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도시의 상업·업무시설 또는 상업용부동산은 도시민이 필요로 하는 상품 및 서비스를 공급하는 역할과 함께 일자리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비주거시설1)이다(이경민 외, 2010). 과거 상업용부동산은 중심상업업무지구(Central Business District, CBD)를 중심으로 입지하였다면, 최근에는 외곽 신규개발, 공공기관 이전, 기술·사회적 변화와 더불어 소비자 니즈가 다양화됨에 따라 상업용부동산의 입지수요가 변화하고 있다. 상업지역에 대한 입지수요는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됨에 따라 감소하였고, 임대료가 높은 중심상업지역의 선호도는 낮아진 반면, 임대료가 낮은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특색 있는 소규모 상업시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업무시설도 임대료가 저렴하고 업무환경이 좋은 지역으로의 이동, 원격근무와 유연근무 등으로 공간수요가 변화하고 있다(강윤경, 2016).
이러한 공간수요의 변화는 관련 통계자료를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한국감정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2017~2020년) 전국의 오피스 공실률은 11%를 상회하고, 중대형 상가·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은 증가 등 상업용부동산의 활용도가 낮음을 보여준다. 특히 서울 도심의 상업용부동산 공실률은 서울 평균보다 높고2),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및 디지털 사회로의 변화는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더욱 가속화 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문새하, 2020; 신기동·유민지, 2020).
도시의 공간활용 측면에서 저이용되고 있는 공간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는 공실 또는 저이용 오피스·상가 공간을 활용하고, 주거공급의 수단으로서 해당공간을 주거로 전환하는 부동산 정책3)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들 정책의 내용은 주거물량 확보 및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저이용되고 있는 상업·업무 공간 중에서도 현재의 용도, 입지한 지역의 특성에 따라 주거가 아닌 다양한 타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저이용 공간은 단순 건물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침체지역이거나, 침체가 예상되는 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일수 있기 때문에, 보다 넓은 공간범위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나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지금까지의 접근방식은 개별 건축물 단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을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해선 개별 건물의 특징뿐만 아니라, 주변 도시적 요인을 고려하여 활용방안을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에 대한 현황파악 및 기초분석도 부재한 실정이다. 이러한 배경하에 이 연구의 목적은 부동산 시장 변화에 따라 수요가 감소하여 저이용되고 있는 상업·업무 공간의 현황 및 특성을 분석하고, 더 나아가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을 유형화함으로써 각 유형별 활용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선행연구 및 관련사례 검토
저이용 공간은 기존 공간을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신축에 따른 자원낭비를 방지할뿐만 아니라, 필요시설을 신속하게 공급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이용 및 유휴공간의 특성과 유형을 분석하고, 활용방안을 제시한 연구는 다수 존재한다. 김상훈·남진(2016)은 유휴공간의 특성을 구분하고 특성별 활용방안을 제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유휴공간이 발생한 원인별로 유형을 구분하고, 공원, 문화예술시설, 업무·상업시설 등 다양한 측면으로 활용방향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제도적으로 접근하였기 때문에 실제 저이용 및 유휴공간에 대한 검토가 부족한 한계가 있다. 김동한 외(2015)는 공간 데이터를 이용하여 유휴공간을 탐색하고, 확률모형으로 개발 잠재력을 분석하였다. 유휴공간의 객관적 현황 자료와 분석수단으로서 의미를 가지나, 연구의 대상이 주로 이전부지, 공·폐가, 방치공간 등 미이용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유휴공간은 미이용지와 더불어 이용도가 낮은 저이용지도 포함되는 개념으로 이에 대한 접근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저이용 공간에 대한 접근이 어려웠던 이유는 관련 데이터의 부족함 때문이다. 건축공백지(나대지), 장기 미집행 시설용지, 이전부지, 폐·공가 등 미이용 공간 데이터는 건축물대장 또는 토지대장을 통하여 구득이 가능한 반면, 저이용 공간은 이용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최근 필지단위 건물에너지 사용량 자료를 토대로 공간의 이용 정도를 파악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는 건물 에너지 정보를 기반으로 빈집의 추정기준을 마련하였고,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영세자영업자 지원사업의 현장평가에 있어서도 에너지 사용량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에너지 정보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EIA)과 스페인에서도 저이용 공간의 에너지사용량을 조사하여 공표하고 있다.
