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부동산, 그중에서도 아파트는 대한민국에서 선호되는 투자 자산 중 하나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의 장기간 동안 부동산 시장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 다른 투자처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며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면서, 부동산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믿음 아래 2020년 7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최고를 기록하였다. 2022년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는 다소 둔화되었지만 부동산 시장의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박원석(2015)에 따르면, 부동산 투자자는 가구 소득, 연령, 성별에 따라 다양한 투자 전략을 선택한다. 여러 부동산 투자 전략 중 유의미하게 관찰되는 전략은 모멘텀 투자 전략이다(권동환, 2013). 모멘텀 투자 전략은 과거의 수익률 추세가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과거 성과가 좋았던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금융 시장에서 널리 연구되고 적용되었다. Jegadeesh and Titman(1993)에 의해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분석된 이후, 모멘텀 효과는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 자산에서 발견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는 미국의 주식 또는 부동산 시장에 초점을 맞추어 왔으며, 한국의 부동산 시장, 특히 서울특별시 아파트 시장에 대한 모멘텀 효과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서울특별시의 아파트 시장은 한국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이다. 서울특별시의 아파트 가격은 6대 광역시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천인호·김진수, 2006). 또한, 서울특별시에서도 가장 가격이 비싸고 상승률이 높은 동남권 아파트 가격은 경기 남부지역 신도시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이병식·김호철, 2023). 이처럼 다른 지역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큰 서울특별시 아파트 가격의 모멘텀 효과 존재 여부는 중요한 연구 과제라 할 수 있다.
서울특별시 아파트 시장의 모멘텀 효과를 이해하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모멘텀 효과가 존재한다면, 과거의 가격 상승 추세를 따라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서울특별시 아파트 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높아짐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이러한 연구 결과는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이러한 배경 하에 본 연구는 서울특별시 25개 구의 아파트 시장을 대상으로 Jegadeesh and Titman(1993)의 방법론을 활용하여 모멘텀 투자 전략의 유효성을 검증함으로써, 서울특별시 아파트 시장에 대한 모멘텀 효과의 존재 여부와 그 특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또한, 모멘텀 효과가 존재한다면 CAPM(capital asset pricing model) 모형을 활용하여 이러한 결과가 체계적인 위험을 부담한 결과인지, 아니면 시장 비효율성을 암시하는 증거인지 검증하려고 한다.
본 논문의 Ⅱ장에서는 모멘텀 효과에 관한 선행연구들을 검토하였고, 제 Ⅲ장에서는 모멘텀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Jegadeesh and Titman (1993)의 방법론을 논하였다. 그리고 제 Ⅳ장에서는 분석자료와 특성에 대하여 설명하고, Ⅴ장에서는 분석결과를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Ⅵ장에서는 결론을 제시하였다.
Ⅱ. 선행연구
모멘텀 투자 전략의 효과성은 Jegadeesh and Titman(1993)에 의해 체계적으로 처음 검증된 이후, 금융학계에서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되었다. 이들은 특정 기간 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주식(승자)과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주식(패자) 간에 지속적인 성과 차이가 존재함을 밝혀내어, 모멘텀 효과의 존재를 입증하였다. 이후 Rouwenhorst(1998)와 같은 연구자들은 다양한 국가와 시장에서 모멘텀 효과를 검증하며, 이 현상이 글로벌한 범위에서 관찰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모멘텀 효과에 대한 초기 연구들이 발표된 이후, Jegadeesh and Titman(2001)은 이러한 효과가 단순한 시장의 비효율성이 아니라, 모멘텀 투자 전략이 공개된 이후에도 미국 주식 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관찰될 수 있음을 추가로 검증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모멘텀 전략이 장기적으로도 유효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금융 시장의 근본적인 특성 중 하나로 모멘텀 효과를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모든 시장에서 모멘텀 효과가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Chui et al.(2001)은 한국과 일본과 같은 특정 아시아 국가들의 주식 시장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하거나 존재하지 않음을 발견하였다. Kang(2011)은 2000년대 금융 시장 개방 이후 한국의 주식 시장에서는 모멘텀 효과가 주로 대형 기업에 제한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차이는 과도한 자신감과 같은 행동경제학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Daniel et al. (1998)은 투자자들의 과도한 자신감이 모멘텀 효과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또한, Chui et al.(2010)의 연구는 문화적 요인이 모멘텀 효과의 발생 빈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지적하며, 개인주의적 문화권에서 과도한 자신감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 모멘텀 효과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음을 밝혀냈다.
