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변화는 국가 경제의 성장동력 약화와 공공서비스 수요 다양화를 초래한다. 공공시설 및 생활편익시설은 노후화되면서 공동체 구성원의 삶의 질을 악화시킨다. 삶의 질 저하로 인구유출이 급격하게 나타나는 지역은 교육, 문화, 복지시설 등이 점점 줄어들면서 공동화 현상은 가속화되고 지역소멸의 위기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도시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세대의 삶의 질 향상과 통합 등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영역에서 서로 관계를 맺고 참여하는 포용도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박인권, 2017).
최근 도시재생사업도 사람과 지역에 초점을 맞추는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전환하며, 생활SOC (social overhead capital) 사업과 융합하고 있다. 지역·세대 간 격차를 완화하는 포용적 성장을 통해 전 국민의 정주환경과 삶의 질 개선에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이다.
포용도시의 철학을 구체화하면서 한정된 예산으로 쇠퇴도시를 활성화하는 효율적 대안의 하나가 학교시설 복합화이다. 이는 교육복지 국가건설을 주요 과제로 하는 제7차 교육과정1) 추진에 따라 1999년 금호초등학교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학교시설 복합화는 토지이용 제고와 공동체 활성화 등 다양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의 요구 반영 미비, 다원화된 사업추진체계로 인한 소통 부재, 불분명한 책임소재 등의 제한점으로 확산되지 못했고, 지역재생 중심축으로서 역할 수행에는 한계가 있었다(이성룡 외, 2011).
근린주거단위로 설치된 학교는 학생을 위한 교육시설에서 나아가 학생과 지역주민 모두를 위한 공유공간이자 지역재생의 앵커시설이라는 사회적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도시재생 관계자는 학교를 지역사회의 중요한 공공인프라로 인식하고, 도시계획과정에서 학교와 지역사회가 단절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국민 삶의 질 향상, 지역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 생활 안전 및 환경개선을 목표로 도시재생뉴딜사업과 생활SOC 사업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 있으니 생활SOC와 학교시설을 복합화하는 사업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 인식에 기초해 도시재생 차원에서 학교시설 복합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함으로써 학교시설 복합화의 실효성 제고 방안에 유용한 기초자료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첫째, 이론적 고찰로서 도시재생, 생활SOC, 학교와 지역공동체 그리고 학교시설 복합화에 관련한 선행연구를 검토하고 있다. 둘째, 지역재생의 맥락에서 학교시설 복합화를 바라보는 도시재생관계자의 인식을 실증분석하고 있다. 실증분석을 위해 생활SOC 사업의 주요 추진축인 도시재생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FGI 설문)를 실시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통계적 분석방법으로 빈도분석, 요인분석, 구조방정식 모형분석을 활용하여 생활SOC 사업에 연계한 학교시설 복합화 추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고, 효율적인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추진을 위해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연구의 시간적 범위는 2020년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공간적 범위는 도시재생 종합정보체계(www.city.go.kr)에 소개된 전국 도시재생사업 추진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Ⅱ. 이론적 배경
영국과 미국, 일본 등에서 시작된 도시재생은 다양한 도시문제에 대해 물리·환경·사회·경제·문화 요인 전반을 고려한 통합적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도시 성장을 도모하는 대안적 도시정비 정책을 추진했다(전경숙, 2017).
영국은 1960년대 이후 물리적, 경제적 재생을 통한 쇠퇴도시의 부흥을 촉진하고자 도시재생사업을 시도했고, 1990년대부터 낙후된 지역을 대상으로 한 ‘근린지역재생운동(new deal for community)과 계층·용도간 복합커뮤니티를 조성하는 어반빌리지(urban village) 운동 등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노력을 시작했다(오용준 외, 2016).
일본은 1970년대 무분별한 도시확산을 지양하고 도심 공동화로 인한 문제를 커뮤니티 회복을 통해 해결하고자 주민들이 참여하는 마치츠쿠리 운동을 시작했다. 마치츠쿠리 운동은 전문가와 주민이 사업을 발의하고, 행정이 이를 보조해주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김진선·금상수, 2015).
1980년대 미국은 무분별한 외연확산, 교통체증, 슬럼화 등과 같은 사회문제를 도시 및 건축 계획 기법을 통해 해소하고, 중심시가지 활성화를 통해 커뮤니티 회복을 추구하는 뉴어바니즘(new urbanism) 운동을 시작했다(김영민, 2017).
