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해안 접근성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해안 접근성은 부동산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여겨져 왔다. 이는 해변 이용의 편의성, 우수한 경관 등 어메니티(amenity) 요소가 부동산 가치에 자본화(capitalization)되기 때문이다(이종욱 외, 2020; Atreya and Czajkowski, 2014; Conroy and Milosch, 2011; Major and Lusht, 2004).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한 해안의 재해위험 증가는 주택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해안 지역에 가까울수록 태풍, 해일과 같은 자연재해의 위험이 커지며, 이에 따라 해안 접근성의 긍정적 효과가 자연재해로 인한 부정적 영향에 의해 상쇄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Oladapo et al., 2019; Tarui et al., 2023).
이처럼 해안 접근성과 주택 가격의 관계는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이 상충하는 복합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도서지역은 육지와 달리 해안으로 둘러싸여 있어 해안 접근성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부동산학 관련 연구에서 도서지역에 대한 연구는 제주도를 제외하고는(양영준·이성호, 2023; 정수연, 2005) 상당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울릉도는 최근 울릉공항 건설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28년 준공예정인 울릉공항은 배편에 의존했던 울릉도의 교통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에 따라 울릉도 주택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2020년 울릉공항 건설이 시작된 이후 울릉도의 지가는 빠르게 증가하여 서울 강남의 지가상승률보다 높게 나타났다(양승복, 2020). 또한, 일부 언론에서는 울릉도의 높은 주거비가 청년세대 정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는 점도 지적한다(김두한, 2023).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릉도 주택시장에 대한 체계적 분석이나 학문적 논의는 현재까지 이루어진 바 없다.
본 연구는 울릉도를 사례로 해안 접근성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하고, 해안에 입지하게 될 울릉공항과 해안 접근성의 상호작용 효과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후 제Ⅱ장에서는 울릉도 지역 특성과 주택 가격 결정요인에 대한 선행연구를 고찰한다. 제Ⅲ장에서는 분석자료와 분석모형, 그리고 사용된 변수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 제Ⅳ장에서는 실증분석 결과를 해석하고, 제Ⅴ장에서 결론과 시사점을 정리한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울릉도 주택시장의 특성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향후 도서지역 지역개발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Ⅱ. 지역특성 및 선행연구 고찰
울릉도는 동해에서 인구가 거주하는 유일한 섬으로, 행정구역상 경상북도 울릉군에 속한다. 울릉도의 면적은 약 72.82km2로 제주도의 약 1/25, 강화도의 약 1/4에 해당한다. 울릉도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는데, 1990년 16,172명에서 2010년 10,701명, 2021년 8,867명까지 감소했다가 이후 소폭 증가하여 2023년에는 9,077명을 기록하였다(울릉군, 2024).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율은 약 45.4%에 달하며, 2023년 기준 총 5,718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울릉도는 화산섬으로, 섬 내 평균 경사도가 25°에 이르는 험준한 지형을 지닌다(김찬영, 2004). 섬 중앙부에는 해발 984m의 성인봉이 위치하며, 이를 중심으로 울릉읍, 북면, 서면으로 나누어진다. 울릉읍에는 전체 가구의 69.8%에 해당하는 3,990가구가 거주하고 있는데(행정안전부, 2024), 여객선이 입도하는 저동항, 도동항, 사동항과 2028년 준공 예정인 울릉공항이 모두 울릉읍에 위치하고 있다. 산간 지역에도 일부 민가가 형성되어 있지만(김찬영, 2004), 주로 항구를 중심으로 주거지가 분포하고 있다. 2023년 건축물대장을 통해 주택(주용도가 단독주택 또는 공동주택인 경우)의 입지 분포를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주택이 항구와 해안가를 중심으로 밀집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1>).
