 시장 이자율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 이자율의 변화에 대해 서서히 균형오차를 조정해 나간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전월세전환율이 장기와 단기에 걸쳐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을 모형화해 보자13). 앞에서 본 전세시장과 월세시장의 동시적 균형조건은 인데, 여기서 위험 프리미엄인 ()은 관찰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무위험자산의 수익률로는 보통 국고채 수익률을 사용하지만, 국고채 수익률에도 채권 만기에 따라 유동성 위험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이론상의 무위험자산의 수익률과 이를 대리하는 국고채 수익률은 서로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식으로 전월세전환율과 시장이자율 간의 장기적인 균형관계를 추정해 볼 수 있다.
식(11)에서 는 전월세전환율을, 그리고 은 무위험자산의 수익률을 대리하는 시장이자율이다. 식(11)을 통해 추정된 는 전세시장과 월세시장의 균형을 보장하는 균형 전월세전환율이라고 할 수 있다.
전월세전환율과 시장 이자율이 불안정 시계열(non-stationary process)일 경우, 식(11)은 이른바 공적분 함수(co-integration function)가 된다. 이때 차분 형태의 오차수정모형(ECM; error correction model)은 전월세전환율이 단기적으로 균형오차를 조정해 나가는 과정을 나타낸다. 차분 형태의 오차수정모형은 식(12)와 같다.
여기에서 는 전기에 전월세전환율이 균형으로부터 이탈한 정도를 나타낸다. 식(12)가 의미하는 것은, 시장이자율이 변동할 때 전월세전환율은 이를 일부 반영하고, 동시에 전기의 균형이탈부분 중 일부를 수정한다는 것이다. 이때 의 부호는 ‘-’ 이어야 전월세전환율은 균형으로 수렴해 들어가게 된다. 즉, 전월세전환율이 균형 수준보다 높을 때에는 다음 기에 그 차이의 일부를 줄이기 위해 전월세전환율이 내려가야 하고, 그 반대의 경우 다음 기에 전월세전환율이 올라가야 균형을 찾을 수 있게 된다14).
Ⅲ. 실증분석
식(11)과 식(12)를 추정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서론에서 이야기한 바 있는 세 가지 전월세전환율 자료(KB국민은행의 전월세전환율 자료, 한국감정원 월세가격동향조사의 월세이율 자료, 한국감정원 주택가격동향조사의 전월세전환율 자료)를 사용한다.
실증 분석에 사용할 세 가지 전월세전환율은 자료의 원천에 따라 시계열 기간이 상이하고, 자료가 커버하는 지역이나 주택유형에 차이가 있다. 그리고 전월세전환율 산출의 근거가 되는 가격자료(전세 및 월세 자료)의 특성에서도 차이가 있다.
KB국민은행의 전월세전환율 자료는 시계열이 2001년 8월부터 시작하지만 2011년 3월 이후 공표되고 있지 않다. 이 자료는 공인중개사의 호가 자료에 기초하고 있으며, 지역별로는 전국과 수도권, 지방, 광역시, 서울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주택유형별로는 세분화되어 있지 않다.
한국감정원의 월세이율 자료는 KB국민은행의 전월세전환율 자료처럼 호가 자료에 기초하고 있는데, 시계열의 시작은 2010년 8월부터이다. 그런데 이 자료는 2014년 12월까지만 공표되었다. 이 자료는 지역별로도 수도권과 서울, 광역시로 한정되어 있고, 주택유형도 세분화되어 있지 않다.
한편 한국감정원의 전월세전환율 자료는 실거래 자료를 가지고 추정한 것으로, 앞의 두 전월세전환율 자료와 성격이 다르다. 이 자료는 2011년 1월부터 현재까지 공표되고 있으며, 지역별로는 전국, 수도권, 8개도, 광역시 등을 포괄하고 있다. 주택유형도 주택 종합과 아파트, 단독, 연립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전월세전환율과 시장 이자율 간의 장기적인 관계를 보기 위해서는 가급적 시계열 시간이 길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KB국민은행의 전월세전환율 자료는 10년 정도의 시계열을 갖고 있어서 시장 이자율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보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최근의 관계를 보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반면, 한국감정원의 월세이율이나 전월세전환율 자료는 최근의 관계를 볼 수 있지만 시계열 기간이 짧아서 장기적인 관계를 충분히 보여주기 어렵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KB국민은행 자료와 한국감정원 자료를 통합하여 전월세전환율의 장기시계열을 만들어 전월세전환율과 시장이자율 간의 장기적인 관계를 보고자 한다. 한국감정원 자료에서 호가 자료에 기초한 월세이율 자료와 실거래 자료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 자료를 보면, 둘 간에는 평균적으로 2%p 내외의 차이가 존재한다. 반면, 호가 자료에 기초한 KB국민은행 전월세전환율 자료와 한국감정원 월세이율 자료 간에는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15).