부동산 시장에도 모멘텀 효과의 존재는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다. Case and Shiller(1989)는 미국 단독주택 가격에 관성이 존재하며, 이를 통해 주택 시장의 비효율성을 주장하였다. 이들은 이후 연구인 Case and Shiller(1990)에서 전년도 주택 가격 변화율, 건설비용, 1인당 실질 소득의 변화 등이 다음 해의 초과 수익률과 긍정적인 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발견하며, 이러한 변수들이 주택 가격 모멘텀의 원인 중 하나일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또한, Cutler et al.(1991)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 자산의 모멘텀 효과의 존재여부를 검증하였다. Case and Shiller(1989)는 Case-Shiller index를 활용하여 분석한 결과 미국 주택시장에서 모멘텀 효과가 존재하는 것을 밝혀냈다. Titman et al.(2014)의 연구는 미국 주택 시장에서 전년도의 수익률에 기반한 모멘텀 효과가 존재하며, 이러한 효과는 3년 후에 수익률 반전 현상으로 이어짐을 밝혔다. 이는 모멘텀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장이 자기 교정을 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Chui et al.(2003)은 부동산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REITs) 시장에서도 모멘텀 효과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들의 연구는 크기가 크고 유동성이 높은 리츠에서 모멘텀 효과가 더욱 강하게 나타남을 보여주며, 이러한 발견은 부동산 투자 상품 간에도 모멘텀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부동산 시장에서의 모멘텀 효과의 원인에 대한 연구도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Piazzesi and Schneider(2009)는 낙관적인 소수의 투자자들이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밝혀,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부동산 가격의 변동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Case et al. (2012)은 설문 조사를 통해 주택 가격의 장기적 기대가 주택 거품 형성의 주요 원인임을 발견하였으며, Glaeser and Nathanson(2015)은 구매자들의 근사적 예측이 최근의 주택 가격 상승 후에도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예측하게 만들어, 이로 인해 과도한 자신감이 모멘텀 효과를 만들어 낸다고 밝혔다. 이러한 모멘텀 효과의 원인으로, 부동산 시장에서는 단일한 공시 가격이 존재하지 않으며, 과거 가격 데이터는 상당한 지연 후에 제공되고, 공매도는 불가능하며 대부분의 거래가 비전문가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서의 모멘텀 효과에 대한 연구는 다음과 같다. 송요섭·이용만(2011)은 부동산 펀드의 초과 수익률과 성과 지속성에 대해 분석함으로써, 상위 10% 부동산 펀드의 경우 성과 지속성이 부재하는 반면, 하위 10% 부동산 펀드에서는 성과 지속성이 존재함을 밝혔다. 권동환(2013)은 서울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부동산 투자 전략에 대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인구학적 변수는 모멘텀 투자 전략의 주요한 요인이 아님을 밝혔다. 김주형(2022)은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수익률 반전 현상을 발견하였으나, 서울의 주요 학군 지역인 강남구와 서초구에서는 모멘텀 효과가 존재함을 지적하였으며, 이는 모멘텀 효과의 존재 여부에서 지역적 요인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금까지의 선행 연구들은 부동산 시장에서도 모멘텀 효과가 존재하며, 모멘텀 효과가 다양한 경제적, 심리적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한국에서 서울특별시의 아파트 시장은 다양한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요인에 의해 각 자치구별로 상이한 시장 동향을 보이며, 이러한 지역적 특성은 모멘텀 효과의 발생 및 그 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동안 서울특별시 아파트 시장 내에서 자치구별로 모멘텀 효과를 분석한 연구는 발표된 바가 없었으므로, 본 연구는 이러한 연구 공백을 메우고자 서울특별시 내 25개 구별 아파트 시장에서의 모멘텀 효과의 존재 여부 및 그 특성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는 서울특별시 아파트 시장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확장하고,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부동산 시장 분석 및 투자 결정에 있어 중요한 실질적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Ⅲ. 방법론
