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주택전세1)시장은 주택매매시장과 서로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유사하게 움직이고 있다. 즉,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우 전세수요의 일부가 매매수요로 전이되어 매매가격이 상승하게 되고, 매매가격의 상승은 매매수요의 일부를 임대수요로 전환시켜 전세가격에 상승압력을 주는 순환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은 우리나라 주택가격 결정의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되어왔다. 구체적으로, 주택매매가격과 주택전세가격 중 경제에 일어나는 충격에 대해 어느 쪽이 먼저 반응하고 어느 쪽이 뒤에 반응하는지에 대해 많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먼저 반응하는 변수의 움직임을 통해 다른 변수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매매가격과 주택전세가격의 관계와 그 특성은 주택가격 예측과 그에 따른 영향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잠재적 주택수요자의 주택점유형태와 그 시기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유의미한 정보라고 볼 수 있다(김우석, 2019).
이로 인해 매매시장과 전세시장 사이의 관계를 많은 연구에서 연구하고 있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두 시장 사이의 관계는 일반적으로 자산시장이론과 대체재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다.
먼저, 자산시장이론에서는 주택이 내구성(durable)을 가진 자본재로 판단하고, 자본재의 수요자는 자산을 늘리기 위해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다. 투자자들에게 주택매매 차익은 자산 증가와 연결되기 때문에 매매시점의 판단을 위해 전세가격은 투자의 중요한 예측 수단이 된다. 특히, 성주한·박필(2014)은 자본이득의 가능성이 봉쇄된 전세가격은 미래에 대한 기대보다는 현재의 주택 수급상황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주택시장의 현재를 가장 잘 반영하는 지표라고 하였다. 따라서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을 선행하여 움직인다.
반면, 대체재 이론은 주택 구입시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을 포기하고 일정기간 거주하는 대가로 전세가격을 지불하기 때문에 두 가격은 대체재의 성격을 가진다. 하지만 주택매매가격은 전세가격에 비해 우등재(superior goods)로 주택매매가격이 오르면 주택을 구매할 여력이 없는 소비자들이 전세시장으로 이동하게 되어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후행하며 상승한다.
그러나 국내부동산시장은 국내외 거시경제적 요인과 부동산정책들로 인해 일방적인 인과관계로의 설명은 어렵다. 그 예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서울 및 수도권의 아파트시장은 매매가격이 둔화하거나 정체한 반면, 전세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역전 현상이 있었다. 전세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자 5대 광역시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상승하며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노상윤, 2010).
이처럼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의 인과관계는 선행연구들에서도 일치하는 결론을 얻지 못하고 있다. 주택매매가격과 주택전세가격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 가운데 임정호(2006)와 조주현·임정호(2004)는 주택매매가격이 주택전세가격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한 반면, 문규현(2010), 홍정효(2012)는 주택전세가격이 주택매매가격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하였다.
주택매매가격과 주택전세가격의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방법은 공적분(cointegration)의 존재 여부에 따라 벡터자기회귀(vector autoregression, VAR) 모형2)(예: 문규현, 2010; 박헌수·안지아, 2009; 임정호, 2006)과 벡터오차수정 모형(vector error correction model, VECM)3)(노상윤, 2010; 이영수, 2010; 전해정, 2012; 전해정·박헌수, 2012)의 연구가 있다. 이들 연구방법은 주택매매가격과 주택전세가격간의 인과관계를 분석함에 있어 선형 모형(linear model)을 이용하고 있다.