주 : KB_전월세전환율은 KB국민은행의 전월세전환율을, KAB_전월세전환율은 한국감정원의 전월세전환율을, 그리고 KAB_월세이율은 한국감정원의 월세이율을 의미함.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의 전월세전환율과 한국감정원의 월세이율을 통합하여 하나의 시계열을 만들고 난 뒤16), 이 시계열과 시장이자율과의 장기적인 균형 관계와 단기적인 조정과정을 추정하는 것으로 하였다. 단, 두 시계열에 공통된 지역은 수도권과 서울로 한정되어 있고, 주택유형은 ‘주택 종합’만 존재하기 때문에 수도권의 주택 종합 기준 전월세전환율 자료를 가지고 분석하는 것으로 하였다17).
무위험자산 수익률을 나타내는 시장 이자율은 국고채 수익률 자료를 사용하되, 전세계약이 평균적으로 3년 내외인 점을 고려하여 3년물 수익률을 사용하였다.
금융포용의 정도나 시장 이자율의 추이가 달라지면, 전월세전환율의 조정과정이 달라질 수 있다.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보증 규모를 보면, 2006년까지는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보증의 증가속도가 매우 낮았다. 그러던 것이 2007년 이후부터는 보증의 증가속도가 매우 빠르다. 전세자금대출은 담보가 별도로 없는 신용대출의 일종인데, 정부의 신용보증을 통해 전세자금대출이 늘어난다는 것은 가계에 대한 금융포용 정도가 확대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국고채 3년 수익률과 주택담보대출금리의 추이를 보면, 장기적으로는 하락 추세를 보이지만 2008년 중후반 이전에는 하락추세와 상승추세를 번갈아 보여 왔다. 그러던 것이 2009년부터는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월세전환율과 시장이자율 간의 장기균형 및 단기 조정과정은 시장 이자율이 등락을 거듭할 때와 지속적으로 하락할 때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분석대상 기간을 2008년 전후로 나누어 전월세전환율과 시장 이자율 간의 장기균형과 단기 조정과정에 차이가 있는가를 살펴보도록 한다. 그리고 한국감정원의 전월세전환율 자료와 월세이율 자료를 가지고서는, 호가 기준 전월세전환율과 실거래가격 기준 전월세전환율 사이에 장기균형 관계나 단기 조정과정에 차이가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도록 한다.
전월세전환율과 국고채 3년 수익률 간의 장기적인 균형 관계를 보기에 앞서 먼저 두 시계열에 단위근(unit root)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ADF 검정과 DF-GLS 검정, 그리고 KPSS 검정(Kwiatkowsk-Phillips-Schmidt-Shin test) 방법으로 검정을 해 보았다. 검정결과, 전월세전환율이나 국고채 3년 수익률 모두는 단위근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18).
두 변수가 단위근을 갖고 있음에 따라, 공적분 검정(cointegration test)을 통해 두 변수가 장기적인 균형관계를 갖고 있는지 여부를 파악해 보았다. Johansen의 공적분 검정 방법으로 두 변수간의 공적분 관계를 검정해 본 결과19), ‘공적분이 없다’는 귀무가설은 기각되었다. 따라서 전월세전환율과 국고채 3년 수익률 간에는 공적분 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전월세전환율 | 국고채 3년 수익률 | |||
---|---|---|---|---|
상수항 | 상수항+시간추세 | 상수항 | 상수항+시간추세 | |
ADF 검정 통계량 | -2.3859 | -3.1518* | -1.0989 | -2.9138 |
DF-GLS 검정 통계량 | 2.6307 | -0.7978 | -0.4703 | -2.7321* |
KPSS 검정 통계량 | 1.3269*** | 0.1707** | 1.1968*** | 0.2098** |
공적분에 대한 귀무가설 | 공적분 함수에 상수항과 확정적 추세가 없는 경우의 Trace 통계량 | 공적분 함수에 상수항은 있고, 확정적 추세가 없는 경우의 Trace 통계량 |
---|---|---|
공적분 없음 | 15.8408*** | 24.2842*** |
전월세전환율과 국고채 3년 수익률이 단위근을 갖고 있고, 두 변수 간에 공적분 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두 변수의 장기균형 관계를 나타내는 식(11)을 추정해 보았다. 2001년 8월부터 2014년 12월까지의 시계열 자료를 가지고 식(11)을 추정해 본 결과, 전월세전환율은 장기적으로 국고채 3년 수익률의 변동을 89% 정도 반영하면서 변동해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의 위험 프리미엄 크기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상수항의 크기는 7.6% point 정도였다.
