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자산 비중 중 부동산의 비중이 OECD 국가 중 상위에 위치하는 등 부동산 소유에 대한 관심이 높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시장흐름에 따른 커브형을 그리고 있는 게 현재까지 부동산흐름이다. 이는 세계 각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현재의 우리나라는 정책적으로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국가적 리스크 관리에 들어간 상황에서 부동산 담보 대출규제 및 공공택지 공급증가 등에 따른 부동산 투자에 대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
이는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부동산 담보 대출을 규제하는 등 부동산 금융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발생되는 파생사항은 비단 부동산 담보대출이 어려워지는 측면에 한정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부동산 개발사업 자체에 대한 금융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찌 보면 이는 당연한 수순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 수요자 측면에서 규제는 곧 부동산 공급자인 부동산 개발업자와 관련된 모든 측면에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상황에서 부동산개발 시행사의 신용만으로는 부동산 개발자금을 조달하는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부동산개발사업 자금조달 등과 관련하여 시행사, 시공사, 신탁사, PF 금융기관 등 개발사업 관련사들의 신용보강을 통한 리스크분산이 개발사업자금 조달의 현재 시장 트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일반적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구도를 살펴보고 더 나아가 부동산개발사업 자금조달 중 시공사 책임준공에 대한 부동산신탁사의 책임준공확약 등 제3의 기관의 신용보강을 통한 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조달 및 관리형토지신탁 사업구도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하며, 이를 통해 부동산금융구조화를 통한 새로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고도화를 위한 기반을 모색하고자 한다.
Ⅱ. 일반적인 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구도
프로젝트 금융(Project Financing; PF)은 특정 프로젝트의 소요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기능별로 분화된 다수의 이해관계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구조금융의 한 형태로 프로젝트 사업성과에서 나오는 현금흐름1)을 대출금 상환재원으로 하고 프로젝트 자체를 담보로 제공하는 금융기법을 말한다.2)
최근 5개년간 부동산경기 활성화에 힘입어 재건축·재개발사업을 비롯한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금융을 활발히 전개하였다. 그러나 건설을 둘러싼 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프로젝트도 대형화·다양화 되는 경향을 보임에 따라 사업에 내재된 리스크 요인이 더욱 증가하게 되었다.
부동산 경기 변동과 사업성 평가의 어려움, 시행사의 영세성 등 금융환경의 변화는 프로젝트 금융이 기존 위험 분석을 통한 분석에 한계를 드러내고 PF대주에게 많은 손실을 가져다주었다. PF사업이 부실화될 경우 출자자가 일차적으로 손실을 부담하지만 대출기관도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이에 PF대주들은 채권자의 지위를 보다 공고히 하기 위해 예상되는 손실에 대한 방어 장치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사업주가 프로젝트 회사의 차입금의 상환을 보증하지 않기 때문에 대출약정 과정에서 대출상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위험 장치관리가 마련되어져야 한다. 이러한 위험관리 장치로는 프로젝트의 미래 현금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해 당사자들과 각종 계약을 통해 프로젝트 위험을 분담하는 방안, 보험, 결제위탁계정, 사업주의 보증, 정부의 보증 등이 활용된다.3)
일반적으로 부동산 개발 PF는 시행사의 주도하에 이루어지며 통상 차주도 시행사가 된다. 따라서 금융기관은 우선적으로 사업대상부지 및 공사 중인 건물에 대한 물적 담보를 확보하거나 차주 및 차주 대표이사의 재산을 물적 담보로 확보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개발회사들은 대부분 자본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에 시행사 등이 제공하는 담보 등으로는 만족할 만한 채권보전이 불가능하다. 이에 시행사가 제공하는 물적 담보외에 개발사업에 시공을 맡은 시공사가 추가적인 담보 등을 제공하게 된다.4)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일반적인 자금구도 및 자금 차입 과정에서 일반적인 위험 분산방법을 살펴보고 최근 시장에서 많이 진행하고 있는 부동산 신탁사의 책임준공확약을 통한 프로젝트 파이낸싱과정의 신용보강의 쟁점들을 살펴봄으로써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고도화를 모색해보도록 하겠다.