Campbell et al.(1997)은 시장 참여자들의 상호작용(strategic interactions among market participants)과 자산가격에 새로운 정보가 반영되는 과정 그리고 거시경제 전반의 변동성(economic wide fluctuations) 등으로 인해 자산가격은 비선형성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Abelson et al.(2005)은 호주 부동산시장에서 주택가격이 상승·하락할 때, 가계 반응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주택가격은 비선형성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주택가격의 상승기에는 주택시장 진입이 늦어질수록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가계는 주택시장에 참여하려고 한다. 그러나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주택거래를 하려고 하지 않게 되고, 이로 인해 주택가격은 경직적(stickiness)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주택가격은 상승기와 하락기에 다른 동태적 성격을 가지는 비선형성을 가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비선형성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형모형으로 평가할 경우, 자료의 비선형성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어 잘못된 추론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Ye and Zhang(2018)은 경제의 메커니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어떤 충격이나 경제정책의 변화는 거시경제 전체의 구조적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선형관계를 분석할 뿐만 아니라 비선형 인과관계를 탐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Gallant et al.(1993)은 이론적인 측면에서 판단할 때 자산 가격 사이의 관계가 반드시 선형일 필요는 없으며, 또한 자산 가격 사이의 선형관계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비선형 관계의 존재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선형과 비선형관계 선형과 비선형관계를 모두 검토함으로써 자산 가격 사이의 관계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시장을 대상으로 비선형성을 고려한 연구4)는 많이 존재하지만, 우리나라 아파트매매가격과 아파트전세가격 간의 비선형 모형(non- linear model)을 이용한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는 전무하다.
본 연구의 목적은 우리나라 아파트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을 대상으로 두 가격의 비선형 인과관계를 검토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비모수적(non-parametric) 방법인 비선형 인과관계(non-linear causality) 검증을 활용함으로써 기존 모형과 비교하여 모형 설정의 오류(model specification error)를 회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Hiemstra and Jones(1994)의 방법을 이용한다. 또한, Hiemstra and Jones(1994) 방법론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다기각(over-reject) 문제를 수정한 Diks and Panchenko(2006)의 방법을 추가적으로 이용하여 강건성 검증을 하고자 한다.
추정결과, 선형 인과관계 검증에서는 아파트매매가격지수와 전세가격지수는 양방향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양방향 인과관계는 거시경제변수를 고려한 비선형인과관계 분석에서도 동일하게 관측되었다. 하지만 Hsieh(1991)와 Hiemstra and Jones(1994)의 주장과 같이 추정에 사용되는 변수의 비선형성은 변동성 효과에 의해 나타날 수 있음을 고려하기 위해 이변량 GARCH 모형을 이용한 비선형 인과관계 검정에서는 아파트전세가격지수가 아파트매매가격지수를 인과하는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이는 변동성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비선형분석에서 나타난 결과인 아파트매매가격지수가 아파트전세가격을 인과한다는 것은 이분산성 효과 때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Ⅰ장의 서론에 이어 제Ⅱ장에서는 본 연구의 실증분석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제Ⅲ장에서는 표본자료 및 실증분석 결과를 보고한다. 마지막으로 제Ⅳ장에서는 결론을 제시한다.
Ⅱ. 실증분석 방법
본 연구의 목적은 아파트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인과관계를 검증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선형 인과관계 분석 방법인 그랜저 인과관계 검정방법과 Hiemstra and Jones(1994), Diks and Panchenko(2006)의 비선형 인과관계 분석방법을 활용하여 검증한다. 본 연구에서 비선형 인과관계 검증을 이용하는 이유는 전통적인 그랜저 인과관계는 선형 인과관계를 검증하는 데 있어 높은 검증력을 가질 수 있으나, 비선형 인과관계에 대한 검증력은 낮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선형 인과관계와 비선형 인과관계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이용하여 분석한다.
선형 인과관계 검증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으므로 간략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정보집합인 F(xt|It-1)은 t-1기까지의 정보(It-1)가 주어진 상황의 조건부확률을 나타내고, 와 를 xt와 yt의 시차벡터(lagged vector)로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하자. Granger(1969) 인과관계 검정에서는 두 변수의 시차(lags)로 Lx와 Ly의 값이 주어졌을 때 안정적인 시계열 데이터 xt와 yt 사이에 (식 1)의 관계가 성립하면 yt는 xt를 인과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식 1)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yt의 과거 값은 xt의 현재값과 미래값을 예측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 변수의 과거 값이 다른 변수의 현재값과 미래값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그랜저 인과관계 검정방법이다.