시계열 자료를 2008년 전후로 나누어 식(11)을 추정해 보면20), 두 기간 사이에 추정치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2001년 8월부터 2008년 12월까지를 하나의 기간으로 설정하여 전월세전환율과 국고채 3년 수익률의 장기적 균형관계를 살펴보면, 전월세전환율은 국고채 3년 수익률의 변동에 대해 55% 정도만을 반영하면서 변동하며, 위험 프리미엄을 나타내는 상수항의 크기는 9.3% point 정도였다. 그러나 2009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를 하나의 기간으로 설정하여 두 변수간 장기적 균형관계를 살펴보면, 이 기간 중에 전월세전환율은 국고채 3년 수익률의 변동에 대해 1.1배 정도 더 변동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위험 프리미엄을 나타내는 상수항의 크기는 6.8% point 정도였다.
국고채 3년 수익률의 추정계수가 1이라는 귀무가설에 대해 Wald test를 해 본 결과, 2009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의 시계열을 가지고 추정한 국고채 3년 수익률의 추정계수는 그 값이 1이라는 귀무가설을 기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1년 8월부터 2008년 12월까지의 시계열을 가지고 추정한 국고채 3년 수익률의 추정계수는 그 값이 1이라는 귀무가설을 기각하였다21). 추정치의 표준오차(standard error of regressor)를 보면, 2009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의 자료로 추정한 추정치의 표준오차가 2001년 1월부터 2008년 12월까지의 자료로 추정한 추정오차의 1/2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런 추정결과는 2001년 이후 전월세전환율과 국고채 3년 수익률의 변동 추이를 보면 비교적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2001년부터 2008년 말까지 국고채 3년 수익률은 다소의 등락을 보이면서 하락 추세를 보여 왔었다. 반면 전월세전환율은 같은 기간, 등락 없이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여 왔었다. 그러나 2009년 이후로는 국고채 3년 수익률과 전월세전환율 둘 다 큰 등락 없이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보여 왔었다.
이와 같은 두 변수의 움직임 때문에 2001년부터 2008년 말까지 전월세전환율은 국고채 3년 수익률의 변화에 둔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었고, 추정치의 표준오차도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반면 2009년 이후부터는 전월세전환율이 국고채 3년 수익률의 변화를 그대로 따라가고, 이에 따라 추정치의 표준오차도 작게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2001.8 ~ 2014.12 | 2001.8 ~ 2008.12 | 2009.1 ~ 2014.12 | |
---|---|---|---|
상수항 | 7.5603*** | 9.2901*** | 6.7660*** |
국고채 3년 수익률 | 0.8866*** | 0.5452*** | 1.1026*** |
추정치의 표준오차 | 0.676 | 0.811 | 0.353 |
장기균형관계식이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은, 추정계수값이 시간에 따라 변동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전월세전환율의 위험 프리미엄은 시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를 대리하여 보여주는 상수항의 추정계수가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추정계수값이 시간에 따라 변동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여기서는 비관측인자를 식별할 때 사용하는 상태공간모형(state space model)으로 식(11)을 추정해 보았다. 식(11)에서 상수항의 계수는 임의보행(random walk)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칼만필터링 방법으로 모형을 추정해 보았다. 구체적으로 식(11)의 상태공간모형은 다음의 식(13)과 같다.
