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오피스빌딩은 산업활동 주체에게 활동공간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상업용 부동산이다. 그리고 주로 도시지역에서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며, 임대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임대용 부동산이다(허필원 외, 2013). 오피스빌딩의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임차인은 임대인과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과 월세의 수준을 결정한다.
오피스빌딩은 타 부동산에 비해 거래금액 단위가 크고, 다수의 임차인이 혼재되어 있는 특성상 보증금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오피스 거래시 주요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보증금은 그 중요성에 비해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전세금(또는 보증금)의 기회비용으로 인식되는 전월세전환율에 대한 연구가 일부 진행되었으나, 오피스시장의 메커니즘과 보증금의 작동기제를 이해함에 있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보증금을 레버리지 수단으로 사용함에 있어 임대인의 투자성향, 재무적 여건, 시장특성 등에 따라 보증금의 비중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최근 경기침체와 저성장 국면, 부동산 가격상승 기대감이 낮아져 자본이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보증금 비중 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분석하는 것은 오피스 투자자에게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투자론 관점에서 임대인이 오피스빌딩의 가치 대비 보증금의 비중을 결정하는 요인을 분석한다. 차별화된 선호체계를 가진 임대인들의 보증금 비중 결정 기제를 파악하고, 빌딩의 규모, 지역 하위시장의 차이를 비교·분석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Ⅱ. 이론 및 선행연구 검토
보증금은 사전적 정의로 “부동산임대차, 특히 건물임대차에 있어서 임차인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임차인 또는 제3자가 임대인에게 교부하는 금전기타의 유가물”을 의미한다(이병태, 2011).
보증금은 임대계약 체결 당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월 임대료 외에 추가적으로 지급하는 금전이며, 임대차 계약상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계약 종료시 임차인에게 반환해야 하는 금전채권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부동산 임대시장에서 보증금은 계약상 채무보전을 위한 용도 이외에 부동산 취득시 사금융의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보증금의 역할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임차인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채무의 보전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임차인이 월세를 미납할 경우 보증금으로 상계하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 있다.
둘째, 임차인의 채무 불이행에 따른 손실과 그것을 해소하기까지 임대인에게 발생하는 추가적인 부담을 치유하기 위한 용도로 보증금이 활용될 수 있다.
셋째, 이자비용 없이 조달되는 사금융 수단으로 사용된다. 부동산 구입시 보증금을 레버리지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보증금의 비중을 늘려갈수록 임대인의 자기자본수익률은 증가하게 된다. 건물의 신축이나 매입시 주택에 비해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특성상 해당 공간을 이용하는 임차인들에게 받는 보증금이 중요한 자금조달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보증금은 레버리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외에도 금융시장에서 차입한 자금을 상환하거나 타 용도로 활용되기도 한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제도권 금융이 발전하고 활성화 되어 있으나, 여전히 보증금은 임대인에게 매력적인 자금 확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보증금이 사채(私債), 채권, 정기예금 또는 주식 등 대체자산의 수익률 수준의 운용이익을 발생시키는 자금으로 인식되었다(임재만, 2011). 임대인이 자본시장에서 시장이자율로 운용하여 수익을 얻는다는 ‘운용소득 가설(Interest-Seeking Hypothesis)’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그러나 보증금의 자본비용(또는 기회비용)인 전월세전환율이 시장이자율 보다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운용소득 가설은 한계를 드러낸다.
운용소득 가설의 문제점을 지적한 이창무·정의철·이현석(2002)은 ‘레버리지가설(Leverage-Effect Hypothesis)’을 주장했다. 이들은 보증금이 임대인의 자기자본을 줄이는 용도로 활용되므로 전월세전환율은 시장이자율이 아닌 임대인의 자기자본 기대총수익률과 동일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보증금이 부동산 투자의 자기자본수익을 극대화 하는 용도로 사용되며, 이에 따라 전월세전환율은 시장이자율이 아닌 투자자의 기대총수익률에 따라 달라진다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온 것이다. 레버리지 가설 이후 여러 실증연구에서 레버리지 가설을 검증하려는 시도가 나타났다(이재우·이창무, 2005; 이창무·정의철·최소의, 2009; 이창무·최소의·제민혜, 2010).