이러한 그랜저 인과관계 검증은 일반적으로 (식 2) 및 (식 3)과 같은 축약형(reduced form) VAR 모형을 이용한다.
여기서 n은 최적시차를 나타내고, εx,t와 εy,t는 잔차를 나타낸다. (식 2)의 추정 계수 βi들이 통계적으로 유의하면 변수 yt가 xt를 그랜저 인과(granger cause) 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yt의 과거 값들이 xt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식 3)에서 추정계수들인 γi가 유의한 값을 가지게 된다면 xt가 yt를 그랜저 인과한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랜저 인과관계 분석은 두 변수 사이의 선형관계(linear relationship)를 분석하므로 두 변수 사이의 비선형관계(non- linear relationship)를 검증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Campbell et al.(1997)은 시장 참여자들의 상호작용(strategic interactions among market participants), 자산가격에 새로운 정보가 반영되는 과정 그리고 경제전반의 변동성(economic wide fluctuations)으로 인해 경제 변수가 비선형성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많은 선행연구(Barnett et al., 1997; Kahneman and Tversky, 1979; Shiller, 1993)에서도 거시경제변수들의 비선형성(nonlinearity)을 보고하고 있다.
특히, 주식거래량과 주가 사이의 비선형 인과관계를 연구한 Hiemstra and Jones(1994) 이후 Silvapulle and Choi(1999), Diks and Panchenko(2006), Bekiros and Diks(2008), Choudhry et al.(2016), Song and Lee(2016) 등의 연구에서는 다양한 거시경제 변수 또는 금융변수들 사이에서의 비선형 인과관계를 분석하고 있다.
선형 인과관계 검정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아파트매매가격과 아파트전세가격 사이의 비선형관계를 살펴보고자 Baek and Brock(1992)의 인과관계 검증을 수정한 Hiemstra and Jones(1994)의 방법과 Diks and Panchenko (2006)의 방법을 이용하여 검증한다.
먼저 Hiemstra and Jones(1994)는 Baek and Brock(1992)의 방법론을 수정하여 시계열의 약한 종속성을 가정하고, 비선형 동태적 인과관계(a nonlinear dynamic relationship) 방법론을 제시하였다. Baek and Brock(1992) 방법에서의 잔차에 대한 가정[잔차는 i.i.d(identically and independently distributed)과정을 따른다]을 완화하여 잔차가 단기적 의존성(short-term tem- poral dependent)을 가질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Ajmi et al., 2013). 안정적(strictly stationary)이며 약한 종속성(weakly dependent)을 가지는 변수 xt와 yt가 있다고 가정하고 은 xt의 m-길이의 선도벡터(m-length lead vector)로 (식 4)와 같이 정의한다.
m, Lx 그리고 Ly의 값 모두 1보다 크고, e > 0 이라면 (식 5)와 같이 비선형 인과관계를 나타낼 수 있다. (식 5)와 같이 부등호 조건이 성립할 경우, 변수 yt가 xt를 비선형 인과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식 5)의 Pr( · )는 확률을 의미하고, ║ · ║는 최대 노옴(norm)이며, e는 척도 모수이다. (식 5)에서 좌변은 xt의 Lx-길이의 시차벡터들과 yt의 Ly-길이의 시차벡터들의 거리가 모두 e이내에 있다는 가정하에 xt의 두 개의 임의의 m-길이 선도벡터들의 거리는 e이내에 있을 조건부 확률을 나타낸다.
Hiemstra and Jones(1994)는 Baek and Brock(1992)와 같이 (식 5)에 대한 인과관계(granger cause)를 검증하기 위해 조건부 확률분포를 (식 6)과 같이 나타낸다. (식 6)은 상관적분(correlation integral)의 형태이다.