국내에서 저이용 상업·업무 시설을 활용한 사례를 살펴보면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근린생활시설 주거전환, 호텔 주거전환, 그리고 ‘수도권 주택 공급 기반강화 방안(2020년 5월 6일)’에서도 공실 오피스·상가를 주거로 전환하는 내용을 발표하는 등 주거로의 전환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국외에서는 주택공급뿐만 아니라, 도심 활성화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한다. 유럽의 경우, 도심부의 경제 활성화, 슬럼화 방지 등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상업용 부동산의 상층부를 아파트처럼 개조하여 도심부에 주택을 공급한다(박선영, 2019). 영국의 LOTS(Living over the shops) 정책은 상업용 부지 중 공실 상태이거나 저이용되고 있는 건물 상층부를 활용하여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도심에 거주하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도심부에 활력이 생기고 야간 경기가 활성화된다는 장점이 있으나, 건축법, 화재 및 보건법 등 관련 법률 정비에 상당한 비용을 소모됨과 동시에 복잡한 상업지구에 거주함으로 인해 소음공해 등 다른 불편을 겪는다는 문제점도 있다. 일본은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노인 요양시설 및 복지시설로 변경 및 활용하고 있다(최희원, 2015).
이처럼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은 주거뿐만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으며, 적절 용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경제적 타당성뿐만 아니라 건물의 물리적 특성, 그리고 도시적 요인인 입지적 특성이 고려되어야 한다(Remøy and van der Voordt, 2006). 특히 적절한 주거지로써 입지적 조건을 갖추려면 용도지역, 공공시설 및 대중교통 접근성, 소음 등이 고려되어야 하고, 리모델링 가능 여부와 관련하여 건축연도, 구조, 층수 등 물리적 구조가 고려되어야 한다(Geraedts and van der Voordt, 2007; Remøy and Wilkinson, 2012).
관련 선행연구와 사례를 검토한 결과, 저이용 공간은 유휴공간의 일종으로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의 한계로 연구의 대상으로 다루어지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대안적으로 저이용 공간데이터 구축가능성을 확인하였고,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은 공간 자체의 활용성 제고 목적뿐만 아니라, 도시문제 해결측면에서도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저이용 공간이 주거로 적절히 활용되기 위해선 물리적 조건과 더불어 경제성, 입지 요소가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책 측면에서는 개별 건물단위의 주거전환 및 관리 정책중심이고, 연구 측면에서는 사례중심의 연구만 이루어졌을 뿐, 데이터에 기반한 기초 현황 및 공간적 분포, 그리고 활용방향을 다룬 연구는 부재하다. 이 연구가 갖는 차별성은 공간데이터를 기반으로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의 기초현황을 파악하고, 더 나아가 경제, 물리, 입지적 특성을 고려한 활용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Ⅲ. 분석자료와 방법
비주거 공간은 주거용을 제외한 상업용, 공업용, 문화사회용 등이며, 이 연구에서는 비주거 공간 중 85%를 차지하는(국가통계포털, 2019) 상업·업무 건축물을 대상으로 하였다. 데이터 구축을 위하여 건축물대장을 활용하였으며, 상업용 건축물 중에서도 건물 주용도가 제1·2종 근린생활시설, 근린생활시설, 업무용 건물로 한정4)하였다. 한편, 하나의 건물일지라도 각층 및 점유공간별로 다른 용도로 이용될 수 있다. 이를 반영하기 위하여 건축물 대장 중 층별 개요를 이용하였다.
서울시 건축물에는 총 2,978,565개 개별점유 공간이 있고, 이중 공간 활용도가 낮은 지하와 옥탑층수를 제외한 상업·업무 공간은 총 604,231개이며, 188,813개 대지에 위치한다.
저이용 공간은 이용이 감소한 공간이라 할 수 있으며, 건물단위에서 이용 정도는 에너지사용량으로 추정 가능하다. 빈집 또는 소상공인사업 실태조사시 건물의 에너지사용량을 검토한다는 점을 착안하여, 전기에너지소비량을 이용하여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을 추정하였다. 즉, 저이용 공간을 협의적으로 기존 공간의 이용 정도가 감소 추세에 있어 에너지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공간으로 정의하였다.