본 연구는 Jegadeesh and Titman(1993)에 의해 제안된 방법론을 채택하여 서울특별시 내 25개 구의 아파트 시장에 적용하였다. 이 방법론은 과거 수익률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그 성과를 분석하는 방법론이다. 이 방법론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과거 J개월 동안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5개 그룹으로 정렬한다. 이때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위 20%의 아파트를 ‘승자 포트폴리오’로,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하위 20%의 아파트를 ‘패자 포트폴리오’로 정의한다. 둘째,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1개월 후부터 K개월 동안 보유한다. 각 포트폴리오는 매월 갱신되며, 중첩된 형태로 유지된다. 포트폴리오의 보유 기간을 중첩함으로써 시장 미시구조와 거래 스프레드와 같은 외부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즉, 특정 월 t에서는 이전 J+K-1개월 전부터 J-1개월 동안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그 포트폴리오를 1개월 후부터 K개월 동안 보유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2024년 1월의 J=3, K=3 승자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2023년 8월부터 10월까지 가장 높은 수익률의 그룹의 2024년 1월 수익률, 9월부터 11월까지의 가장 높은 수익률의 그룹의 2024년 1월 수익률, 10월부터 12월까지의 가장 높은 수익률의 그룹의 2024년 1월 수익률을 동일 가중한 수익률이다. 이와 같이 매월 포트폴리오의 1/K 비중만 조절함으로써 모멘텀 효과를 더욱 엄밀하게 검증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은 주식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장기적인 투자 기간을 요구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Jegadeesh and Titman(1993)이 사용한 3, 6, 9, 12개월의 기간 설정보다 더 긴 기간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포트폴리오 형성 기간(J)과 포트폴리오 유지 기간(K)을 각각 24개월, 36개월, 60개월로 설정하여 추가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단기적, 중기적, 그리고 장기적 시계열에서의 모멘텀 효과의 존재 여부와 그 정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였다.
또한, 모멘텀 효과가 체계적인 위험을 부담한 결과인지, 아니면 시장 비효율성의 결과인지 검증하기 위하여, Jegadeesh and Titman(1993)의 방법을 따라 J=6, K=6 포트폴리오를 대표적인 모멘텀 포트폴리오로 선정하여 CAPM 모형을 통해 검증하였다. CAPM 모형은 (식 1)과 같다:
Ri,t: 자산i의 수익률, Rf,t: 무위험수익률, αi,t: 상수항, βi,t: 체계적 위험, ei,t: 잔차항.
이종아·정준호(2010)의 변수 선택을 참고하여, 시장 포트폴리오는 서울특별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로 선정하였고, 무위험 수익률은 국고채 3년 수익률로 선정하였다. 승자 포트폴리오와 패자 포트폴리오의 베타를 비교한 결과, 승자 포트폴리오의 베타가 더 크다면 이는 승자 포트폴리오의 우월한 성과가 체계적 위험을 더 많이 부담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베타가 동일하거나 패자 포트폴리오의 베타가 더 크다면 이는 체계적 위험과 상관없는 시장 비효율성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알파는 체계적 위험을 제외한 후의 성과를 나타낸다. 알파가 0보다 크다면 이는 시장보다 우월한 성과를 의미하며, 0보다 작다면 시장보다 열등한 성과를 의미한다. 완벽하게 효율적인 시장에서는 알파가 0이므로, 특정 포트폴리오가 지속적으로 알파가 0이 아닌 것 또한 시장 비효율성의 증거로 해석될 수 있다.