단,
여기서, t,s=max(Lx,Ly)+1, ..., T-m-1, m=T+1-m-max(Lx, Ly)이다. Hiemstra and Jones(1994)는 yt가 xt를 그랜저 인과하지 않는다는 귀무가설 하에 (식 7)과 같이 검정통계량을 제시하였다.
(식 7)을 이용하여 두 변수 xt와 yt의 비선형 인과관계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식 2)와 (식 3)에 제시된 VAR 모형을 이용하여 추정된 두 변수의 잔차인 εx,t와 εy,t를 이용하며, 이는 VAR 모형을 통해 두 변수 사이의 선형관계를 제거한 이후에도 하나의 변수의 잔차가 다른 변수의 잔차를 예측할 수 있다면, 이것은 비선형 예측력(nonlinear predictive power)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Baek and Brock, 1992).
Diks and Panchenko(2006)5)는 일반적으로 Hiemstra and Jones(1994)에서 이용한 조건부확률 추정치가 이분산성(heteroskedasticity)이 존재하는 시계열을 활용하여 분석하는 경우 편의(bias)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귀무가설을 허위기각(spurious rejection) 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일반적인 그랜저 인과관계와 호환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하였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Diks and Panchenko(2006)는 Y=y로 고정된 조건부확률의 추정치를 고안하여 일관성 있는 검정통계량을 제시하였다.
Diks and Panchenko(2006)는 Hiemstra and Jones(1994)의 방법에서 귀무가설을 지나치게 기각할 위험을 줄이고자 Xt가 Yt를 인과하지 않는다는 귀무가설을 (식 8)과 같이 나타낸다.
와 는 시차를 나타내며 벡터 에 대한 불변분포는 LX+LY=1이며 Zt=Yt+1이다. 이를 간결하게 표현하면 W= (X, Y, T) 이고 LX=LY=1로 나타낸다. 여기서, 확률밀도함수는 fX, Y, Z (x, y,z)이며 (식 9)와 같은 관계를 만족시킨다.
(식 9)에서 X와 Z가 각 Y의 고정값에 대해 Y=y로 조건부 확률분포가 독립적이라고 한다면 (식 10)과 같이 귀무가설을 나타낼 수 있다.
dw의 다변량 랜덤 백터 W는 국소 밀도 추정량이며, 이고 이다. 이에 대한 검정통계량은 (식 11)과 같이 나타내며, 표준 정규분포는 (식 12)와 같다.
는 초과하는 분포에 대한 수렴을 나타내고, Sn은 Tn (•)의 점근분산의 추정치이다. 통계량이 특정 유의수준에서 임계값을 초과하면 귀무가설은 기각된다.
Ⅲ. 표본자료 및 실증분석 결과
아파트매매가격과 아파트전세가격 사이의 선형 및 비선형 인과관계를 검증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KB부동산 Liiv ON6)에서 제공하는 월별 아파트매매가격지수와 아파트전세가격지수를 이용한다. 본 연구의 표본기간은 1991년 3월부터 2021년 7월까지이고, 총 관측치는 365개이다.7)
<표 1>은 월별 아파트매매가격지수와 아파트전세가격지수의 단위근 검정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표에서 수준변수는 아파트매매가격지수와 아파트전세가격지수의 log값을 나타내며, 차분변수는 로그변수를 1차 차분한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단위근 검정을 위해 전통적인 방법인 ADF와 PP검정 이외에 단위근 검정에서 구조적 변화를 고려할 수 있는 Zivot and Andrews(1992) 방법과 Perron(1997)의 방법을 활용8)한다.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Zivot and Andrews (1992)의 방법을 이용해 단위근 검정을 한 결과, 수준변수와 차분변수 모두 단위근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른 세 가지 단위근 검정에서는 수준변수에서는 단위근이 존재한 반면, 차분변수에서는 단위근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전세가격지수는 4가지 검정통계량에서 수준변수는 단위근이 존재한다는 귀무가설을 기각하지 못하지만 차분변수는 1% 유의수준에서 귀무가설을 기각한다. 이러한 결과는 아파트전세가격지수와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단위근이 존재하지만, 두 자료 모두 1차 차분한 경우 안정적(stationary)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단위근 검정의 결과에서 나타난 아파트매매가격지수와 아파트전세가격지수 모두 단위근을 가지고 있을 경우, 두 가격지수 사이에 공적분(cointegration) 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아파트매매가격지수와 아파트전세가격지수 사이의 공적분 관계를 검토하기 위해 Johansen 공적분 검정9)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2>에 나타나 있다.