전기에너지소비량은 필지단위로 제공되는데, 상업·업무 공간이 위치한 필지 중 2017~2018년 1년 동안 전기에너지소비량이 10% 미만으로 감소한 필지는 67.42%를 차지하고, 2018~2019년 사이 10% 미만 감소한 필지는 54.68%를 차지한다(<그림 1>과 <그림 2> 참조). 전년대비 에너지소비가 10% 미만으로 감소한 필지가 과반수이상 차지하는 것은 10% 범위 내에서 에너지 변동은 일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임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2년 연속 10% 이상 감소하였다는 것은 해당 건물의 활용도가 현저히 낮아졌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 연구에서는 상업·업무 공간 중 2년 연속 전기에너지소비량이 10% 이상 감소5)한 건물을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으로 하였다.
기타 데이터는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의 특성을 유형화하기 위함이며, 오피스를 주거로 전환할 경우, 건물 물리적, 입지적 요인을 고려한다라는 선행연구(Geraedts and van der Voordt, 2007; Remøy and van der Voordt, 2006)를 참조하였다. 물리적 요인에는 건물 노후도, 구조, 층수 등이 있고, 입지적 요인에는 용도지역, 토지 임대료, 대중교통과의 접근성 등이 있다. 이 중 공공데이터로 구득 가능한 자료를 중심으로 <표 1>과 같이 데이터를 선정하였다.
구분 | 변수명(단위) | 내용 | 출처 |
---|---|---|---|
에너지 | 전기에너지소비량(KWh) | 대지의 전기에너지소비량 | 건축데이터민간개방시스템 (http://open.eais.go.kr) |
경제 | 토지추정가격(억 원) | 개별공시지가×대지면적 | 서울열린데이터광장 (https://data.seoul.go.kr) |
물리 | 건물전체면적(m2) | 건물 전체 연면적 | 건축데이터민간개방시스템 (http://open.eais.go.kr) |
건물노후도 | 2019년-건축연도 | ||
개별 점포 면적(m2) | 층별 개요의 개별 점용공간 면적 | ||
개별 점포 용도 | 소매점, 일반음식점, 사무업무, 기타* | ||
입지 | 종사자밀도(인/km2) | 행정동 종사자 수/행정동 면적 | 서울열린데이터광장 (https://data.seoul.go.kr) |
상권변화지표 | 정체상권, 축소상권, 다이나믹상권, 성장상권 | ||
보육시설밀도(개소/km2) | 행정동 보육시설 수/행정동 면적 | ||
지하철역까지 거리(m) | 필지로부터 가까운 지하철역까지 거리 | 도로명주소 배경지도 (https://www.juso.go.kr) |
경제적 특성은 상업·업무 공간의 매입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함이며, 개별공시지가와 대지면적을 이용하여 산정하였다. 건물의 물리적 특성은 건물 전체면적, 건물 노후도, 개별 점포 면적과 용도로 기활용되고 있는 상업·업무 공간의 변경 가능성 관련 지표로 선정하였다. 이밖에도 입지특성을 고려하여 지역의 고용, 상권, 주거환경, 대중교통 접근성을 반영하고자 종사자밀도, 상권변화지표6), 보육시설밀도, 지하철역까지 거리를 이용하였다.
최종 분석데이터는 필지고유번호(PNU)을 기준으로 전기에너지소비량, 경제, 물리, 입지적 속성이 결합 가능한 대지만을 대상으로 하였고, 데이터가 누락되었거나 결측값은 분석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 중에서도 증축, 개축, 리모델링 등을 추진하기 어려운 협소한 과소필지(90m2 미만)와 건물전체면적 또는 개별 점포면적이 10m2 이하로 규모가 작아 활용하기 어려운 공간은 분석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마지막으로 전기에너지소비량이 2년 연속 10% 이상 감소한 공간을 선별한 결과, 총 604,231개 상업·업무 공간 중 2.85%에 해당하는 17,208개 공간을 최종분석데이터로 선정하였다(<그림 3> 참조).
데이터를 유형화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군집분석으로 특성이 유사한 것끼리 집단화하여 자료를 유형화 할 수 있다. 군집분석의 종류는 계층적 군집분석, K-평균 군집분석, 이단계 군집분석 등이 있으며, 분석하고자 하는 데이터의 특성에 따라 군집분석 방법이 결정된다. 계층적 군집분석과 K-평균 군집분석은 연속형 자료만을 처리할 수 있는 반면, 이단계 군집분석은 연속형 변수뿐만 아니라 명목형 변수를 동시에 다루며, 적합한 군집 수를 자동으로 설정하고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이성희 외, 2012; 허명회, 2015).