우리나라는 1990년 후반부터 도시재생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2002년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제정했다. 이후 물리적 환경정비에 집중하며 한계를 드러낸 도시재생사업은 2017년부터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전환되었다(국토교통부,2019).
최근 우리나라 지방 소도시는 인구감소 및 도시 쇠퇴가 심화되면서 교육, 의료 등 생활 필수시설이 동반 감소함에 따라 최소한의 삶의 질 유지가 어려워 다시 인구 유출로 이어지며 도시소멸이 현실화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주민의 기본적인 삶에 필요한 공공시설 확충을 위해 2018년부터 생활SOC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생활SOC는 보육·복지·문화 등 일상생활에서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주민밀착형·주민주도형 기반시설이다. 한번 건설되면 장기간 사용해야 하는 생활SOC는 사회변화를 예측, 반영하고 주민들의 다양한 서비스 수요를 반영하여 계획해야 한다.
인구감소는 공공서비스의 1인당 비용을 증가시키므로 공공시설의 집약화, 복합화가 필요하다(堤雅彦, 2019). 정부는 생활SOC 추진방식으로 예산 절감과 효율적 부지 이용이 가능한 공공시설의 복합화를 권장하고 있다. 생활SOC 복합화 사업은 지역주민들의 생활혁신공간이자 커뮤니티 회복의 촉매제로 지역재생의 효과 또한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지역공동체란 공동의 목표를 가진 사회구성원들과 그 지역사회를 일컫는 말로, 사람이 중심인 사회를 위해 반드시 회복해야 할 가치다.
지역공동체와 학교가 긴밀하게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은 1934년 미국 미시간주 플린트시(Flint)에서 시작된 지역사회학교(community school) 운동에서 나타났다(남정걸·한국 교육부, 1998). 당시 플린트시는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지역공동체 해체와 청소년 범죄 등 각종 사회문제가 증가했다.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방과 후, 방학에 학생과 주민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실시했다. 그 결과, 학교가 공동체 회복과 지역사회 재생에 큰 역할을 하게 되었고, 미국 전역으로 전파되면서 지역사회학교의 개념이 자리잡게 되었다(박용헌 외, 1979).
Totton and Manley는 고령화, 지역격차, 공동화 등의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학교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림 1>과 같이 학교에 지역사회교실, 건강진단을 위한 양호실, 주민회합을 위한 카페 등을 제안했다. 사선으로 처리된 시설은 학생 전용으로 주민 출입 제한, 차단문을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Totton and Manley, 1992). 각종 시설과 사업추진방식은 현재의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과 매우 유사하다.
1952년 방한한 유네스코(UNESCO) 운크라(United Nations Korean Reconstruction Agency)가 국가교육재건을 위한 방안으로 지역사회학교를 건의하면서,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로 전촌교육, 온마을교육, 새마을교육 등의 명칭으로 지역사회교육운동을 추진했다.
그러다 1968년 “Community Action in A Changing World: 도시문화와 민간지도자”라는 국제회의에서 상영한 지역사회학교 기록 영화인 “To touch a child”2)를 계기로 한국지역사회학교후원회3)가 발족되면서 민간주도의 지역사회학교운동으로 전환되었다.
1969년 우리나라 최초 지역사회학교로 지정된 재동초등학교에서는 지역사회학교 어머니회원들이 교실 한 칸을 소외계층아동을 위한 유치원으로 운영하고, 부모교육, 취미교양프로그램, 방과후교실을 운영했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학교시설 복합화라 할 수 있겠다.
학부모들의 주도적 참여로 운영된 재동초 유치원 사례에서 생활SOC 사업의 추진에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주인의식이 얼마나 중요한 요인인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지역사회와 학교의 밀접한 관계에 대한 강조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역사회의 스마트한 성장접근방식을 학교에 통합하면 기존 인프라를 사용하여 자원을 절약할 수 있고, 지역주민이 학교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이점을 가질 수도 있다(EPA, 2015).
2021년 개정된 학교복합시설법에서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및 지역주민의 복리증진을 위하여 학교복합시설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유지·관리해야 하고, 해당학교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침해받지 않고 학생의 안전확보를 위해 필요한 운영관리 원칙을 정하고 있다.4)
학교는 지역주민의 접근이 쉽고, 부지 확보에 재정적 부담이 큰 도심에서 유휴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교육공간의 장점을 살린 서비스를 지역주민에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기에 최근 지역 커뮤니티시설로서 부각되고 있다.