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울릉도의 주택 3,008호 중 단독주택(단독 및 다가구주택)이 2,024호로 전체의 67.3%를 차지해 대표적인 주택유형인 것을 알 수 있다(통계청, 2023). 이어 공동주택 중 연립 및 다세대주택이 305호(10.1%), 아파트가 182호(6.1%)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 비율은 1,961호(65.2%)로, 경상북도 평균인 35.7%보다도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인다. 이는 도서 지역이라는 특성상 자재 반입 등 건설비용이 높아 주택 건설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도서지역은 해안으로 둘러싸여 있어 내륙 지방에 비해 해안 접근성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해안 접근성과 관련된 기존 연구를 살펴보면, 해안과 근접할수록 어메니티 증가 등으로 인해 주택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연구결과(이종욱 외, 2020; Atreya and Czajkowski, 2014; Bin et al., 2009; Conroy and Milosch, 2011)와 해안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태풍이나 해일 등 자연재해의 위험이 증가하여 인근 주택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Atreya and Czajkowski, 2014; Tarui et al., 2023)가 상반되게 나타나고 있다.
먼저, 해안 접근성이 커질수록 주택가격 증가를 설명하는 해안 프리미엄(coastal premium)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Conroy and Milosch (2011)는 샌디에고 카운티의 단독주택을 사례로 다른 개별 주택 및 입지 특성을 통제한 후에도 해안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주택 가격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것을 실증하였다. 또한 해안 접근성 증가에 따른 ‘추가적인(additional)’ 주택 가격 증가분은 6마일(약 10km) 이후부터 사라지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Atreya and Czajkowski(2014)는 텍사스의 해안지역을 사례로 해안 접근성과 주택 가격의 관계를 실증하였다. 이 연구는 홍수 위험 지역을 별도로 구분하였는데, 해안 접근성과 홍수 위험지역의 상호작용 효과를 고려한 결과 해안에 가까울수록 주택 가격이 높아지는 가격 프리미엄이 존재하지만, 홍수 위험이 큰 지역에서 프리미엄 효과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지역은 고유한 지정학적, 사회경제적 요인들로 인해 이질성(heterogeneity)이 크며, 해안 접근성 외에 다양한 입지적 속성들에 의해 주택 가격이 결정된다(Kavarnou and Nanda, 2014). Kavarnou and Nanda(2014)는 그리스의 여러 섬들을 대상으로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요인에 대해 분석하였다. 다른 여타 요인들을 통제하고 난 이후 해안입지 여부가 일부 섬에서만 유의미한 영향요인으로 확인되었으며, 이에 대해 저자는 관광산업이나 어메니티적 요소가 없는 도서지역에서는 해안 접근성이 주택 가격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국내의 경우 강 주변 수변 어메니티와 주택 가격의 관계를 실증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다. 일례로 황형기 외(2008)는 서울의 아파트를 사례로 한강 조망이 가능한 경우 주택가격에 양(+)의 영향을 미치며, 개방된 조망이 제한된 조망에 비해 영향력이 더 크다고 보고했다. 또한, 김수형·최창규(2023)는 한강이 보이지 않은 세대에 비해 한강 조망을 지닌 세대에서 주택가격이 6.0%~ 8.0%, 최대 16.9%까지 높게 나타난다고 실증했다. 부산시를 사례로 한 정태윤·박세운(2016)은 강 조망권과 바다 조망권이 아파트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였다. 강 조망권은 평균 8.2%, 바다 조망권은 평균 22.7% 주택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했다.
해안 접근성과 관련해서는 인천광역시를 사례로 한 이종욱 외(2020)의 연구가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해안 접근성과 관련하여 해변가가 있는 일반해안과 산업단지가 조성된 산업해안을 구분하고, 두 유형 모두에서 해안 접근성이 증가할수록 주택가격에 양(+)의 영향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그 영향력에 있어서 어메니티적 요소가 큰 일반해안 접근성이 산업해안 접근성보다 주택 가격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편, 유현우(2017)는 부산시 단독주택을 사례로 주택가격결정요인에 관한 실증연구를 수행하였으나 해안까지의 거리가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단독, 다가구 주택의 주택가격은 개별 주택의 특성과 입지 특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김종현 외(2008)는 서울시 비아파트 주택의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주택면적, 경과연수, 용적률 등의 주택특성과 지하철역까지의 거리, 학교와의 거리 등의 입지특성을 유의미한 변수로 확인하였다. 양승철(2014)은 서울시 단독주택의 가격결정 요인으로 차량 통행이 가능한 도로접면 여부, 경과연수, 한강과의 거리 등을 유의미한 변수로 확인하였다. 정윤혜·최막중(2012)은 타운하우스의 가격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서울과의 거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세대당 주차대수, 용적률, 주택 면적, 개인정원 유무, 건폐율 등의 변수 순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실증하였다.