최종 분석 데이터가 연속형 변수외 명목형 변수(개별 점포 용도, 상권변화지표)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단계 군집분석을 이용하였다. 이단계 군집분석은 순차적인 군집화방법을 활용하여 소규모 크기의 작은 군집으로 개체들을 사전 군집화한다. 최적군집은 BIC(Schwarz’s Baysian Information Criterion)값7)과 BIC 변화비가 가장 낮고, 거리측정비가 가장 높은 단계에서 도출된다(오정학 외, 2010; 이성희 외, 2012; 최형인·박미선, 2013). 분석결과물로는 변수별 중요도와 각 군집별 변수의 평균값 또는 빈도값이 도출된다.
Ⅳ. 분석결과와 해석
전기에너지 소비량을 기반으로 구축한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의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전년대비 전기에너지소비량이 2년 연속 10% 이상 감소한 대지 중 일부와 다음 로드뷰8) 실제 현황을 비교하였다. 종로구 및 중구 일대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 중 4곳을 무작위로 선택하여 비교한 결과, 해당 주소에 위치한 건물이 공실 또는 미이용 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그림 4> 참조). 따라서 전기에너지 소비량을 이용한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 데이터는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서울시에서 저이용되고 있는 상업·업무 공간에 대한 기초 통계량은 <표 2>와 같다. 총 17,208개 비주거 공간 중 토지추정가격의 최소값은 0.5억 원, 최대 2,446억 원, 평균 추정가격은 40억 원이다. 건물전체면적은 최소 21m2, 최대 46,123m2이고 평균 1,283m2의 규모를 갖고, 건물 노후도의 평균값은 30년이며 개별 점포의 면적은 최소 10m2이고 평균은 130m2 규모를 갖는다. 입지적 특성으로 종사자 밀도는 최소 393인/km2, 최대 111,795인/km2, 평균값은 16,957인/km2이고, 보육시설밀도는 최소 0.3개소/km2, 최대 67개소/km2, 평균 10개소/km2이며, 지하철역까지 거리는 최소 9m, 최대 3,219m, 평균적으로 465m 거리에 위치한다. 저이용 비주거 공간 중 사무업무, 소매점, 음식점, 오피스텔을 제외한 기타 비주거 공간이 36.5%로 가장 많이 저이용되고 있으며, 사무업무 공간은 31.1%, 소매점 16.6%, 음식점 12%가 저이용되고 있다. 다이나믹 상권에 저이용 비주거 공간이 가장 많이 입지해 있으며, 확장상권에 가장 적게 입지한다.
서울시 저이용 비주거 공간 밀집도 분포와 자치구별 저이용 비주거 공간 현황은 <그림 5>와 같다. 서울 전역에 걸쳐 고루 분포하지만, 강남구(신사동 일대), 마포구(홍대 일대), 그리고 구도심(종로구 및 중구)에서 밀집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자치구별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은 강남구가 2,400개로 가장 많으며, 특히 사무업무용으로 저이용되는 공간(966개)이 다수이다. 이는 종로, 강남, 마포를 중심으로 상업·업무시설이 분포하므로 나타난 결과로 판단된다. 자치구 전체 상업·업무공간 대비 저이용 공간 비율을 살펴보면, 서대문구와 종로구가 각각 7.9%, 7.4%로 높은 수준이며, 강남구와 마포구는 5% 수준으로 타 자치구와 유사한 수준이다.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을 유형화하기 위하여 경제, 물리, 입지와 관련한 9개 변수를 입력변수로 설정하여 이단계 군집분석 결과, 최적 군집수는 7개로 도출되었다. 결과의 적합도를 나타내는 ‘응집 및 분리의 실루엣 측정’은 보통으로 군집분석결과는 타당하다(<그림 6> 참조). 군집을 구분함에 있어 변수의 기여 정도를 나타내는 예측자 중요도는 종사자밀도, 토지추정가격, 건물 전체면적, 개별 점포 면적, 개별 점포 용도, 상권변화지표가 1로 동일하고, 건물 노후도, 보육시설밀도, 지하철역까지 거리는 각각 0.33, 0.18, 0.17로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그림 7> 참조).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 7개 군집별 결과는 <표 3>과 같다. 군집 1에 속하는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의 특징으로 평균 추정토지가격은 31억 원, 건물 전체면적과 개별 점포 면적의 평균은 각각 10,751m2, 470m2로 건물의 규모뿐만 아니라, 층별 규모가 타 군집보다 상대적으로 크다. 평균 건물 노후도는 34년으로 상대적으로 노후하였고, 대부분 사무업무, 기타 용도로 활용되고 있으며, 종사자밀도가 44,668인/km2로 가장 높고 보육시설 밀도는 타 군집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지하철역까지의 거리는 321m로 타 군집에 비하여 가까운 특징이 있다.