식(13)의 추정결과는 다음의 <표 5>와 같고, 시간에 따른 상수항과 국고채 3년 수익률 추정계수의 추이는 다음의 <그림 4>와 같다. 그림에서 보다시피, 상수항의 추정계수는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가다가, 2008년 이후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국고채 3년 수익률의 추정계수는 반대로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2008년 이후에는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Final State | Root MSE | z-Statistic | Prob. | |
---|---|---|---|---|
상수항 | 7.641 | 3.34E-09 | 2.29E+09 | 0.000 |
국고채 3년 수익률 | 0.860 | 7.78E-10 | 1.10E+09 | 0.000 |
한편, 실거래 자료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과 호가 자료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이 국고채 3년 수익률과의 장기적인 관계에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국감정원의 전월세전환율(실거래 자료)과 월세이율(호가 자료) 자료를 가지고 식(11)을 추정해 보았다. 두 자료의 공통된 기간이 2011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라서 장기균형관계를 추정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기간이지만, 두 자료의 비교를 통해 실거래 자료와 호가 자료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으리라 보고 두 자료의 추정결과를 비교해 보았다.
먼저 호가 자료에 기초한 한국감정원의 월세이율 자료를 가지고 국고채 3년 수익률과의 장기균형관계를 추정해 본 결과는 앞서 2009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의 자료로 추정한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실거래 자료에 기초한 한국감정원의 전월세전환율 자료를 가지고 국고채 3년 수익률과의 장기균형관계를 추정한 결과는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국고채 3년 수익률의 추정계수는 큰 차이가 없었는데, 위험 프리미엄의 크기를 나타내는 상수항의 크기는 6.6% point에서 5.2% point로 1.4% point 정도 낮았다.
일반적으로는 호가 자료는 실거래 가격에 비해 변동성이 낮고 실거래 가격의 변화에 뒤따라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가 자료의 이런 특성 때문에 호가 자료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은 실거래 자료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보다 국고채 3년 수익률의 변화를 적게 반영할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실제로는 차이가 없었다. 둘 간의 차이는 위험 프리미엄에서만 차이가 있었는데, 호가 자료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의 위험 프리미엄이 다소 높게 나타난 것이다.
한국감정원 전월세전환율(2011.1 ~ 2014. 12) | 한국감정원 월세이율(2011.1 ~ 2014. 12) | |
---|---|---|
상수항 | 5.2079*** | 6.5828*** |
국고채 3년 수익률 | 1.0559*** | 1.1408*** |
추정치의 표준오차 | 0.287 | 0.324 |
전월세전환율이 국고채 3년 수익률과 장기적인 균형관계를 갖고 있다면, 전월세전환율이 장기균형관계로부터 일탈해 있을 때 이를 수정하여 균형관계로 수렴해 들어가야 한다. 전월세전환율이 실제로 균형관계로부터 일탈을 조정하여 균형관계로 수렴해 들어가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앞의 식(12)를 이용하여 추정해 보았다.
먼저 2001년 8월부터 2014년 12월까지의 시계열 자료를 가지고 전월세전환율의 부분 조정 과정을 추정해 보았다. 추정 결과, 전월세전환율의 차분 시계열은 전기의 추정오차를 매월 5.9% 정도씩 축소하는 방향으로 전월세전환율을 수정해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8월부터 2008년 12월까지의 시계열 자료를 가지고 추정한 결과도 비슷하였다. 전월세전환율의 차분 시계열은 전기의 오차를 매월 7.9% 정도씩 수정하면서 장기균형으로 수렴해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9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의 시계열 자료로 추정한 결과는 사뭇 달랐다. 전월세전환율의 차분 시계열은 전기의 오차를 수정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세전환율이 2009년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전월세전환율이 2009년 전후부터 국고채 3년 수익률과 매우 밀접하게 움직이다 보니 오차를 수정할 여지가 없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22).
한편 2011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의 시계열 자료 중에서 실거래자료에 기초한 한국감정원의 전월세전환율 자료와 호가자료에 기초한 한국감정원의 월세이율 자료를 가지고, 마찬가지로 식(12)의 부분 조정식을 추정해 보았다.