종합하면 해안 접근성과 주택 가격의 관계는 어메니티 증가에 따른 긍정적 영향과 재해위험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함께 존재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 도서지역을 사례로 해안 접근성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 없다. 뿐만 아니라, 공항 입지와 관련하여 기존 연구들은 공항 개통 이후 발생하는 소음 영향으로 인해 주택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확인한 바 있으나(방영철·안용진, 2016; 최막중·김홍중, 2017), 울릉도와 같이 도서지역의 특수한 교통환경을 반영한 연구는 이루어진 바 없다. 본 연구는 그동안 연구되지 않았던 울릉도 주택시장을 사례로 하여 해안 접근성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하고, 해안에 위치하고 있는 공항접근성의 상호작용효과를 함께 확인하도록 한다.
Ⅲ. 분석틀
본 연구는 울릉공항 건설계획이 발표된 2015년 이후 울릉도에 위치한 단독 및 다가구주택의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대상으로 삼는다. 단독 및 다가구주택의 경우 아파트와는 달리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서 세부 지번 주소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울릉도 건축물대장의 정보를 활용하여 실거래가 자료의 각 법정동별 연면적 정보를 매칭하여 세부 주소를 확인하였다.
울릉도의 경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제공하는 매매거래 사례가 연간 20~40건에 불과하다. 이에 울릉공항 건설 계획의 발표시점인 2015년 1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 개별 거래사례를 통합(pooling)하여 분석에 이용하였다. 다만, 분석자료의 정제 과정에서 동일 주소의 매매 사례는 가장 최근의 매매가격을 반영하였다. 최종적으로는 239개의 매매 사례가 분석에 이용되었다.
종속변수인 개별 거래사례의 매매가격은 시점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 KB의 매월 경상북도 단독주택 매매가격 지수를 활용하여 보정하였다. 2015년 1월 대비 2023년 12월의 KB 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국 기준으로 약 117.8%, 경상북도 기준으로는 약 106.5% 증가하였다(KB부동산 데이터허브, 2024). 본 연구에서는 경상북도의 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를 활용하여 각 거래시점의 매매가격을 2023년 12월을 기준으로 보정하여 분석에 이용하였다.
(식 1)에서 Pi 는 개별주택(i)의 매매가격, D 는 경상북도 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이며, 하첨자 t는 실제 거래가 이루어진 시점의 거래연월, n은 2023년 12월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활용하는 특성가격모형(hedonic price model)은 부동산시장 관련 연구에서 자주 활용되는 분석 기법으로,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속성들의 내재가격(implicit price)을 추정하는 데 활용된다(양희진, 2019; Rosen, 1974). 여기서 내재가격은 ‘재화를 소비할 때 소비자가 얻게 되는 효용’을 의미하는데(구한민·김갑성, 2020), 각각의 속성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력을 비교함으로써 주택 가격의 형성 요인을 파악하고 주택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 선행연구를 기반으로 단독 및 다가주 주택의 개별 주택 특성 변수와 입지 특성 변수로 모형을 구성하였다. 기존 선행연구에서 주택 가격결정 요인과 관련되는 변수로 해안까지와의 거리 외에도 전용면적(신광문·이재수, 2019), 경과연수(김종현 외, 2008; 양승철, 2014), 접면도로(양승철, 2014), 학교와의 거리(김보미·장희순, 2009; 김종현 외, 2008) 등을 포함한 바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개별 주택 특성 변수로는 단독주택 건물이 위치한 대지면적, 경과연수, 단독주택의 연면적, 주택층수, 접면도로 너비를 포함하고, 입지특성은 해안까지 거리, 공항까지의 거리, 학교까지 거리, 경사도, 향, 항구인접 여부, 그리고 지역더미를 포함하였다.