H 0 | Trace 통계량 | 임계값 (5%) | Max. eigenvalue | 임계값 (5%) |
---|---|---|---|---|
r=0 | 15.593* | 15.495 | 15.365* | 14.264 |
r≤1 | 0.228 | 3.841 | 0.228 | 3.841 |
추정결과 아파트매매가격지수와 아파트전세가격지수 사이에는 1개의 공적분벡터(cointegration vector)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매매가격과 주택전세가격 사이의 공적분 관계가 있다는 김윤영(2012), 윤종인(2015), 이영수(2010)의 연구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 아파트매매가격지수와 아파트전세가격지수 사이에는 장기 균형관계가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공적분 관계를 고려한 VECM 모형을 이용하고자 한다.
<표 3>에서는 아파트매매가격지수 변화율과 아파트전세가격지수 변화율에 대한 기초통계량이 제시되어 있다. <표 3>에서 볼 수 있듯이 두 변수의 왜도(skewness)는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양(+)의 값을 가지며, 이는 오른쪽으로 치우친 분포를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파트전세가격지수는 음(‒)의 값을 가지고 있으며 왼쪽으로 치우친 분포를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첨도(kurtosis)를 살펴보면 두 변수 모두 3보다 큰 값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아파트매매가격지수 변화율과 아파트전세가격지수 변화율 모두 꼬리부분이 정규분포에 비해 두껍다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Jarque- Bera 통계량은 두 변수 모두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구분 | 아파트매매가격지수 변화율 | 아파트전세가격지수 변화율 |
---|---|---|
평균 | 0.003 | 0.004 |
중앙값 | 0.002 | 0.003 |
최대값 | 0.040 | 0.046 |
최소값 | -0.032 | -0.064 |
표준편차 | 0.008 | 0.011 |
왜도 | 0.390 | -0.892 |
첨도 | 8.638 | 11.976 |
Jarque-Bera 통계량 | 491.288 (0.000) | 1,270.197 (0.000) |
아파트매매가격과 아파트전세가격 사이의 비선형 인과관계를 분석하기에 앞서, 먼저 두 변수의 비선형성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왜냐하면, 어떤 시계열 자료가 선형 종속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임의의 비선형 모형을 적용시키면 가성 회귀(spurious regression)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김태우·옥기율, 2014). 시계열 자료의 비선형성을 추정하기 위해 Ramsey(1969)의 RESET 검정, Teräsvirta(1994)의 STAR 분석, Hansen(1997)의 threshold 효과 검정 그리고 Tsay(1986)의 F-검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고 분석 결과는 <표 4>에 나타나 있다. 검정결과, 아파트매매가격 변화율은 모든 검정에서 선형 종속적이라는 귀무가설을 기각하고 있다. 아파트전세가격 변화율은 Threshold 효과와 F-검정을 제외한 두 가지 통계량에서, 5% 유의수준에서 아파트전세가격 변화율이 선형 종속적이라는 귀무가설을 기각하였다. 이는 아파트매매가격과 아파트전세가격 변화율을 이용한 시계열 분석에서는 선형모형보다는 비선형모형이 더 적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분 | 아파트매매가격지수 | 아파트전세가격지수 |
---|---|---|
RESET 검정 | 3.801* (0.011) | 2.944* (0.033) |
STAR 검정 | 8.650** (0.000) | 2.944* (0.033) |
Threshold 검정 | 9.725** (0.000) | 5.781 (0.061) |
F-검정 | 11.982** (0.000) | 1.134 (0.323) |