추정 결과는 위의 <표 7>에서 2009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의 시계열 자료로 추정한 부분조정식의 추정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즉, 전월세전환율의 차분 시계열은 전기의 오차가 현재의 전월세전환율에는 별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 전월세전환율(2011.1 ~ 2014. 12) | 한국감정원 월세이율(2011.1 ~ 2014. 12) | |
---|---|---|
상수항 | -0.0347*** | -0.0424*** |
국고채 3년 수익률 차분 | 0.0451*** | 0.0214*** |
EC(-1) | -0.0068*** | 0.0116*** |
추정치의 표준오차 | 0.054*** | 0.026*** |
Ⅳ. 결론
전월세전환율이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배경에는 시장 이자율의 하락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논문에서는 전월세전환율과 국고채 3년 수익률 간의 장기적인 균형관계와 단기적인 조정 과정을 추정하였다. 이를 위해 호가 자료에 기초하여 작성되어 왔던 KB국민은행의 전월세전환율 자료(2001.8∼2011.3)와 한국감정원의 월세이율 자료(2010.8∼2014.12)를 통합하여 2001년 8월부터 2014년 12월까지의 전월세전환율 시계열 자료를 만들었다. 두 기관의 전월세전환율 자료에 공통된 부분은 수도권의 주택 종합 자료이기 때문에 분석지역과 대상은 수도권, 주택종합으로 한정하였다.
분석결과, 전월세전환율은 국고채 3년 수익률과 장기적으로 균형 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 국고채 3년 수익률이 1% point 변동할 때 전월세전환율은 0.89% point 변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전환율에 내재되어 있는 위험 프리미엄의 크기는 7.56% point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전월세전환율이 국고채 3년 수익률과의 장기적인 균형관계로부터 이탈해 있을 때에는 이탈 부분의 약 5.9%를 매달 조정해 나가면서 장기 균형을 찾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이자율은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지만, 이런 하락세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난 것은 2008년 이후부터이다. 그리고 또 이때를 전후로 하여 전세자금대출이 크게 확대되었다. 그래서 본 논문에서는 전월세전환율을 2008년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국고채 3년 수익률과의 관계를 분석해 보았다. 분석 결과, 2008년 이전의 경우 전월세전환율은 국고채 3년 수익률의 변동에 둔감하게 반응하고, 위험 프리미엄은 9.29% point로 다소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단기적으로 전월세전환율이 균형으로부터 이탈해 있을 때, 부분적으로 이를 조정해 나가면서 균형을 찾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8년 이후의 경우 전월세전환율은 국고채 3년 수익률과 거의 같이 움직이고 있으며, 위험 프리미엄은 6.77% point로 2008년 이전시기보다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 그리고 전월세전환율은 장기 균형으로부터 이탈 부분이 크지 않고, 일괄되게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어서 장기균형으로부터의 이탈 부분을 수정해 나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보았을 때, 전월세전환율과 국고채 3년 수익률 간의 장기적인 균형관계는 2008년을 전후로 하여 구조적 변화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2008년 이후의 시계열 기간이 너무 짧아서 이런 변화가 그야말로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인지는 아직 판단하기가 이르다. 2008년 이후에는 아직 시장 이자율이 하락에서 상승으로 추세를 바꾼 전례가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구조적 변화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별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최근 들어 전월세전환율이 시장 이자율과 같이 움직인다는 것은 시장 이자율의 변화에 전세시장과 월세시장이 빠르게 반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시장 이자율이 상승할 때에도 이런 반응을 보일 것인지 여부는 아직 알 수는 없다. 만약 시장 이자율이 상승할 때에도 전월세전환율이 이를 그대로 반영한다면, 전세가격은 곧 바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다.
시장 이자율의 하락에 따라 전월세전환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정부가 임대차시장에 개입하더라도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전세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더라도, 전월세전환율이 균형을 찾아갈 때까지 가격상승 압력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편, 실거래 자료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과 호가 자료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가를 보기 위해 2011.1∼2014.12 사이의 한국감정원 전월세전환율 자료(실거래 자료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 자료)와 한국감정원 월세이율 자료(호가 자료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 자료)를 가지고 동일한 분석을 해 보았다. 분석결과, 두 자료 간에는 위험 프리미엄에 차이만 있을 뿐 국고채 3년 수익률과의 장단기 관계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실거래 자료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 자료로는 위험 프리미엄이 5.21% point로 호가 자료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 자료의 6.58% point보다 낮았다. 이는 호가 자료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이 위험 프리미엄을 다소 과다하게 평가하고 있는 것 이외에는 실거래 자료에 기초한 전월세전환율과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