Ⅳ. 분석자료
서울특별시 내 25개 구의 아파트 수익률은 한국부동산원과 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조사의 서울특별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의 지수 증가율을 활용하여 계산하였다. 주택가격동향조사는 한국주택은행이 1986년부터 조사하였으나, 2001년 국민은행과 합병되며 국민은행에서 지속적으로 작성되고 있었다. 이후 한국의 유일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민간에서 제공된다는 비판에 따라, 2013년부터 한국부동산원이 국민은행으로부터 데이터를 이월 받아 발표 중이며, 국민은행 또한 자체적으로 지수를 발표 중이다. 시군구 단위의 주택가격지수는 두 기관이 제공하기 때문에, 두 기관의 자료를 모두 활용하였다. 국민은행의 데이터는 2002년 12월부터 2024년 3월까지의 기간 자료가, 한국부동산원의 데이터는 2003년 11월부터 2024년 3월까지의 기간 자료가 분석에 사용되었다.
<표 1>은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수집한 서울특별시와 25개 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수익률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보여준다. 분석 기간은 2003년 11월부터 2024년 3월까지이다. <표 2>는 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수집한 동일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수익률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나타낸다. 국민은행 자료의 분석 기간은 2002년 12월부터 2024년 3월까지이다. 두 자료의 수익률은 월별 수익률(%)로 산출되었다.
분석 기간 동안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자치구는 서초구, 용산구, 노원구, 성동구, 강남구 순이며, 국민은행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자치구는 영등포구,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순이다. 노원구를 제외하면 높은 수익률의 자치구들은 모두 한강에 인접해 있는 공통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한강 인근 지역의 부동산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 상승을 경험했음을 나타낸다.
반면, 국민은행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서 수익률이 가장 낮았던 자치구는 도봉구, 종로구, 중구, 강북구, 성북구 순으로 확인되었으며,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서 수익률이 가장 낮았던 자치구는 중구, 은평구, 중랑구, 도봉구, 성북구이다. 이들 지역은 강북지역에 위치하며, 한강으로부터 거리가 먼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분석 기간 동안 강북지역은 상대적으로 일자리나 상업시설 등의 어메니티의 발전이 느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모멘텀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CAPM 모형의 변수 중 국고채 3년 수익률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서, 서울특별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한국부동산원과 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추출하였다.
V. 분석결과
<표 3>은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표 4>는 국민은행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활용하여 매월 승자 포트폴리오를 매수하고, 패자 포트폴리오를 매도하여 무비용 차익거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결과의 수익률을 나타낸다. 수익률은 월별 수익률(%)의 평균이며, 괄호 안은 Student t값을 나타낸다. 분석결과, J와 K가 12개월 이하일 때의 모멘텀 효과는 모두 유의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특히, 모멘텀 효과는 단기적인 기간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났으며, J=3, K=3 무비용 차익거래 포트폴리오에서 승자 포트폴리오와 패자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차이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단기적인 모멘텀 효과의 존재는 선행연구들(Case and Shiller, 1989; Cutler et al., 1991)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이러한 모멘텀 효과가 체계적인 위험을 부담한 결과인지, 아니면 시장의 비효율성을 반영한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하여, Jegadeesh and Titman (1993)의 방법론을 적용하여 J=6, K=6 포트폴리오를 대표 포트폴리오로 선정하고, CAPM 모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식 1)에 따라 알파와 베타 값을 구하기 위해 J=6, K=6의 승자 포트폴리오와 패자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에서 무위험 수익률을 차감한 후, 이를 서울특별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의 수익률에서 무위험 수익률을 차감한 수익률에 대해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표 5>는 CAPM 모형의 검증 결과를 나타낸다. 괄호 안의 값은 t-test 통계값을 나타내며, 모든 계수는 1% 수준에서 유의하였다.