이처럼 주택 가격(Pi)은 주택면적, 대지면적, 경과연수 등의 개별 주택의 특성과 해안까지의 거리, 경사도 등의 입지 특성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분석모형은 Conroy and Milosch (2011), Jin et al.(2015) 등과 같이 log-lin 모형을 사용하여 모형을 추정하였다. (식 2)에서 X1은 해안까지의 거리를 의미하며, 추정계수 β1은 다른 여타의 조건이 동일할 때, 해안 접근성 변화에 따른 주택 가격의 변화를 의미한다.
교통 접근성의 변화는 주택 가격 형성의 중요한 요인이다(정은주·정봉현, 2015). 2028년 준공 예정인 울릉공항은 내륙 지역과의 연결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바, 이러한 환경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식 3)과 같이 해안 접근성(X1)과 공항 접근성(X2) 간의 상호작용(interaction term, X1X2)을 고려하는 모형을 추가적으로 분석한다. 상호작용항의 추정계수는 (식 4)와 같이 주요 관심 변수에 대한 한계효과(marginal effect)를 산출함으로써 해안 접근성과 공항 접근성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해석할 수 있도록 한다. β1과 β3 의 부호가 동일한 경우, 해안 접근성과 공항 접근성의 결합 효과가 서로 증폭된다고 해석할 수 있으며, 부호가 다른 경우 상호작용에 의해 그 영향력이 감소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구한민·김갑성, 2020).
본 연구에서 사용한 변수의 내용 및 출처는 <표 1>에 정리하였다. 대지면적과 경과연수는 단독 및 다가구 주택의 지번 주소를 활용하여 토지이음과 건축물 대장의 자료를 통해 구축하였다. 그 외 주택특성과 관련된 변수들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제공하는 변수들을 그대로 이용하였다. 다만 층수의 경우 단독주택의 특성상 2층 이상 건물의 비중이 매우 낮아 1층과 2층 이상의 더미 변수로 구성하였다. 또한, 도로 너비의 경우 주택이 접하고 있는 도로가 8m 이내인 경우와 이상인 경우로 더미 변수화하여 포함하였다.
입지특성 변수와 관련하여 해안까지 거리, 공항까지 거리, 학교까지 거리는 각각의 단독주택 주소지를 기반으로 ArcGis Pro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최단 거리를 측정하였다. 경사도와 향은 DEM(digital elevation model)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는데, 향의 경우 해석의 편의를 위하여 남향, 남동향, 남서향을 하나의 그룹으로, 그 외 향을 별도의 그룹으로 하는 이항(dichotomous) 더미 변수로 구성하였다. 항구인접 여부는 울릉도의 모든 항구를 기준으로 도보 범위인 500m 이내 위치하는 주택과 아닌 경우를 구분하는 더미 변수로 구성하였다. 지역 더미는 이상의 변수들로 포착하지 못하는 지역간 차별적 특성을 통제하기 위하여 울릉읍, 북면, 서면을 구분하고 있다.
변수의 기술통계 결과는 <표 2>에 정리하였다. 총 표본수는 239개로 단위면적당 주택 가격은 평균 223.24만 원/m2, 대지면적은 평균 177.43m2를 나타낸다. 경과연수는 평균 약 44년으로 울릉도 주택의 노후화를 여실히 드러낸다. 주택 연면적은 평균 72.61m2이며, 1층 주택은 201호(84.1%)를 차지한다. 주택이 접하고 있는 도로의 경우 8m 미만 도로가 212호(88.7%)를 차지하며, 해안까지 거리는 평균 338m, 공항까지 거리는 평균 5.48km, 학교까지의 거리는 평균 723m를 나타냈다. 주택이 위치하는 지역의 경사도는 평균 약 11.46°의 완경사지에 해당하며, 항구로부터 500m 이내 위치한 경우는 153호(64.0%)이다. 매매거래가 이루어진 단독 및 다가구 주택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울릉읍이 118호(49.4%), 북면이 65호(27.2%), 서면이 56호(23.4%)를 차지한다.