자기자본이란 사업주가 자신의 자금을 프로젝트에 제공하는 것으로 출자 또는 후순위대출 방식이 주로 이용된다. 즉, 사업주들은 프로젝트회사 주식의 일부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출자하거나 은행보다 후순위채권으로 하는 대부형식으로 프로젝트 회사에 자금을 지원한다.5)
프로젝트에 대한 출자금은 소위 위험자본으로서 건설기간 중 또는 개발 초기단계 등 리스크가 높은 시기에 사용되는데 부동산 개발사업에서는 토지대금의 계약금을 포함한 토지비로 주로 사용된다. 이러한 출자금은 대출은행이나 다른 자금 참여자에게 담보 역할을 하게 된다.6)
국내 부동산 PF는 프로젝트 규모에 비해 사업주체인 시행사의 자기자본이 매우 열악하여 제2금융권의 신디케이트 대출, 나아가 시공사의 신용보강을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이다. 또한 국내 부동산금융 시장은 대출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기 때문에 선진 금융시장의 금융기법에 대비하여 단순한 금융구조를 취하고 있다.
타인자본은 금융기관 등 제3자가 프로젝트에 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사업주가 아닌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는 관련 당사자들의 상충하는 이해의 조정이 주요 과제이다. 이 과제는 궁극적으로 프로젝트의 위험을 누구에게 어떻게 분담시키느냐의 문제로 귀착된다.7)
프로젝트금융과 관련된 일반적인 위험은 프로젝트 참여자들 각각의 신용 위험, 프로젝트의 완성 위험, 프로젝트 대상의 판매 위험과 원자재 조달 위험, 운영 위험, 경제적·재무적 위험, 사업기반 위험, 정치적 위험, 불가항력 위험 등이 있다.8) 이러한 다양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관련 계약서나 약정서상에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며, 필요한 경우 보증, 보험 등의 제도를 활용하고 나아가 대출자의 대출 원리금 보전을 위해 인적·물적 담보9) 및 기타 각종 채권보전수단을 강구하게 된다.
기존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의 경우 PF로 자금을 조달받는 개발사업에서 사업의 위험을 대부분 시공사가 보증 또는 시공사 대여를 통해 부담하고, 상환 재원도 분양대금에 의존하는 등 실질적으로 시공사의 신용을 근거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이다. 시공사가 연대보증 등의 형태로 신용보강을 하게 되면 모든 위험이 시공사로 집중되어 있어 금융위기 등 유사시에는 시공사부도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순차적으로 대출을 시행한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지게 되는 점은 익히 경험을 하였다. 이러한 악순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사업 참가자들에게 분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에서 기존에 주로 사용되어지는 일반적인 채권보전수단을 살펴보고 새로운 신용보강 방법을 살펴봄으로써 프로젝트 파이낸싱 금융의 고도화를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보증제도는 채권자와 보증인 간의 계약만으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신속하게 채권담보의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거래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금융에 있어서 보증제도는 주로 원리금 지급보증이나 이자 지급보증을 많이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시공사는 실적과 신용을 확보하고 있으나, 시행사 특히 신설 특수목적법인은 신용도가 높지 않으므로 지급보증이 관행으로 굳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공사의 보증 내지 채무인수 회피로 이러한 신용보강 방식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다. 오히려 사무실 빌딩의 경우 매수인의 매입 확약을 통한 물건의 선매각, 신용이 우수한 시공사의 일정 비율의 책임 분양, 택지개발사업에 있어서 토지 매매 중도금 반환채권의 활용(양도담보) 등 다양한 방식의 신용보강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10) 한편 부동산 개발 PF에서 활용되는 보증은 형식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주로 연대보증을 많이 활용한다. 연대보증은 주채무자의 변제자력 여부와 관계없이 곧바로 보증인에게 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만일 시공사가 사업시행자에게 원리금상환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했을 경우 채무불이행시 채권자는 별다른 절차 없이 시공사에게 보증계약에 따른 원리금 상환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실무적으로 필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채무인수란 사업시행자에게 파산이나 기한의 이익 상실 사유 등이 발생하는 경우, 주로 시공사가 사업시행자의 대출 채무를 비롯한 특정 프로젝트금융사업과 관련한 일체의 채무를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실무상 주로 이용되는 채무인수는 중첩적 채무인수로서11) 채무인수인은 기존 채무자의 채무이행 여부와 관계없이 채권자의 이행요구에 따라 채무를 이행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인적담보의 기능을 수행한다.