군집2는 전체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 17,208개 중 2,916개(16.9%)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며 토지의 평균 추정가격이 23억 원으로 낮고, 평균 건물 전체면적 864m2, 개별 점포면적은 114m2으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건물이다. 대부분 기타 및 사무업무 용도로 활용되며, 평균 종사자 밀도는 16,721인/km2, 평균 보육시설 밀도는 11.37개소/km2이다. 해당 군집에 속하는 모든 공간은 정체상권에 입지해 있고 평균 지하철까지 거리가 429m이다.
군집 3에 해당하는 공간은 16.4%를 차지하며, 평균 토지추정가격은 25억 원이고, 평균 건물 전체면적과 개별 점포 면적은 각각 721m2, 108m2로 가장 규모가 작다. 모든 공간이 소매점 용도로 활용되고 있으며, 보육시설의 밀도가 가장 높은 특징이 있고, 다이나믹 상권과 정체상권에 분포한다.
군집 4의 평균 추정토지가격은 33억 원이고, 건물 전체면적은 1,105m2, 개별 점포 면적은 126m2로 중간규모의 건물이다. 주로 음식점과 오피스텔 용도로 활용되고 있으며, 다이나믹 상권과 정체 상권에 고루 분포한 특징이 있다.
군집 5에 해당하는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은 16.1%를 차지하고, 평균 토지추정가격은 23억 원으로 타 군집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건물전체면적과 개별 점포면적은 각각 878m2, 116m2이고, 평균 건물노후도는 30년이다. 대부분 기타 및 사무업무용도로 활용되고 있으며, 종사자밀도가 11,384인/km2로 가장 낮은 특징이 있다. 축소상권과 확장상권에 분포하며, 평균 지하철까지 거리는 507m이다.
군집 6에 해당하는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은 2,501개로 14.5%를 차지한다. 토지추정가격은 35억 원이고, 평균 건물전체면적은 1,030m2, 평균 상업·업무 공간 면적은 116m2, 평균 건물노후도는 26년으로 타 군집보다 상대적으로 노후도가 낮은 특징이 있다. 모든 공간이 사무·업무용도이며, 다이나믹한 상권에 위치해 있다.
군집 7은 전체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 중 16.6%를 차지하고, 평균 토지추정가격이 37억 원이며, 평균 건물 전체면적과 개별 상업·업무공간 면적은 각각 998m2, 115m2이다. 모든 공간이 기타 상업·업무 용도로 활용되고 있으며, 평균 종사자밀도와 보육시설 밀도는 각각 16,478인/km2, 11.37개소/km2이다. 다이나믹 상권에 분포하며, 평균 지하철역까지 거리는 483m이다.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 유형별 특성을 요약하기 위하여 각 군집분석 결과의 수치를 상대적으로 비교하였다. 상대적 크기를 구분한 기준은 <표 4>와 같다. 연속형 변수인 토지추정가격은 저비용, 중비용, 고비용으로 구분하였고, 건물전체면적은 소규모, 중규모, 대규모, 그리고 종사자밀도는 주거중심지, 주거/고용균형지, 고용중심지로 나누었다.
토지추정가격이 20~30억 원 사이에 분포하는 유형 2, 유형 3, 유형 5는 타 유형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토지가격이 낮으므로 저비용 그룹에 속하고, 30~40억 원에 속하는 유형 4, 유형 6, 유형 7을 중비용 그룹으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평균 토지추정가격이 331억 원인 유형 1은 고비용으로 하였다.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건물규모는 소규모(700~900m2), 중규모(900~1,500m2), 대규모(10,751m2)에 해당하는 유형으로 구분하였고, 종사자밀도는 주거중심지(10,000~16,000인/km2), 주거/고용균형지(16,000~21,000인/km2), 고용중심지(44,668인/km2)로 구분하였다.
상권활성도, 건물규모, 활용용도를 기준으로 각 유형을 명명(Naming)하고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유형 1은 ‘정체상권 대규모 사무업무 저이용 공간’으로 명명할 수 있으며, 정체된 상권, 고용접근성이 양호한 고용중심지에 위치한 사무업무용 공간이 저이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당 공간은 1차 역세권으로 대중교통 접근성이 양호하고 토지가격이 고가이며 건물 규모가 큰 특징이 있다.