Ⅳ. 실증분석 결과
<표 3>은 최소자승법(ordinary least square, OLS)에 의해 (식 2)와 (식 3)을 각각 추정한 결과이다. Model 1에서 분산팽창요인(variance inflation factor, VIF)은 모두 4 이하로 독립변수들 간의 다중공선성(multicollinearity)은 우려할 만하지 않았다. 모형의 설명력을 나타내는 조정 결정계수(adjusted R2)는 해안접근성과 공항접근성의 상호작용항을 투입하지 않은 Model 1이 31.4%, 상호작용항을 투입한 Model 2가 32.8%를 나타내고 있다.
먼저, Model 1의 결과를 살펴보면, 주택 특성 관련 변수들 중 대지면적, 주택 연면적, 접면도로 너비, 그리고 거래시점이 주택 가격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여타 특성들이 동일할 때 대지면적 1m2 증가는 단위면적당 주택 가격을 0.2% 증가시켰으며, 주택 연면적 1m2 증가는 단위면적당 주택 가격을 0.3% 낮추었다. 이러한 결과는 정윤혜·최막중(2012)이 지적한 바와 같이 단독주택의 경우 개별 대지면적이 넓어질수록 개인정원이나 주차장 등의 확보가 용이해짐에 따라 주택 가치가 상승한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예상과 달리 경과연수는 유의수준 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선행연구들(김종현 외, 2008; 양희진, 2019)에서는 경과연수가 증가할수록 주거서비스 수준이 저하되어 주택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본 연구 사례지인 울릉도의 경우 평균 경과연수가 44.4년으로 전체적으로 노후화가 진행된 상황에서 경과연수에 따른 차별적 영향을 확인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접면도로의 경우 8m 이상 도로에 접한주택은 8m 미만의 이면도로에 접한 주택에 비해 주택 가격이 40.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거래시점에 따라 가격 차이가 유의미하게 나타났는데,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했던 2020년 이후 가격 차이가 유의미하게 확인되었다.
입지 특성 관련 변수의 경우 해안과의 거리, 공항까지 거리, 경사도, 그리고 지역구분 더미변수가 유의수준 5%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냈다. 해안까지의 거리가 100m 증가할 때 단위면적당 주택 가격은 5.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해안 접근성이 주택 가격을 높이는 요인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해안 프리미엄을 설명하는 기존 연구들(이종욱 외, 2020; Conroy and Miloscho, 2011; Jin et al., 2015)과 일치한다. 또한,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공항까지 거리가 100m 증가하는 경우 단위면적당 주택 가격은 0.8%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공항 개발이 준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음 등 부정적 외부효과보다 교통 접근성 증가에 따른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외에도 경사도가 1° 증가할 때 단위면적당 주택 가격은 2.0%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울릉도와 같이 지형이 험준한 지역에서 평지나 완경사지에 대한 선호를 반영하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지역구분 더미 변수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울릉읍의 주택 가격은 서면에 비해 평균적으로 81.7% 높았으며, 북면은 서면에 비해 평균적으로 52.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울릉도의 생활권과 연관지어 해석할 수 있다. 서면은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이루어진 반면, 울릉읍은 도동항, 저동항 등 주요 항구와 관공서들이 위치하고 있다. 북면은 평지인 나리분지가 위치하여 농업 종사자가 많으며, 독도의용수비대 기념관을 비롯한 관광지들이 위치하고 있어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상호작용항을 포함한 Model 2의 결과를 살펴보면, 변수들의 유의성 및 방향성은 Model 1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표준화 회귀계수(standardized coefficient)를 이용하여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들의 상대적 영향력을 비교한 결과, 해안까지 거리, 공항까지 거리, 대지면적, 경사도, 주택연면적 순으로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지역구분 더미변수의 영향력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본 연구에서 반영하지 못한 지역별 고유 특성이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해안까지 거리와 공항까지 거리 간 상호작용 효과는 유의수준 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안 접근성과 공항 접근성의 추정계수는 각각 음의 값을 보였으나, 상호작용항은 양의 값을 나타내고 있어 상호작용에 따른 추가적인 증분 효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표 4>는 공항까지의 거리를 고정시켜 두고 해안까지 거리 증가에 따른 주택가격의 한계효과(dy/dx)를 분석한 결과이다. 해안과의 거리가 100m 증가할 때 공항까지 거리가 2km인 경우 주택 가격은 10.3% 감소하며, 공항까지의 거리가 4km인 경우에는 7.3%, 6km인 경우에는 4.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으로부터 8km 이상 멀어지면 주택가격에 미치는 상호작용효과는 유의미하지 않게 된다.