이는 교육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그린 스마트스쿨 사업」에도 반영되고 있다. 그린 스마트스쿨은 첫째, 학생·교직원 등 사용자 참여 설계를 통한 공간혁신, 둘째, 에너지 절약과 학생건강을 고려한 제로 에너지 그린 학교, 셋째, 미래형 교수학습이 가능한 ICT 기반 스마트 교실, 넷째,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생활SOC 학교시설 복합화를 목표과제로 삼고 있다(김성중, 2020).
학교시설 복합화는 앞서 언급한 생활SOC 복합화와 그 궤를 같이 하고, 학교시설 복합화의 실효성이 높아지면 도시재생사업도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Timothy et al.(2015)은 도시재생사업 초기에 이해관계자들의 참여기회가 부족함을 발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조직, 법적 고려 사항, 예산 및 인력과 관련한 기존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사회적 지속가능성의 인과관계를 연구한 유치선·이수기(2015)는 구조방정식모형을 이용하여 잠재변인들간의 인과관계를 분석, 도시재생사업 추진 시 지속가능한 공동체 형성을 위해 근린환경과 사회적 자본 및 커뮤니티의 지속가능성을 촉진해야 함을 밝혔다.
이찬호(2016)는 구조방정식 모형을 적용하여 도시재생 성공요인을 분석했다. 건물 특성, 용도 등 내부환경요인과 역사, 문화, 스토리텔링 등 내부문화요인이 방문자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므로 도시재생사업에서 지역의 자원특성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여관현(2017)은 사업 초기 마을주민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는 행정의 변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과 주민역량강화교육, 자치단체장의 관심과 의지가 중요함을 밝혔다.
세계 10대 스마트시티 브라질 꾸리티바 시민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를 분석한 Janaina et al.(2018)은 사회관계, 환경·물질웰빙, 공동체 통합이 충족될 때 삶의 질 향상과 공동체 형성이 가능하고, 시민, 정책입안자가 함께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望月伸一 외(2019)는 공공시설 중 가장 노후화 비중이 높은 학교에 지역사회의 장기적 상황을 예측하고, 이를 근거로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적절히 반영할 때, 시설의 총량 최적화와 재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Falanga(2019)는 2011년 이후 리스본에서 사회적·공간적 불평등을 해소한 Bip/Zip 프로그램을 사례로 도시재생사업에서 자발적인 주민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상에서 살펴본 도시재생 관련 선행연구에서 발견되는 주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먼저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해서는 도시 인프라 관리를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높은 삶의 질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지역의 고유한 특성을 잘 활용해야 하며, 도시재생사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인식 차이가 존재하므로 이들 각각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업을 견인하는 활동 및 연계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Sanoff(2001)은 교사, 관리자, 학생, 부모, 지역주민이 학교의 사용자로서 시설계획에 참여할 때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주인의식이 고취되므로 학교시설계획 시 협업이 가능한 집단토론회(Charrette)를 열도록 제안했다.
Connie(2005)는 학교에 보건소, 헬스클럽, 노인센터 등 공공서비스 시설을 설치, 커뮤니티 개발전략으로 학교를 활용할 때 보다 효과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목정훈(2007)은 서울 초등학교의 공간이용 및 활용실태 분석을 통해 생활권 단위 학교 리모델링 통합지원 시스템 구축과 중장기 학교시설 관리이용계획을 수립, 학생과 지역주민을 위한 공간활용사례 개발을 주장했다.
유승호(2012)는 영국 에블린 그레이스아카데미 사례 분석을 통해 효율적 예산과 최적의 부지사용으로 사회기반시설을 복합화함으로써 교육을 통한 빈부격차 해소, 커뮤니티 활성화,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교육이 주도하는 도시재생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문종덕 외(2013)는 노후학교 재건축 시 공공시설과 학교시설 복합화를 통해 교육시설 및 지역 공공시설의 확충, 비용 절감, 지역주민 커뮤니티 활성화 등 지역 공공시설 재편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Green(2015)은 체육관과 수영장을 공유한 Garvey High School과 지역정원과 병원을 설치한 Woodson High School 등 학교사례를 통해 지역사회의 공간적 불평등을 해결하는 공동체 자산으로서 역할을 강조했다.