유형 2는 ‘정체상권 소규모 기타 상업·업무 저이용 공간’으로 명명이 가능하며, 정체된 상권에 위치한 소규모 건물이고 상대적으로 토지가격이 저렴하며, 다양한 상업·업무 용도로 활용된다. 주거/고용이 혼재된 지역과 역세권에 위치해 있는 특징이 있다.
유형 3은 ‘활성상권 소규모 소매점 저이용 공간’이며, 다이나믹(활성) 상권 내 규모가 작고 토지가격이 저렴한 소매점이고 입지적으로 주거중심지와 역세권에 위치해있다.
유형 4 ‘활성상권 중규모 음식점 저이용 공간’은 활성상권에 위치하고, 중간 정도의 규모와 토지가격을 갖는다. 음식점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주거중심지, 비역세권에 위치한 특징이 있다.
유형 5 ‘축소상권 소규모 기타 상업·업무 저이용 공간’은 축소상권에 위치한 소규모 건물로 상대적으로 토지가격이 저렴하며, 주거중심지 및 비역세권에 위치해 있다.
유형 6과 유형 7은 ‘활성상권 중규모 사무업무, 기타 상업·업무 저이용 공간’으로 활성상권에 분포하고 중규모 상업·업무 시설이며, 사무업무 또는 기타 상업·업무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주거/고용 균형지와 역세권에 위치한 특징이 있다(<표 5> 참조).
한편, 유형별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 분포9)도는 차이가 있다(<표 6> 참조). ‘정체상권 대규모 사무업무 저이용 공간(유형 1)’은 주로 중구를 중심으로 밀집해 있다. 중구는 서울시 도시기본계획 공간구조 체계상 3도심 중 하나에 속하지만, 타 도심지(강남, 영등포·여의도)와 대조적으로 저이용되고 있는 대규모 사무업무 공간이 많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정체상권 소규모 기타 상업·업무 저이용 공간(유형 2)’은 구도심(한양도성), 동작구, 영등포, 서초구, 동대문구에서 밀집도가 높다. 해당 유형은 저이용 상업·업무 시설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유형이며, 공간적으로 특정지역(3도심 인근)에 밀집한 특징이 있다. ‘활성상권 소규모 소매점 저이용 공간(유형 3)’은 서울시 전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고루 분포하는 특징이 있으며, 특히 중구, 동대문구, 양천구의 밀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활성상권 중규모 음식점 저이용 공간(유형 4)’은 마포구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밖에도 압구정·신사가로수길, 샤로수길, 이태원 등 상업 젠트리피케이션 지역 분포와 유사하다. ‘축소상권 소규모 기타 상업·업무 저이용 공간(유형 5)’은 서울시 전역에 걸쳐 고루 분포하는데, 2030 서울플랜 공간체계 상 지역중심 분포와 유사하다. 활성상권 중규모 사무업무 저이용 공간(유형 6)과 활성상권 중규모 기타 상업·업무 저이용 공간(유형 7)은 강남구와 마포구에 집중적으로 밀집한 특징이 있다.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 유형별 활용방향은 저이용되고 있던 기존용도의 존속 가능성, 토지비용, 입지적 특성을 고려하여 주거, 산업지원(공공임대상가·공유오피스, 도시재생 지원센터 등), 편의시설(생활 SOC)을 중심으로 활용 방향성을 제시하였다(<표 7> 참조).
‘정체상권 대규모 사무업무 저이용 공간(유형 1)’은 도심의 대형 오피스 밀집지역으로 지역산업 지원공간 차원에서 고용중심지의 특징을 고려한 공유오피스 및 공공상가, 공공공간으로 활용이 가장 적절하다. 직주근접을 위한 주거, 역세권청년주택으로 활용가능 하지만, 건물 규모가 크고 토지비용이 고가이기 때문에 공공주도의 임대주택(매입임대주택)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공간으로 판단된다.