그러나 기존 레버리지 가설이나 임대인 차입가설에서는 보증금(차입금) 증가에 따른 위험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에 최창규·지규현(2007)은 레버리지 가설의 논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자본시장에서 임대인의 금융차입까지 고려한 ‘임대인 차입가설’을 제시했다. 단순히 임차인에게서 받는 보증금 외에 자본시장에서 차입가능성을 고려해 임대시장에서 타인자본에 대한 확장된 해석을 가능케 했다.
이후 이창무(2012a)는 최창규·지규현(2007)의 논의에서 더 나아가 ‘수정 레버리지 가설’을 주장한다. 보증금의 증가로 인해 증폭되는 위험(레버리지 위험)을 내재화하여 이론적으로 발전된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 또 투자론 관점에서 임대인의 수익과 위험을 고려한 부동산 임대시장의 부분균형모형을 통해 부동산 임대시장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형태의 임대계약을 설명할 수 있는 개념적 확장이 이루어졌다.
한편 보증금을 단순히 레버리지 추구 수단으로만 접근하는 견해에 대한 반론도 있다. 보증금이 레버리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외에 임차인의 신용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역할을 하며, 이는 계약당사자인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보증금이 정보의 비대칭을 완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비대칭 가설’의 견해는 주로 외국의 연구(Benjamin, Lusht, and Shilling, 1998)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국내 연구들에서도 이러한 견해를 받아들여 보증금의 성격과 역할을 규명하고자 하는 시도(임재만, 2009; 이영호·고성수, 2012)가 이루어졌다.
최근에는 보증금의 역할에 대해 포괄적으로 해석하려는 연구(박성식·최막중, 2013; 민성훈, 2014a)도 나타난다. 보증금의 증가에 따른 수익과 위험을 고려하고, 보증금의 레버리지 효과는 물론 계약당사자의 신용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보증금의 역할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임대인과 임차인의 특성을 함께 반영하여 종합된 형태의 연구로 발전하고 있다.
본 연구는 선행연구들과 다음과 같은 차별성을 가진다.
첫째, 기존 연구들은 보증금 결정요인에 대한 논의가 다루어지지 않거나 일부 언급되는 수준에 국한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투자자 관점에서 오피스빌딩의 보증금 비중을 결정하는 메커니즘에 대해 실증분석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둘째, 기존의 오피스빌딩 연구는 대부분 서울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반해 본 연구에서는 전국 주요 대도시지역의 오피스 임대시장을 포함해 분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셋째, 오피스 임대시장에서 보증금 비중을 결정하는 주체인 임대인과 임차인에 대한 특성을 모두 반영하고, 오피스빌딩의 특수성을 반영한 변수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오피스빌딩은 다양한 임차인이 혼재되어 있는 특성상 이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임차인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변수를 반영하였다.
Ⅲ. 분석 방법 및 모형
실증분석을 위해 2013년 3분기의 한국감정원의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자료를 활용한다1). 내용이 부족하거나 확인이 필요한 자료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실시하고, 자료의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오피스빌딩을 주요 연구대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공간적 범위는 오피스가 밀집한 하위시장을 중심으로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오피스지역인 서울시를 비롯해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대전, 울산, 수원, 성남까지 총 9개 지역을 포함한다.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서울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오피스시장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지역별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전국 주요 대도시 오피스 권역으로 대상을 확대하였다. 다만, 서울시의 경우는 서울시 내 지역별로 오피스 하위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관계로 서울시는 조금 더 세분화하여 도심권역, 여의도권역, 강남권역, 기타권역으로 구분한다.
보증금 비중 결정요인 분석은 이창무(2012b)의 가격 대비 보증금 비율 모형식을 활용한다. 식은 임대인의 위험회피성향과 매매가격의 변동성, 자본환원율(소득수익률), 기대가격상승률, 전월세전환율로 구성된다. 임대인의 위험회피도가 작고, 매매가격의 변동성이 작을수록 가격 대비 보증금 비중은 커진다. 그리고 오피스빌딩의 기대가격상승률과 자본환원율이 크고, 전월세전환율은 작을수록 보증금의 비중이 커진다.