田崎智之 et al.(2018)은 학교 중심의 공공시설 재편은 지자체와 지역주민 모두 이익, 먼저 지자체 특성에 맞는 구체적 계획과 시민참여방법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웅상(2020)은 학교시설 복합화 활성화를 위해 첫째, 학교복합시설 유형별 적용방안 제시, 둘째, 건축계획 방향 및 국내외선진사례 제시, 셋째, 운영권 일원화 및 운영의 전문성·공공성 확보방안 강구, 넷째, 「학교복합시설 설치 및 운영·관리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 시행규칙 및 각 시도별 조례 제정을 제안했다.
이상에서 살펴본 학교시설 복합화 관련 선행연구의 주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복합화 시설은 지역사회의 앵커시설로 학생과 지역주민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함으로써 지역공동체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둘째, 빈부격차 해소와 커뮤니티 활성화, 지역사회의 랜드마크로서 기능하는 학교친화형 도시재생방안이 필요하다. 셋째, 필수적 사회기반시설인 학교를 둘러싼 이해관계자 간 소통을 원활히 하고, 도시재생 계획단계부터 사용, 운영 등에 걸쳐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계획수립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선행연구에서 찾은 시사점과 내용적 연속성을 바탕으로 학교시설 복합화에 대한 도시재생관계자의 인식을 분석하는 연구방법에서 그 차별성을 가지고자 했다.
최근 국민 삶의 질 향상에 대한 높은 관심에 따라 학교시설 복합화가 생활SOC의 주요 추진방식으로 제시되면서 학교시설 개선이 도시 전체의 과제로 확대되는 과정에 있다. 이에 따라 학교시설 복합화를 추진하는 주체 또한 교육분야에서 도시계획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학교시설 복합화를 둘러싼 이해당사자가 다양한 층을 이루는 만큼 이해당사자 간 인식차이 또한 다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기존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에 관한 연구에서는 학부모, 교사 등 학교관계자, 교육청 관계자, 지역주민 등의 인식을 주로 조사했고, 생활SOC로서 학교시설 복합화 추진을 담당하게 될 도시재생 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조사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도시계획 전문가가 개발전략으로서 학교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때 보다 포괄적인 커뮤니티 개발 성과를 거둘 수 있다(Connie, 2005). 이에 본 연구에서는 생활SOC에 연계한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의 추진 주체 중 도시재생사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학교시설 복합화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고자 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교육이 주도하는 도시재생방안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할 현시점에서 학교시설 복합화에 대한 도시재생 관계자의 인식을 조사하고, 학교시설 복합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여, 이를 기초로 실효성 있는 학교시설 복합화 방안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는 점에서 선행연구와 분명한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도시재생 관점에서 참여자와 관계자의 역동성과 관계를 중시하는 학교시설 복합화 연구는 연구결과의 실천가능성을 높여준다는 학술적 기여도 할 수 있다.
Ⅲ. 연구의 설계
본 연구는 선행연구에서 논의된 주요 변수를 검토하여 본 연구를 위한 종속변수와 독립변수 및 매개변수에 대해 <표 1>과 같이 조작적 정의를 하였다.
종속변수를 학교시설 복합화로 선정하고, 학습강화(EDU), 공공서비스(SER), 공동체 형성(COM), 안전공간(SAF)을 학교시설 복합화의 4가지 하위요인으로 정의하였다.
독립변수는 도시재생 관계자의 특성인 역량과 태도(의지)로 선정하였다. 도시계획 차원에서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을 담당하게 될 도시재생사업 관계자의 역량(CAP)과 태도·의지(ATT)를 독립변수로 모형에 포함하였다.
그리고 학교시설 복합화 실행을 매개변수로 선정하고, 참여(PAR), 계획수립(PLA), 재정(FIN), 협력(COR)을 학교시설 복합화 실행의 4가지 하위요인으로 정의하였다.
학교시설 복합화, 도시재생 관계자의 특성인 역량과 태도(의지), 학교시설 복합화 실행을 연구변수로 선정한 본 연구의 연구모형은 <그림 2>와 같이 설정하고 있다.
그리고 도시재생 관계자의 인식에 근거하여 학교시설 복합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고자 다음과 같이 연구가설을 설정하고 있다.