J=6, K=6 | β | α | R2 | |
---|---|---|---|---|
한국부동산원 | 승자 | 1.002***(14.68) | 0.121***(4.58) | 0.79 |
패자 | 0.922***(14.36) | -0.132***(-5.20) | 0.78 | |
국민은행 | 승자 | 0.944***(23.99) | 0.093***(5.06) | 0.87 |
패자 | 0.941***(18.47) | -0.108***(-5.12) | 0.84 |
분석 결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서는 승자 포트폴리오의 베타가 패자 포트폴리오의 베타보다 커서 시장 효율성의 증거를 나타냈다. 반면 국민은행 자료에서는 승자 포트폴리오의 베타와 패자 포트폴리오의 베타가 비슷하여 시장 비효율성의 증거를 나타냈다.1) 이러한 상반된 결과에도 불구하고 두 자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점은 승자 포트폴리오의 알파가 양(+)의 값을 가지며, 패자 포트폴리오의 알파가 음(‒)의 값을 가진다는 것이다. 두 자료의 검증 결과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승자 포트폴리오는 체계적 위험을 제거한 이후에도 시장보다 우월한 성과를, 패자 포트폴리오는 열등한 성과를 나타내므로, 모멘텀 효과는 시장 비효율성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주택가격동향조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실제 아파트 가격 변동을 평활화하는 등의 현상으로 인해 실제 변동 폭보다 낮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박연우·방두완, 2011; 이용만, 2012). 황관석 외(2024)의 연구에 따르면, 서울특별시 부동산 시장의 실제 거래가격 변동률은 국민은행 주택가격지수에 비해 약 27%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아파트 수익률이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의 4배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기반으로 측정된 모멘텀 효과는 실제 아파트 가격 변동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Jegadeesh and Titman(1993), Titman et al.(2014)의 발견과 동일하게, 본 연구에서도 단기적으로 모멘텀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모멘텀 효과가 사라지거나 수익률 반전 현상이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밝히기 위하여 J=6, K=36의 승자와 패자 포트폴리오를 CAPM 모형을 통하여 검증한 결과, 승자 포트폴리오와 패자 포트폴리오의 알파가 모두 0에 가까운 결과가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이는 체계적인 위험을 제외한 시장 초과 수익률이 0에 가까워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효율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표 6>).
J=6, K=36 | β | α | R2 | |
---|---|---|---|---|
한국부동산원 | 승자 | 0.962***(66.33) | -0.008(-1.26) | 0.97 |
패자 | 0.995***(46.36) | 0.012 (1.21) | 0.96 | |
국민은행 | 승자 | 0.936***(46.36) | -0.019***(-2.96) | 0.98 |
패자 | 0.949***(41.48) | 0.003 (0.33) | 0.96 |
1년간 지속되는 모멘텀과 5년 뒤의 수익률 반전 현상은 미국 주택 시장의 정형화된 사실이다(Glaeser and Nathanson, 2015). 미국 주택 시장의 정형화된 사실이 한국의 주택시장에서도 나타난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Glaeser and Nathanson(2015)에 따르면 주택 구매자들이 불완전한 추론을 할 때, 호황기에는 주택 수요를 과대평가하고 침체기에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Case et al.(2012)은 주택 구매자들이 최근의 가격 상승 이후 더 큰 증가를 예측한다는 결과를 설문 조사를 통해 밝혀냈다. 미국 주택 시장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들의 불완전한 합리성이 한국 주택 시장에서도 관찰된다면, 이는 단기 모멘텀 효과와 장기 수익률 반전 현상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실제 투자 전략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으나, 모멘텀 효과를 활용한 단기 투자 전략에는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다. 첫째, 보유 기간이 2년 미만인 부동산의 양도소득세율이 60%에 이르는 상황에서, 공인중개사의 중개 수수료와 취득세를 고려할 때, 단기적인 모멘텀 현상으로 인한 초과 수익률이 세금 및 수수료를 상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아파트는 공매도가 불가능한 자산이므로 차익 거래 전략의 실행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셋째, 본 연구에서 활용한 매매가격지수의 수익률은 가격 상승률만 고려하였으며, 임대수익률을 고려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강남 3구 아파트의 경우 전세가율이 낮아 임대수익률은 낮지만, 가격 상승률은 높은 경향이 있다. 만약 낮은 임대수익률이 가격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 승자 포트폴리오의 우월한 성과는 낮은 임대수익률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단기적 모멘텀 전략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장기적 투자 전략 또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Ⅵ. 결론