: 오피스 평가액 대비 보증금 비율
: 임대인의 위험회피성향,
: 매매가격의 변동성 위험
: 기대가격상승률
: 자본환원율
: 전월세전환율
위 식의 분자에 있는 임대인의 위험회피성향은 위험과 수익 사이에서 임대인의 개별적인 위험 선호 성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일반적인 지표로 판단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임대인의 위험 성향을 간접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오피스빌딩의 임대인특성과 빌딩 내 임차인 구성을 대리변수로 활용한다2). 위험회피성향은 임대인의 무차별곡선의 기울기를 결정하여 보증금 비중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임대인의 무차별곡선의 기울기가 급해질수록(위험회피성향이 클수록) 보증금의 비중이 줄어들고, 기울기가 완만해질수록 보증금의 비중이 커진다. 한편 선행연구에서는 부동산 매매시점의 가격변동성에 대한 위험변수로 부동산의 가격 변동률의 분산(가격변화 위험)을 사용하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가용자료의 한계로 인해 해당 변수는 별도로 반영하지 않는다.
임대인의 기대가격상승률과 관련된 변수는 해당 오피스빌딩이 위치한 토지의 가격변화율을 사용한다. 이영호·고성수(2011), 이창무(2012b)는 임대인의 기대수익률과 관련된 변수로 자산 혹은 토지가격 변화율을 변수로 활용했으며, 이는 과거 가격상승이 향후 투자자의 수익률에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자본환원율과 전월세전환율은 국토부와 한국감정원의 조사 자료를 사용한다.
이론적 모형을 기초로 오피스빌딩의 가격 대비 보증금 비중을 종속변수로 하는 다중회귀분석 모형을 설정하였다. 설명변수는 임대인특성(위험회피성향), 기대가격상승률, 자본환원율, 전월세전환율을 기본변수로 하고, 오피스빌딩의 특수성을 감안해 빌딩특성변수를 추가하여 분석한다. 그리고 오피스빌딩의 지역적 차이를 확인하기 위한 지역구분 더미변수를 반영하였다. 는 상수항 벡터이고, 은 각 설명변수 벡터 의 추정계수 벡터이다.
: 오피스 평가액 대비 보증금 비율
: 임대인특성(위험회피성향)
: 시장여건
: 빌딩특성
: 지역구분
임대인이 투자수익 극대화를 위해 오피스빌딩의 가격 대비 보증금을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보증금/오피스빌딩 가격을 종속변수로 설정하였다. 여기서 보증금은 기준일 현재 개별 오피스빌딩 내 임대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임차인들의 보증금액 합계이다.
설명변수는 최적 보증금 비중 모형을 기준으로 크게 임대인특성 변수와 시장여건에 대한 변수로 구분하였다. 여기에 기본적인 오피스빌딩의 물리적 특성변수와 지역더미 변수를 추가한다.
먼저 임대인특성 변수는 임대인의 위험회피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변수로 구성하였다. 다만 임대인의 위험회피성향은 직접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없는 관계로 빌딩 내 임차인 구성과 임차인 업종별 점유면적 배분 특성을 대리변수로 활용한다. 오피스빌딩의 투자자인 임대인은 크게 개인과 기타로 구분3)한다. 대출금 비율 변수는 오피스빌딩의 감정가액 대비 대출금액으로 임대인의 재무여건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이다. 임차인수는 오피스빌딩 규모에 따른 차이를 제거하고 빌딩간 비교를 위해 단위면적(천㎡)당 임차인수로 변수를 구성하였다. 또한 개별 빌딩 연면적 대비 업종별 사용면적 비율을 비교해 임차인 업종 구성의 이질성을 확인할 수 있는 HHI4)변수를 반영하였다. 대출금 비중이 크지 않거나, 단위면적당 임차인수 밀도를 높게 유지하는 경우 위험 회피적인(무차별곡선의 기울기가 급한) 임대인이라고 가정한다.
시장여건에 따라 보증금 비중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기대가격상승률, 자본환원율, 전월세전환율 변수를 반영하였다. 기대가격상승률에 대한 대리변수인 토지가격 변화율은 해당 오피스빌딩의 최근 2년간 토지가격 변화율이며, 최근 기대가격상승률이 높다는 것은 레버리지 비중을 높이는 유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자본환원율(capitalization rate, cap rate)은 부동산 가치 대비 수익의 비율이며, 이때 수익은 순영업소득(Net Operating Income, NOI)5)을 의미한다. 전월세전환율은 보증금과 월세를 교환하는 가치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는 변수로 2012년 3분기 자료를 기초로 한다.