가설 1. 도시재생사업 관계자의 역량은 학교시설 복합화 실행에 정(+)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설 2. 도시재생사업 관계자의 태도(의지)는 학교시설 복합화 실행에 정(+)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설 3.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 실행은 학교시설 복합화에 정(+)의 영향을 미칠 것이다.
본 연구 설문지 작성과정에서 내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문헌들을 연구하고 관련 전문가의 검토를 거쳤다. 각 변수의 개념과 차원을 구체화하고자 도시재생사업, 학교시설 복합화에 관한 선행연구 및 설문 문항 고찰을 통해 관련한 변수를 추출했다. 추출된 변수를 바탕으로 설문 구성의 틀을 마련하고 관련 전문가의 검토를 통해 최종 설문지를 개발했다.
도시재생지원센터, 각 지방자치단체의 도시재생 부서, 관련 분야 학자 등 전문가를 모집단으로 설정했다. 응답 자료의 편기를 방지하고, 고른 응답 자료를 얻고자 기관별 웹사이트상에 제시된 인력 현황과 홍보물 등을 통해 연락처를 수집한 후, 이메일 또는 SNS를 발송하여 자기 기입 방식으로 2020년 3월 25일부터 4월 5일까지 11일간 설문을 하였다.
조사대상자 530명 중 132명이 응답하였고, 응답이 누락된 설문지를 제외한 총 115부의 설문데이터를 통계프로그램 SPSS 26.0과 AMOS 26.0을 사용하여 분석했다.
첫째, 설문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빈도분석을 하였다. 둘째, 탐색적 요인분석과 신뢰도 검증을 위한 Cronbach’s Alpha 계수 분석을 하였다. 셋째, 측정모형의 적합도 분석을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을 하였다. 넷째, 가설 1~3에 대한 검증을 위해 구조방정식 모형 분석(structural equation modeling)을 하였다.
Ⅳ. 실증분석
연구 대상인 도시재생 관계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파악한 결과는 <표 2>와 같다.
성별은 남자 69명(60%), 연령대는 50대 39명(33.9%), 가족구성원 형태는 2세대 가구(부부, 자녀) 72명(62.61%), 활동지역은 특별시/광역시 41명(35.7%), 근무경력은 3년 미만 55명(47.8%), 최종학력은 대학원 졸업(석사) 47명(40.9%), 직종은 도시재생지원센터 34명(29.6%)의 구성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인추출 방법은 주성분 분석, Kaiser 정규화가 있는 직각회전방식(varimax)를 사용하여 측정항목을 선별하고, 요인적재값 0.5를 기준으로 그 이상의 값이 두 개 이상의 요인에 동시에 적재되는 항목들을 제거하고, 요인적재값 0.5 미만으로 요인에 대한 설명력이 낮다고 판단된 항목들을 제거하는 방식(황장선 외, 2019)으로 진행하였다. 그 결과, 총 60문항 중 31개 문항과 매개변수의 하위요인 중 계획수립과 재정을 제거하고, 최종적으로 총 8개의 요인으로 추출되어 <표 3>과 같이 정리했다.
<표 4>를 살펴보면 총 8개의 요인이 도출되었으며, 전체 누적설명력은 75.563%로 나타났다. KMO(Kaiser-Meyer-Olkin)값은 0.834, Bartlett의 구형성 검정 결과는 χ2=2,228.209, p=0.000으로 유의한 모형으로 파악되었다.
그리고 신뢰도분석을 실시한 결과, 각 요인별 Cronbach’s Alpha값은 모두 0.70을 넘어 측정항목들은 비교적 높은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초기 측정모형의 적합도는 χ2=575.789(p<.001), TLI=0.871, CFI=0.889, RMSEA=0.075로 나타나 TLI, CFI값이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SMC(Squared Multiple Correlations)가 0.4 미만인 측정변수 SER5, PAR6, COR10를 제거하였다.
<그림 3>과 같이 SER5, PAR6, COR10를 제거한 후 분석을 실시한 결과, <표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χ2=421.710(p<.001), TLI=0.902, CFI= 0.918, RMSEA=0.07 등으로 나타났다. 모형을 평가하는 많은 적합도 지수 가운데 중요하게 보아야 할 적합도 지수값들은 CFI, TLI, RMSEA 값이라는 연구결과(홍세희, 2000)를 근거로 본 연구의 최종 측정모형의 적합도는 적합한 수준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측정모형의 타당성 검증을 위해 집중타당도와 판별타당도를 확인하였다.