선형 그랜저 인과관계를 검증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적정시차를 5기로 설정하고10), 아파트매매가격지수 변화율과 아파트전세가격지수의 변화율을 이용한 이변량 VECM 모형을 설정하였다. 이변량 VECM 모형을 이용한 선형 그랜저 인과관계 검증결과는 <표 5>에 나타나 있다. <표 5>의 추정결과를 살펴보면, 아파트전세가격지수의 변화율이 아파트매매가격지수의 변화율을 그랜저 인과하지 않는다는 귀무가설은 기각된다. 또한 아파트매매가격지수의 변화율이 아파트전세가격지수의 변화율도 그랜저 인과하지 않는다는 귀무가설도 기각된다. 이러한 결과는 아파트매매가격지수의 변화율과 아파트전세가격지수의 변화율이 양방향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χ2 통계량 | p-value | |
---|---|---|
아파트전세가격지수가 아파트매매가격지수를 인과하지 않는다. | 15.332** | 0.009 |
아파트매매가격지수가 아파트전세가격지수를 인과하지 않는다. | 18.316** | 0.003 |
다음으로 Hiemstra and Jones(1994)의 방법과 Diks and Panchenko(2006)의 방법을 이용한 아파트매매가격지수 변화율과 아파트전세가격지수 변화율 사이의 비선형 인과관계를 분석한 결과는 <표 6>에 제시하였다.
비선형 인과관계를 추정하기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VECM 모형을 통해 추정된 아파트매매가격지수 변화율의 잔차와 아파트전세가격지수 변화율의 잔차를 이용하였다. 또한, 조건부 확률분포를 추정하는 식에서 선도길이(lead length)를 나타내는 m, 시차길이(lag length)를 나타내는 Lx와 Ly, 척도모수(e)의 크기를 먼저 설정해야 하지만, 선형 인과관계를 검증하는 모형과 달리 이들 변수의 최적값을 측정하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Hiemstra and Jones, 1994).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Hiemstra and Jones(1994)와 Francis et al.(2010)에서와 같이 m=1, Lx=Ly로 정하고 공통 시차길이는 1에서 8까지 사용하였고, 공통 척도모수는 e=1.5σ로 설정하였다. σ는 시계열자료의 표준편차를 나타낸다.
<표 6>에 제시된 추정결과를 살펴보면, Hiemstra and Jones(1994)의 방법과 Diks and Panchenko (2006)의 방법 모두 동일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즉, 아파트전세가격지수가 아파트매매가격지수를 그랜저 인과하지 않는다는 귀무가설과 아파트매매가격지수가 아파트전세가격지수를 그랜저 인과하지 않는다는 귀무가설이 모든 공통 시차길이에서 1%와 5% 유의수준에서 유의한 값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선형 그랜저 인과관계 검증 결과와 동일한 결과로 아파트매매가격지수의 변화율과 아파트전세가격지수의 변화율은 서로 예측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형 및 비선형 인과관계 추정결과를 요약하면, 모든 검증결과는 아파트매매가격지수와 아파트전세가격지수는 선행하기도 하고 후행하기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시장은 국내외 거시경제의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거시경제변수의 영향을 고려하기 위해 아파트매매가격과 아파트전세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외적 요인인 환율과 대내적 요인인 이자율과 주가를 모형에 포함하여 거시적 상황을 통제하고자 한다.11)
먼저, 김상배(2017)는 대외적 요인인 환율 불확실이 높으면 이자율 상승에 따른 아파트가격 하락 효과가 크다고 주장하였다. 이영수(2019)는 금리 상승이 주택가격을 하락시켜 주택 거래가 감소하게 된다고 하였다. 문규현(2019)은 CD유통수익률의 상승은 주택가격을 하락시키고, 주택거래를 위축시킨다고 하였다. 이자율이 하락하면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므로 주택가격은 상승하게 되는 반면, 주택 구매여력이 충분하지 않는 수요자들은 전세시장으로 몰리게 된다. 주가와 부동산의 관계는 자산효과(wealth effect)로 주가 상승에 따른 예상치 못한 소득의 증가가 부동산 투자로 이어져 주식가격의 변화는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주가가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하는 연구는 많이 존재한다(금기조·김병량, 2015; 김재경, 2013; 임병진·한성윤, 2009; Chen and Ghysels, 2011; Green, 2002; Ibrahim, 2009; Kakes and Van Den End, 2004; Kapopoupos and Siokis, 2005; Sutton, 2002).