변수명 | dy/dx | Std.Err | p>t | |
---|---|---|---|---|
공항까지 거리 (km) | 2 | -0.103 | 0.027 | 0.000*** |
4 | -0.073 | 0.019 | 0.000*** | |
6 | 0.042 | 0.019 | 0.028** | |
8 | 0.012 | 0.027 | 0.666 | |
10 | 0.019 | 0.038 | 0.615 |
<그림 2>는 공항까지의 거리가 각각 2km, 4km, 6km 일 때 해안까지의 거리 증가에 따른 주택 가격 변화를 시각화한 것이다. 공항에 가까울수록 해안 접근성 증가에 따라 주택 가격이 크게 높아지지만, 공항에서 멀어질수록 해안 접근성 증가에 따른 주택 가격의 변화가 완만해진다. 즉, 공항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해안 접근성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며,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 영향력이 점차 감소하여 사라지게 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Ⅴ. 결론
본 연구는 그동안 연구가 부족했던 울릉도 지역을 사례로 해안접근성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규명하고자 하였다. 울릉도는 단독·다가구 주택이 전체 주택재고의 약 67%를 차지한다. 이에 본 연구는 울릉공항 건설 계획이 발표된 2015년 이후 단독·다가구 주택의 매매거래사례를 이용하여 특성가격모형 분석을 수행하였다. 주요 분석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울릉도 주택 가격 형성 요인을 살펴보면 해안 접근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며, 다음으로 공항 접근성, 대지 면적, 경사도, 주택 연면적 순으로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안 접근성의 프리미엄 효과와 위험 효과에 대한 기존 연구들의 상반된 결과에도 불구하고, 울릉도에서는 해안 접근성의 프리미엄이 여전히 크게 나타났다. 이는 항구와의 인접여부, 공항과의 거리 등을 통제했음에도 나타난 결과로 울릉도와 같은 도서지역에서 해안이 제공하는 생활 편의성, 여가활동, 경관 등의 요소가 주택 가격 형성에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해안까지의 거리와 공항까지의 거리 간 상호작용은 주택 가격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한계효과 분석 결과를 보면 공항까지의 거리가 2km인 지역에서 해안까지의 거리가 100m 줄어들 때, 즉 접근성이 증가할 때, 주택 가격은 10.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해안 접근성에 따른 주택 가격의 한계효과는 공항과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 영향력이 줄어들었으며, 공항으로부터 8km 이상 멀어지면 이러한 상호작용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교통 인프라의 개선이 도서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울릉도 주택시장 분석결과, 주택 연면적이 증가할수록 단위면적당 주택 가격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대지 면적이 넓을수록 주택 가격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개인 정원, 주차장 등 단독주택의 외부공간이 주택 가격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임을 시사한다. 울릉도의 지형적 특성상 경사도 역시 중요한 주택 가격 결정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경사도가 1° 증가할 때 단위면적당 주택 가격은 2.0% 하락하였는데, 이는 울릉도 주민들이 평지와 완경사지에 대한 선호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지형적 특성을 고려한 주택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울릉도의 주택 시장을 이해하기 위한 첫 시도로서, 그동안 미비했던 울릉도 주택 시장 연구의 기초를 마련하고 지역개발 및 정비를 위한 시사점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매매 거래사례가 연간 약 20~40건에 그치고 있어 패널분석 등 보다 정교한 분석모형을 적용하기 어려웠던 점을 한계로 둔다. 또한, 아직 울릉공항이 준공 이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준공 이후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향후 본 연구를 토대로 울릉도의 독특한 입지 특성과 부동산 시장의 이해를 위한 연구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