오피스빌딩의 물리적 특성에 관련된 변수로 해당 빌딩의 경과년수, ㎡당 빌딩가격 변수를 활용한다. 그리고 연면적 기준에 따라 대형, 중형, 소형빌딩으로 구분한 더미변수를 반영하였다.
마지막으로 지역시장의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역구분 더미변수를 활용한다. 지역구분 변수는 크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오피스 밀집지역인 서울과 지방으로 구분한 변수와 서울과 지방을 세분화 한 변수로 나눈다. 서울은 주요 오피스 권역인 도심, 여의도, 강남권역과 기타권역으로 구분하고, 기타권역을 기준으로 3개 권역의 보증금 비중의 차이를 확인한다. 지방은 부산, 대구, 울산, 대전과 경기도(수원, 성남)와 인천으로 구분하고,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인 인천과 경기도를 기준으로 주요 대도시권역의 보증금 비중 차이를 비교한다.
Ⅳ. 실증분석
실증분석에 활용되는 자료의 기초통계량은 <표 2>와 같다.
종속변수인 보증금/가격 비중은 최소 1%에서 최대 88%까지 오피스빌딩별로 다양하며, 평균 14%, 중위수는 10% 정도로 나타난다. 서울만을 대상으로 한 기초통계에서는 보증금 비중이 최대 70%, 평균 10% 수준으로 나타나 서울이 지방에 비해 가격 대비 보증금 비중이 작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개별 오피스빌딩 별로 감정가액 대비 대출금 비율은 최소 0%에서 최대 90%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며, 서울과 지방 모두 평균 16∼17% 정도의 대출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면적당 임차인 수는 1,000㎡당 최소 0.06개, 최대 19.95개의 임차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평균 2.75개 임차인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최소값과 최대값의 차이가 지방에 비해 크게 나타나 단위면적당 임차인 구성이 다양한 것을 알 수 있다. 서울과 지방 모두 1,000㎡당 평균 약 2.7개 임차인이 오피스빌딩을 점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중위값은 2.1개 내외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업종별 이질성을 확인할 수 있는 변수인 HHI는 최소 0.01에서 최대 0.96이며, 개별 오피스빌딩 별로 다양한 임차인 업종을 구성하거나, 단일 업종만으로 구성된 빌딩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역별로도 다양한 업종별 점유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2년 동안의 토지가격 상승률은 최소 –7.55%에서 최대 29.93%, 평균 0.33%로 나타난다. 특히 지방 오피스빌딩의 토지가격 상승률의 변동이 크고, 상대적으로 서울 오피스빌딩의 토지가격 변동성이 작은 것을 알 수 있다. 자본환원율은 최소 3.35%에서 최대 8.10%이며, 지방에 비해 서울의 오피스빌딩에서 자본환원율의 편차가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피스빌딩의 경과년수는 최소 2년에서 최대 49년, 평균은 20년 정도이며, 지방에 비해 서울의 오피스빌딩이 비교적 노후한 빌딩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 빌딩가격은 최소 214.9천 원부터 최대 8,793만 원 까지 편차가 크고, 평균 2,267천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역에 따라 구분한 결과 서울과 지방의 가격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 오피스빌딩의 수준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체 오피스빌딩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임대인이 개인이고, 가격 대비 대출금 비율이 높을수록, 그리고 단위면적당 임차인수가 많고, 업종수가 다양한 빌딩일수록 오피스 가격 대비 보증금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빌딩가격이 높고, 소형빌딩에 비해 대형빌딩일수록 보증금 비중을 높게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요인이 오피스 임대시장에서 임대인이 가격 대비 보증금 비중을 결정하는데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임대인이 개인이고, 대출금액이 많을수록 보증금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나 서울의 개인소유 오피스에서 보증금이 레버리지 수단으로 주요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빌딩가격이 높은 특성상 금융권을 통해 타인자본을 많이 조달하는 빌딩일수록 보증금의 비중도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창무(2012b)의 연구에서도 대출금 비중이 높은 주택일수록 가격 대비 보증금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가격 수준이 높은 부동산 자산의 특성상 타인자본인 대출금과 보증금이 함께 활용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임대인의 위험회피성향을 판단하기 위한 대리변수인 단위면적당 임차인수와 업종별 점유면적 비율(HHI)은 서울과 지방에서 공통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오피스빌딩 내 다양한 임차인과 업종을 선호하는 임대인의 경우 가격 대비 보증금 비중을 작게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과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다.