‘정체상권 소규모 상업·업무 기타 저이용 공간(유형 2)’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꼬마빌딩 등이 해당되고, 토지비용이 낮으며, 고용중심지 인근에 위치한 특징이 있다. 입지적 이점뿐만 아니라 매입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에, 공공·민간 주도의 직주근접 실현을 위한 주거전환이 적극적으로 가능한 공간이다. 또한, 도심제조업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공공오피스, 임대상가 등 지역상공인 임대시설뿐만 아니라, 전시장과 같은 문화·여가 공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활성상권 소규모 소매점 저이용 공간(유형 3)’은 활성상권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주거환경 측면에서 주거로 전환하기에는 적합한 공간이 아니며 지역적 산업 활용도도 낮다. 서울시 전역에 분포하는 장점을 살려 생활 SOC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공간을 활용하여 주민 편의시설로 전환하는 것이 적합하다.
‘활성상권 중규모 음식점 저이용 공간(유형 4)’는 홍대, 압구정, 가로수길, 이태원 등 임대료 상승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 지역으로 청년층이 즐겨 찾기에 청년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임대료가 높을 뿐만 아니라, 음식점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공공주택으로 전환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사회적 경제주체 등과 협력하여 건물 일부를 사회주택 또는 쉐어하우스로 활용 가능하다. 한편, 주거 이외에 젠트리피케이션을 대응하기 위한 공간으로서, 공공 임대공간, 공유주방,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센터로 입지가 가능하다.
‘축소상권 소규모 기타 저이용 공간(유형 5)’은 지역중심, 축소상권에 위치하고, 토지가격이 저렴한 특징이 있다. 특정지역에 밀집하여 분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역 중심에 분포하므로 다양한 계층을 위한 주거전환 정책사업 추진 공간으로 적합하다. 특히 축소상권에 위치하므로 주거환경 측면에서 상권에 대한 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역중심의 입지적 장점을 이용하여 지역거점 활성화를 위한 공공시설 및 여가시설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활성상권 중규모 사무업무 및 기타 상업·업무 저이용 공간(유형 6·유형 7)’은 마포와 강남구에 집중 분포하여 공간 활용도가 한정적이다. 활성상권, 중규모 건물이므로 공공주도로 주거전환하기에 한계가 있을뿐만 아니라, 산업지원 시설에 대한 필요성도 높지 않다. 지역적 특성을 적극 활용하여 역세권청년주택 정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Ⅴ. 결론
도시에서 저이용되고 있는 공간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은 도시공간의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에 대한 데이터 구축이 되어 있지 않아 현황파악이 어렵고, 저이용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정책도 개별 건물단위의 주거전환을 중심으로 다루어졌다. 이 연구는 건물의 전기에너지소비량을 이용하여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 데이터 구축 및 현황을 확인하였으며,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을 유형화 하고, 각 유형별 활용방향을 제시하였다.
연구의 주요결과와 시사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건물의 전기에너지소비량을 기반으로 구축한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 자료의 타당성을 확인하였다. 건물에너지 정보는 필지별, 월단위로 제공되기 때문에 이 연구의 분석방법을 통하여 상업·업무 시설의 이용 정도를 전수 파악할 수 있으며, 모니터링 지표로 활용 가능하다. 특히 향후 상업·업무 시설과 관련한 상권 활성화 지표, 도시재생지표와 연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 중 사무업무 용도가 차지하는 비율이 3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소매점(16.6%), 음식점(12%) 순이며, 공간적으로 강남구, 마포구, 종로구·중구에서 밀집도가 높다. 도심의 오피스 공간의 이용도뿐만 아니라, 주요 상권의 자영업 공간 이용도도 낮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결과이다. 저이용 정도와 더불어 입지적 정보를 포함하므로 오피스의 주거전환 사업, 그리고 지역 활성화 관련한 기초 공간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셋째,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은 상권, 건물규모, 토지가격, 용도, 입지에 따라 7가지 유형으로 구분되었다. 이 결과를 통하여 도시차원에서 저이용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더 나아가 관련 정책의 효과가 높은 지역을 선정하는데 참고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한다.
이 연구는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서울시 필지단위의 상업·업무 공간 이용 정도를 파악하고, 유형별 활용 방향을 제시한 것에 의의가 있다. 그러나 저이용 공간을 정의함에 있어 전기 에너지소비량이 2년 연속 10% 이상 감소한 공간으로 정의한 점과 데이터 결과 중심으로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 한계가 있다. 향후 저이용 공간 정의에 대한 타당성이 담보된다면, 이를 통한 공실 현황 관리 및 모니터링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저이용 상업·업무 공간의 현실적인 활용을 위하여 현장 및 대상중심의 구체적인 연구수행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