거시경제 변수의 영향을 고려하고자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서 제공하는 월별 원/달러 환율과 CD유통수익률(91일)12)과 한국거래소에서 제공하는 월별 KOSPI지수를 활용한다. 거시적 상황을 고려한 선형과 비선형 인과관계의 추정결과는 <표 7>과 <표 8>에 제시되어 있다.13) 전반적으로 <표 5>와 <표 6>의 추정결과와 유사하게 선형 및 비선형 인과관계 추정결과, 아파트매매가격지수와 아파트전세가격지수는 양방향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χ2 통계량 | p-value | |
---|---|---|
아파트전세가격지수가 아파트매매가격지수를 인과하지 않는다. | 12.333* | 0.031 |
아파트매매가격지수가 아파트전세가격지수를 인과하지 않는다. | 18.208** | 0.003 |
Hsieh(1991)와 Hiemstra and Jones(1994)에 의하면, 주식수익률의 비선형 구조는 ARCH 잔차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Ross (1989), Andersen(1996)에 따르면, 시계열 자료의 변동성은 정보의 유입 정도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이를 변동성 효과(volatility effect)라고 한다. 즉, 아파트가격과 아파트전세가격의 의존성은 변동성 전이 효과에 기인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도 Francis et al.(2010)에서와 같이 잔차에서 존재할 수 있는 이분산성을 고려하기 위해 이변량 BEKK-GARCH 모형을 이용하여 분석한다. 이변량 BEKK-GARCH 모형에서의 평균방정식은 VECM 모형에 환율, 주가, 금리를 외생변수로 추가한 것으로 사용하였으며, 분산방정식(variance equation)은 아래와 같다.
여기서, εt-1은 평균방정식에서 나타난 잔차의 벡터이고, Ht는 조건부 분산-공분산 행렬을 나타내며, 추정할 계수는 이고, 이며 이다.
특히, A에서의 대각요소는 아파트매매가격지수 변화율과 아파트전세가격지수 변화율에 대한 예상하지 못한 충격이 아파트매매가격지수 변화율과 아파트전세가격지수 변화율의 조건부 분산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며, 비대각원소는 교차효과(cross effect)를 나타낸다.