시장여건 변수는 임대인특성과 위험회피성향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고, 부호의 방향성도 기본모형의 예상 부호와 다른 결과가 도출되었다. 토지가격 변화율 역시 모든 분석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장여건변수들은 지역구분 더미변수의 추가 여부에 따라 부호가 상이한 결과가 나타나 기본모형에서 제시한 특성이 오피스 임대시장에서 적용될 때 주의가 필요한 부분으로 판단된다.
빌딩특성 변수 중에서는 빌딩가격 수준이 높고, 상대적으로 대형빌딩일수록 보증금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피스빌딩의 가격수준이 높아 보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거나,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으로 보증금 비중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서울의 중형 오피스빌딩에서는 가격 대비 보증금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나 보증금이 주요한 레버리지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마지막으로 지역구분 변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도출되었고, 예상과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다. 서울의 3개 주요 오피스권역은 기타권역에 비해 보증금 비중이 작고, 인천과 경기도에 비해 타지역은 가격 수준대비 보증금 비중이 높아 지역별로 보증금 비중에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실증분석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양(+)의 부호가 도출된 변수들은 보증금을 레버리지 수단으로 주요하게 활용하는 오피스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로 가늠해볼 수 있다.
Ⅴ. 결론 및 연구의 한계
오피스빌딩 가격 대비 보증금 비중 결정요인에 대한 실증분석 결과 임대인이 개인이고, 대출금 비율이 높을수록, 그리고 단위면적당 임차인수가 작고, 업종수가 적은 빌딩일수록 보증금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빌딩가격이 높고, 소형빌딩에 비해 대형빌딩일수록 보증금 비중을 낮게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오피스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임대인특성인 소유주체와 대출금 비율이 보증금 비중 결정에 영향을 주는 반면, 지방은 임대인특성이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빌딩의 가격수준이 높고, 상대적으로 대형빌딩일수록 보증금 비중이 낮았다. 다만 서울의 중형빌딩은 오히려 보증금 비중이 높아 보증금이 주요한 레버리지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서울의 주요권역일수록 오피스빌딩 가격 대비 보증금 비중이 낮고, 인천·경기에 비해 지방도시일수록 보증금의 비중이 높게 형성되고 있어 지역 간에도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가 오피스 임대시장과 보증금의 비중 결정요인을 실증분석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몇 가지 한계도 있다.
첫째,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발전되어온 이론적 모형을 토대로 실증분석을 진행하여 오피스 시장만의 특수성이 모형에 반영되지 못한 문제가 있다. 이론적 모형식을 설명하기 위한 대리변수의 경우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고, 재무적인 변수의 반영이 부족한 부분도 존재한다. 또 오피스빌딩의 경우 일반적인 부동산과 다른 속성이 존재하지만 이에 대한 고려가 이론적 모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둘째, 설명변수로 반영한 변수들 사이의 내생성과 외생성에 대한 규명이 추가적으로 검증되어야 할 것이다. 설명변수로 반영한 변수들 사이에는 다중공선성이 문제되지 않지만 각 변수 간에 관계에 따라 실증분석 결과가 다르게 도출되고, 이를 해석함에 있어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시장여건변수(토지가격변화율, 자본환원율, 전월세전환율)의 경우 이론적 모형에서 예상된 회귀계수의 부호 예측과 다른 결과가 도출되어 이에 대한 추가 검증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횡단면 자료를 활용한 특성상 지속적인 변화요인을 판단하지 못한 점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한 시점에 조사된 자료만을 사용해 시계열적 변화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된 변수를 일반화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향후 시계열 자료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이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오피스 시장에서 보증금 비중을 결정하는 요인을 확인하고자 한 선행적, 기초적 연구로서 몇 가지 의의를 가진다. 먼저 그동안 논의되지 않았고, 실증연구가 전무한 오피스 임대시장에서 보증금 비중을 결정하는 요인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다음으로 서울만을 대상으로 한정한 기존의 연구들과 달리 우리나라 주요 대도시의 오피스빌딩과 빌딩 내 임대계약을 대상으로 실증분석 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임대인과 임차인의 특성을 반영하고 실제 임대계약 자료와 빌딩 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를 기초로 향후 오피스 임대시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