중첩적 채무인수 약정하에서 채무인수인이 채무자의 채무를 이행하였을 경우에는 보증의 경우처럼 채무인수인은 채무자에 대해 구상권을 가진다.
프로젝트금융의 경우 연대보증의 대안으로 채무인수를 이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12) 실무적으로 일정한 요건을 구비한 시공자가 사업의 타당성 등을 분석하여 사업시행자의 채무를 인수하는데, 그 대가로 공사비를 증액하거나 사업시행 이익을 공유하기도 한다.
책임준공약정13)이란 천재지변, 내란, 전쟁 등 불가항력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PF차주가 공사비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도 해당 사업을 위한 공사를 중단하지 않고 정해진 준공기한까지 공사를 완료하여 사용승인을 받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약정을 말한다. PF사업에서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건축물이 완공되면, 그 건축물 수분양자의 분양대금이나 임대차를 통한 임대료 등 현금흐름을 통해 PF대출금의 상환이 이루어질 수 있고, 설사 분양이나 임대가 완료되지 않는 경우라 하더라도 해당 건축물 완공 후에는 그에 대한 담보대출이 가능하므로 선행된 PF대출은 회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건축을 맡은 시공사의 책임준공약정은 실효성이 있는 신용보강 방안이다.14)
한편 시공사가 책임준공약정을 위반할 경우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와 손해액의 입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조항을 계약에 명시하기도 한다. 국내 PF에서 책임준공약정은 시공사의 신용보강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 그런데 시공사인 건설회사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책임준공약정에 따른 건설회사의 채무가 채권 재조정의 대상이 되는 신용공여의 범위에 포함되는지 문제된다.15) 이러한 경우에는 시공사가 신용공여에 대한 신뢰도가 상실되는 사유가 발생되었을 경우에는 그 신용공여의 의미가 퇴색되며, 실제로 실무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경색화를 대비한 시공사 등급16)을 분류하고 그에 따른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잔존물 가치 보장보험 또는 부동산 보장가액 보상보험(Assured Value Insurance; AVI)17)이라고도 하며, 이것은 부동산담보부 대출금융기관의 담보물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실위험을 보상하는 보험으로서 대출 원리금 미회수 위험을 보험회사에 전가하는 상품으로 담보내용18)은 보험기간 중 피보험자가 건물의 준공 이후 기한의 이익 상실 사유 발생으로 보험회사의 서면동의를 얻은 절차에 따라 매각한 결과, 보험목적물의 실제 매도가격과 기 분양대금 및 기타 피보험자 회수금액의 합계액이 보장가액에 미달하는 경우, 그 차액을 보상한도액 범위내에서 보장한다. 보통 대출 금융기관의 요청에 따라 시행사가 보험료를 납입하므로 대출자의 입장에서 추가비용의 부담 없이 대출 원리금 상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그러나 잔존물 가치보장보험은 본질적으로 보험회사들이 인수할 수 있는 시점이 적어도 개발사업의 인·허가가 완료된 후 시공사가 선정되어 공사가 실제로 진행되거나 진행될 것이 확실시되는 시점이다. 사업초기 토지확보를 위해 차입이 불가피한 영세 시행사의 경우에는 이 보험의 활용도가 낮게 되며 보험료 또한 상당한 금액임을 감안하여 시행사의 사업수지를 떨어지게 한다.19) 단순히 시공사의 신용공여를 통해 자금조달이 가능한 상황에서는 굳이 추가로 비용을 지급하면서까지 잔존물 가치 보장보험을 이용하지 않는 게 실무이다.