본 연구는 서울특별시 25개 자치구의 아파트 시장을 대상으로, Jegadeesh and Titman(1993)의 방법론을 적용하여 과거 수익률을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으로써 모멘텀 투자 전략의 유효성을 검증하였다. 분석 결과, 1년 이하의 단기적인 모멘텀 효과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J=3, K=3 포트폴리오에서 승자 포트폴리오와 패자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차이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한, 미국 주택시장을 대상으로 한 선행 연구들(Case and Shiller, 1989; Cutler et al., 1991)과 일치하는 결과로, 단기적으로 모멘텀 효과가 나타나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멘텀 효과가 소멸하거나 수익률 반전 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모멘텀 효과가 체계적인 위험 부담의 결과인지, 시장 비효율성의 반영인지 검토하기 위해 CAPM 모형을 활용한 분석에서는 상반된 결과가 도출되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서는 승자 포트폴리오의 베타가 패자 포트폴리오의 베타보다 큰 반면, 국민은행 자료에서는 두 포트폴리오의 베타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두 자료 모두 승자 포트폴리오의 알파가 양의 값을 지니고, 패자 포트폴리오의 알파가 음의 값을 지니는 공통점을 보였다. 이는 모멘텀 효과가 시장 비효율성을 암시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실제 아파트 가격 변동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시장에서 모멘텀 효과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모멘텀 전략의 실질적인 적용에는 여러 현실적인 제약이 존재한다. 양도소득세와 중개수수료 등의 제약이 단기 모멘텀 전략의 실질적인 수익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아파트는 공매도가 불가능한 자산이므로, 차익 거래 전략의 실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도 고려해야 한다.
본 논문에서 새롭게 밝혀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서울특별시 아파트 시장에서의 모멘텀 효과를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규명하였다. 둘째, 단기적인 모멘텀 효과는 시장 비효율성을 암시하는 결과임을 제시하였다. 셋째, 장기적으로 모멘텀 효과는 소멸되거나 장기적인 수익률 반전 현상이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본 논문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첫째, 단기적인 모멘텀 효과의 원인과 장기적으로 모멘텀 효과가 소멸되거나 수익률 반전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제공하지 못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CAPM 모형의 체계적 위험만을 고려하여 모멘텀 효과의 시장 비효율성을 검증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모멘텀 효과가 다른 요인을 통제하여도 발생하는지 확인하지 못하였다. 조태근(2011)의 연구에 따르면, 사이즈 프리미엄과 가치 프리미엄이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모멘텀 효과는 시장 비효율성의 결과가 아닌 다른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셋째, 부동산은 공매도가 불가능한 자산이므로 롱숏 전략을 사용할 수 없으며, 5년 이내에 모멘텀 효과가 소멸되기 때문에 거래 비용과 세금으로 인해 이익이 제한적이다. 넷째, 본 연구에서는 개별 아파트 가격이 아닌 자치구의 매매가격지수를 활용하였기 때문에, 실제 투자 시에는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미해결 문제들은 향후 연구에서 다루어져야 할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서울특별시 아파트 시장에서 모멘텀 효과의 존재와 그 특성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였으며, 이는 향후 부동산 투자 전략과 시장 분석에 있어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이러한 모멘텀 효과가 다른 도시나 지역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는지, 그리고 다양한 경제적, 사회적 요인들이 모멘텀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