조건부 분산-공분산 행렬(Ht)이 양정부호행렬(positive definite matrix)이 되기 위한 제약조건은 BEKK-GARCH 모형을 통해 추정되는데 행렬 C0의 대각원소가 양(+)의 값을 가져야 하고, 행렬의 원소인 a11값과 b11값이 양(+)의 값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표 9>에 제시된 이변량 BEKK-GARCH 모형의 추정결과는 이러한 조건을 모두 만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표 10>은 이변량 BEKK-GARCH 모형의 적절성을 평가하기 위해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화율의 표준화된 잔차(standardized residuals, εx,t)의 제곱과 아파트전세가격지수의 표준화된 잔차(standardized residuals, εy,t)의 제곱을 이용하여 Ljung-Box Q-통계량을 추정한 결과이다. 추정결과, 두 변수의 잔차 모두 이분산성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본 연구에서 활용한 GARCH 모형이 이분산성을 적절히 통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파트전세가격지수 | 아파트매매가격지수 | |
---|---|---|
LB (8) | 8.000 (0.333) | 4.254 (0.642) |
LB (16) | 15.604 (0.409) | 17.429 (0.234) |
LB (24) | 19.083 (0.696) | 31.848 (0.080) |
<표 10>의 추정결과에 따라 본 연구는 BEKK- GARCH 모형을 활용하여 추정된 이분산성이 조정된 잔차를 이용하여 비선형 인과관계 검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는 <표 11>에 제시되어 있다.14) <표 11>의 추정결과를 살펴보면, 아파트전세가격지수가 아파트매매가격지수를 그랜저 인과하지 않는다는 귀무가설은 시간길이 2, 3, 4, 5에서 유의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반대로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아파트전세가격지수를 그랜저 인과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표 6>과 <표 8>에 나타난 아파트매매가격과 아파트전세가격은 양방향으로 비선형 그랜저 인과한다는 결과와는 달리 이분산성을 조정한 결과, 아파트매매가격지수가 아파트전세가격을 인과한다는 것은 이분산성 효과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파트전세가격지수의 변동성이 아파트매매가격지수의 변동성에 대해 예측력을 가진다고 보고한 문규현(2010)과 홍정효(2012)의 연구와 유사한 결과이다.
Ⅳ. 결론
본 연구의 목적은 우리나라 아파트매매가격과 아파트전세가격을 대상으로 두 가격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것이다. 본 연구의 분석을 위해 비모수적(non-parametric) 방법인 비선형 인과관계 검증(nonlinear causality test)을 이용하였다. 비선형 인과관계 분석을 위해서 수정된 Baek and Brock(1992) 방법론인 Hiemstra and Jones(1994)의 방법을 이용하였고, 강건성 검정을 위해 Diks and Panchenko(2006)의 방법론을 활용하였다. Gallant et al.(1993)은 이론적으로 자산가격과 같은 시계열 자료들은 선형과 비선형 관계를 동시에 분석하는 것이 시계열 자료들 사이의 관계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KB부동산 Liiv ON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이용하였으며, 표본기간은 자료 수집이 가능한 1991년 3월부터 2021년 7월까지이다. 분석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선형 인과관계 검증에서는 아파트매매가격지수와 아파트전세가격지수는 양방향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어느 한 방향으로의 예측력보다는 서론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아파트매매가격지수와 아파트전세가격지수는 순환 과정을 거치며 결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비선형 인과관계 검증에서도 선형 인과관계와 같이 아파트매매가격지수와 아파트전세가격은 양방향으로 그랜저 인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거시경제의 상황의 변화를 고려하기 위해 환율, 금리, 주가를 통제한 결과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셋째, Hsieh(1991)와 Hiemstra and Jones (1994)의 주장과 같이 추정에 활용되는 변수의 비선형성이 변동성 효과에 의해 나타날 수 있음을 고려하기 위해 이변량 BEKK-GARCH 모형을 이용하여 이분산성을 고려한 잔차를 추정하였다. 이분산성이 고려된 잔차를 이용하여 비선형 인과관계 검증을 실시한 결과, 아파트전세가격지수는 아파트매매가격지수를 인과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아파트매매가격지수가 아파트전세가격을 인과한다는 것은 이분산성 효과 때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우리나라 아파트전세가격은 아파트매매가격에 대해 예측력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아파트전세가격의 변화에 대한 정보가 부동산시장에 먼저 반영되어 아파트매매가격 예측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투자자의 투자결정과 정부의 부동산정책 수립 시 아파트전세가격의 움직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고의 한계점은 아파트매매가격과 아파트전세가격간의 인과관계에 미치는 다양한 변수들을 모두 통제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또한, 변수들 사이의 관계를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 장기와 단기를 고려할 필요성도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지역별 아파트가격 변화 양상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여 지역별 세분화된 충분한 시계열이 확보된다면 지역별 아파트매매가격과 아파트전세가격의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추후 연구과제로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