사업시행자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자금이 부족한 경우, 출자 또는 후순위대출의 방식으로 사업시행자에게 자금보충을 하기로 하는 약정 역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그밖에도 대출약정서상에 정한 기한의 이익 상실 등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 사업시행자가 분양권을 포기하고 대출자가 지정하는 자에게 분양권을 이전하는 약정, 사업시행자 및 시공사를 피보험자로 하여 체결하거나 장래에 체결될 보험계약상의 보험청구권에 근질권을 설정하는 방안, 사업시행자의 대출 원리금 상환 의무 또는 시공사의 책임 준공 내지는 연대보증의무를 담보하기 위해 이들 명의의 백지어음을 징구하는 방안 등이 있다.20)
이러한 금융구조화는 결국 사업의 리스크를 누가 분담하게 하는지로 그 논의는 직결된다고 하겠다. 결국 시장에서는 이러한 리스크에 따른 대가를 보수로 수취하거나 사업수익에 대한 배당에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Ⅲ. 새로운 신용 보강을 통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고도화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활용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도 일반적인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같이 각종 계약 등으로 인하여 채권보전 장치를 마련하고 있으며, 특히 시공사의 연대보증 등의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는 점이 일반적인 프로젝트 파이낸싱과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적으로 통상 사용되어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분양형 부동산 개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그 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상환재원으로 하여 취급하는 대출이 아니었다. 즉, 이제까지의 우리나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상당수가 시공회사가 보증을 제공해 왔고 대출금융회사는 그러한 보증에 사실상 거의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결과로 금융위기가 직면할 때마다 분양성에 대한 리스크를 떠안게 되는 시공사가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 상태에 직면하게 된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부동산 시장과 금융시장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시점에서는 이러한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금융구조화에 따른 리스크 분산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래의 의미인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고도화를 유도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통한 새로운 역할분담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동산 금융에서 신탁사의 책임준공확약21) 및 관리형토지신탁사업의 구도는 PF 금융기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시 부동산 신탁사의 책임준공 확약을 통한 대출금융기관에 대한 신용보강 공여로 대출 리스크를 완화하는 대출금융기법에 해당한다.
이러한 금융기법은 최근 공사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고 상품 종류도 일반적인 아파트 사업이 아닌 상가, 오피스텔 등 비주거시설에 대한 사업진행으로 메이저 시공사22)가 참여하기에는 규모가 적고, 단순 PF사업 진행을 위해서는 시행사의 신용도가 낮아 PF금융기관에 대한 제3의 참여자의 신용보강이 없을 경우에는 사업비 자금조달을 진행할 수 없는 부동산 개발사업의 틈새 상품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금융상품은 2014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시장의 호황과 더불어 활성화된 상품 중에 하나이다.
차입형 토지신탁의 경우는 신탁사의 자금조달을 통하여 개발사업에 발생하는 모든 절차인 공사발주, 관리, 운영 등을 부동산 신탁사에서 진행하고 발생하는 수익을 위탁사에게 교부해주는 구조이다. 그러나 부동산 신탁사의 책임준공확약구도는 차입형토지신탁 방식이 아닌 신탁사의 자금조달의무가 직접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관리형 토지신탁의 방식인 점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이러한 점에서 책임준공확약 구도의 관리형토지신탁은 부동산 신탁사의 총체적인 의무부담 측면에서 보면 자금조달 의무부담이 부동산 신탁사에게는 부과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각 사업파트너간의 책임과 의무의 리스크 분산이 가능하게 하는 구조화된 상품이다.23)
이 구도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덧붙이자면 1차적으로 시공사가 금융기관에 대한 책임준공 의무를 부담하고, 2차적으로 신용도24)가 높은 부동산 신탁사의 책임준공 확약을 통한 신용보강이 이루어진다. 또한 책임준공의무 미이행시에는 1차적으로는 시공사는 PF금융기관에 대한 채무인수를 하게 되고, 2차적으로 신탁사는 대출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원리금 손해배상의 의무가 주어지는 것이 현재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구도이다. 즉, 시공사 자체적으로는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시공사의 경우도 이러한 신용보강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사업비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이루어져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재원이 마련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구도의 신용보강을 통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는데 신용보강으로 제시한 책임준공확약을 신탁사가 미이행할 경우 발생하는 손해배상의 범위와 관련하여 세부적인 각 쟁점별로 검토가 필요하다. 아래에서는 각 쟁점별로 기술을 하겠다.
「자본시장법」 제55조에서는 금융투자업자로 하여금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제103조 제3항에 따라 신탁사가 투자자의 손실의 보전 또는 이익의 보장을 하는 경우 및 기타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로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투자자가 입을 손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전하여 줄 것을 사전에 약속하는 행위(제1호) 및 투자자가 입은 손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후에 보전하는 행위(제2호) 등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신탁사의 책임준공확약을 통하여 진행되는 프로젝트파이낸싱과 연계된 관리형토지신탁사업 구도의 경우 차주인 위탁자와 대주인 대출금융기관 등과의 사이에 체결되는 사업 및 대출약정이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고, 이와 동일선상에서 대출 실행에 따른 이자 등을 지급받아 수익을 얻는 대출금융기관이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의 투자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통상적인 책임준공 확약형 관리형토지신탁 사업의 신탁의 목적은 토지 위에 건물을 건축하고 토지와 건물을 신탁재산으로 하여 관리하면서 이를 분양(처분)하는 데에 있고 신탁사가 책임준공확약 미이행시 부담하게 되는 손해배상의무는 신탁계약에 따른 신탁재산 운용과정에서 거래상대방인 대출금융기관에 대하여 부담하는 계약상의 채무에 해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금융투자상품25)에 해당한다고 볼 소지가 있는 수익권에 대한 직접적인 손실보전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별개의 거래행위에 해당된다.
책임준공 미이행시 신탁사가 부담하는 손해배상의무는 본질적으로 신탁계약의 목적물인 부동산 건물의 준공을 담보하기 위하여 책임준공확약 미이행시 부과되는 패널티로 작용하는 것으로서, 관리형토지신탁계약의 부동산 신탁사가 우선수익자에 대하여 부동산의 운용을 통하여 일정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보장하거나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보전해 주는 것이 아니고, 책임준공확약 미이행시 계약상 의무자로서 그 의무 불이행에 따른 대출금융기관의 손해를 배상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손해배상의무 부담은 「자본시장법」 제55조에서 금지하는 손실보전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일단 부동산이 준공이 되면 책임준공확약에 따른 신탁사의 의무는 전부 이행한 것이 되며, 일단 부동산이 준공된 이후에는, 부동산의 전부 혹은 일부가 미분양됨으로 인하여 수익이 발생하지 아니하더라도 관리형토지신탁계약의 우선수익자인 대출금융기관에 대하여 일정한 수익을 취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우선수익자인 대출금융기관이 일정한 수익을 취하지 못함으로써 어떤 손실이 발생한다고 하여 신탁사가 대출금융기관의 손실을 보전해 주는 것도 아니다.26)
책임준공확약에 따른 의무는 비록 그 법적 형식이 향후 대출의 물적 담보가 될 시설을 준공하겠다는 내용의 채무이고 이러한 책임준공확약을 이행하지 못하여 공사완성 여부에 관한 위험이 현실화되면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실행한 금융기관이 그 책임준공확약 의무이행을 강제하여 완성된 물적 담보 또는 계약상 손해배상 주체로부터 대출원리금을 회수하는 구도로 설정된 것이다.27)
시공사의 책임준공확약 및 신탁사의 책임준공확약 하는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의 목적은 ‘토지 위에 건물을 건축하고 토지와 건물을 신탁재산으로 하여 관리하면서 이를 분양’하는 데에 있는바, 건물의 준공은 기본적으로 부동산 신탁사인 수탁자의 본연의 채무에 해당하므로, 그에 따른 책임준공의무나 이를 이행하지 못하였을 경우에 부담하게 되는 손해배상의무 또한 그로부터 파생된 신탁사의 신탁계약에 따른 자신의 채무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이다.
이와 같은 점에서 책임준공확약 미이행시 부담하게 되는 손해배상의무는 제3자가 채권자와 주채무자의 계약 관계에서 발생한 채권자의 손해를 담보하기로 하는 보증 행위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결국, 신탁사의 손해배상의무 부담행위는 지급보증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참고로, 실무적으로도 금융감독당국은 시공사가 책임준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 부동산신탁사가 동 의무를 승계하는 책임준공확약은 부동산신탁사가 당사자로서 체결한 신탁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부동산 신탁사 ‘본인의 채무’에 해당하며, 부동산신탁사가 수탁재산의 손실을 직접 보전하는 것이 아니므로 지급보증 및 손실보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동 간담회 자료28)에 따르면, 책임준공확약이 제3자를 위한 지급의 보증이나 수탁재산에 대한 손실의 보전에 해당하지는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책임준공의무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과 관련하여, 의무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액이 과도하게 산정되는 등 손해배상액 산정조건이 통상적인 조건이 아닌 경우에는 손실보전에 해당될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으나 부동산신탁사가 금융감독당국의 건전성 규제대상인 점, 경기 불황 및 건설산업 침체에 따라 책임준공확약 및 책임준공의무 미이행시의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하는 다수의 사업장에서 일시에 손해배상의무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 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과도한 손해배상액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책임준공확약이 지급보전 및 손실보전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미이행시 부담하게 되는 손해배상의무 또한 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으로 일관된 것이다. 즉, 손실보전행위는 그 자체로 문제가 될 뿐, 보전금액의 다과에 따라 손실보전행위 해당 여부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신탁사의 책임준공 미이행시 대출원리금 배상이 통상적인 조건을 벗어난 과도한 손해배상금액의 약정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과도하게 산정된 손해배상액의 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는 관련 법령상 조항이나 판례가 존재하지 아니하고 일반적으로 PF대출약정에서 책임준공의무 미이행시에는 의무자로 하여금 채무인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도 다수 존재하여 책임준공의무 불이행에 따른 통상적인 부담을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신탁사의 책임준공의무 미이행시 대출금융기관에 대하여 대출원리금 및 연체이자를 배상하는 형식의 약정은 통상적인 거래조건에 비하여 손해배상액이 과다하게 산정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Ⅳ. 결론
부동산 프로젝트파인낸싱의 경우 대출금융기관은 부동산 PF에 소요되는 자금을 대출하고 차주인 시행회사로부터 PF대출에 대한 이자, 취급수수료, 자문수수료, 경우에 따라 성공수수료, 대리은행 수수료 등 각종수수료를 징구하여 부동산 PF에 대한 보수를 징구한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의 경우 주로 토지 매입단계 또는 인허가 위험이 제거되지 않은 사업초기단계에 활발히 참여하는 편이며, 제1금융기관인 은행은 인허가를 완료하고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프로젝트 및 우량 시공사가 선정된 경우 주로 참여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수한 프로젝트이나 토지비 비중이 크거나 우량시공사가 참여하기에는 공사비 규모가 크지 않은 사업의 경우 부동산 신탁사의 신용공여를 통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이루어지는 사업구도가 많이 사용되어지고 있다.
부동산 신탁회사는 위탁자인 시행회사로부터 부동산을 수탁받아 수익자인 대출 금융회사의 이익 또는 특정목적을 위하여 그 부동산을 관리·운용하거나 처분하고 그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수익자에게 교부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부동산 PF에의 관여주체로서 해당 차주와 시공회사의 신용을 평가하기 위한 신용평가회사, 감정평가회사 및 법률자문사 등이 참여하여 프로젝트에 대한 법률적 검토, 사업성 검토를 병행하여 진행한다.
이러한 검토과정에서 PF금융회사는 PF대상 사업의 사업성도 중요한 검토 요인에 해당하지만 PF 대상인 사업주에 대한 신용도도 중요한 검토요인이 된다. 이러한 검토과정에서 사업주의 신용을 보강해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사업성은 우월하나 사업규모, 시공사 신용등급 등이 부족한 사업의 틈새시장상품으로 부동산 신탁사의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토지신탁 사업은 그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상품에 해당한다. 다만, 관리형토지신탁사업의 경우 신탁사의 책임과 역할이 제한적임을 감안하여 각 사업파트너의 역량이 중요한 사업에 해당된다. 향후 부동산경기가 정점을 찍고 지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각 사업파트너간의 새로운 신용보강 또는 분산을 통한 부도리스크를 차단하고자 하는 시장의 논의가 진행되고 상품화의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이러한 시장의 수요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 금융의 고도화가 선진 금융강국처럼 진행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