집중타당도는 첫째, <표 5>와 같이 8개의 잠재변수에서 측정변수에 이르는 경로는 ATT1을 제외하고 모두 유의수준 .001에서 유의하고, 표준화 계수값이 0.5 이상이므로 문제가 없다. 둘째, 각 잠재변수별로 AVE값을 구한 결과, 모두 0.5 이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셋째, C.R.값을 구한 결과, 모두 0.7 이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로써 본 연구의 측정모형의 집중타당도는 <표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적합한 것으로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판별타당도는 첫째, <표 7>에서 상관계수가 가장 높은 것은 .680인 COR과 PAR의 관계인데, COR과 PAR의 AVE값은 .786과 .609로 상관계수의 제곱값 .462보다 크므로 판별타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상관계수와 표준오차를 이용한 계산식에 대입한 결과, .680±2×0.048=0.584~0.776로 이 범위안에 1이 포함되지 않으므로 판별타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셋째, 판별타당도 중 가장 낮은 0.756과 상관계수 값 중 가장 큰 0.680을 비교해보면 상관계수 값이 낮으므로 판별타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도시재생관계자의 태도, 역량, 학교시설 복합화 실행과정, 학교시설 복합화 등 구성개념 간 영향 관계 분석 및 가설검증을 위해 구조방정식 모형을 사용하였다. 구조방정식 모형 분석결과는 <그림 4>와 같이 나타났다.
본 연구의 구조모형 적합도는 <표 8>과 같이 χ2= 452.427(p<.001), TLI=0.9, CFI=0.911, RMSEA= 0.071로 전체적으로 적절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표 9> 구조방정식 모형 분석 결과를 보면 첫째, 구조모형 분석결과, CAP(역량)은 EXE(실행)에 β값이 0.703으로 분석되었고, 정(+)적방향으로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가설1은 채택되었다(β=0.703, p<.001). 도시재생 관계자의 역량이 높을수록 학교시설 복합화의 실행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ATT(태도/의지)는 EXE(실행)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가설 2는 기각되었다(β=0.045, p>.05). 도시재생관계자의 태도(의지)는 학교시설 복합화의 실행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셋째, EXE(실행)는 CSF(학교시설 복합화)에 β값이 0.687로 분석되었고, 유의수준은 정(+)적 방향으로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가설3은 채택되었다(β=0.687, p<.001). 참여, 협력 등의 변수들이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Ⅴ. 결론
본 연구는 인구감소, 지역 및 소득 계층 간 격차 심화, 공공시설 부족에서 비롯하는 삶의 질 저하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재생 차원에서 학교시설 복합화의 실효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해 이론적 고찰과 설문조사를 통한 실증분석을 하였다. 이론적 고찰에서는 도시재생, 생활SOC, 학교와 지역공동체 및 학교시설 복합화에 대한 선행연구 등을 검토하였다. 실증분석을 위해 도시재생사업 관계자를 모집단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했다. 2020년 3월 25일부터 4월 5일까지 진행하여 총 115부의 설문데이터를 최종분석자료로 활용했고, 통계프로그램 SPSS 26.0과 AMOS 26.0을 사용하여 실증분석을 진행하였다.
실증분석에서는 먼저 연구 대상인 도시재생 관계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성별, 연령대, 가족구성원, 활동지역, 근무경력, 최종학력, 직종 등을 살펴보았다.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 총 8개의 요인이 추출되었고 KMO값은 0.834, χ2=2,228.209, p=0.000으로 유의한 모형으로 파악되었다. 각 요인별 Cronbach’s Alpha값은 모두 0.70을 넘어 측정항목들은 비교적 높은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적합도 지수 χ2=421.710 (p<.001), TLI=0.902, CFI=0.918, RMSEA= 0.07로 최종 측정모형의 적합도는 적합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측정모형의 집중타당도와 판별타당도는 적합한 것으로 확인하였다.
구조방정식 모형을 활용하여 연구가설을 분석한 결과는 첫째, 도시재생사업 관계자의 역량(CAP)은 학교시설 복합화의 실행과정(EXE)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가설 1은 채택되었다. 둘째, 도시재생사업 관계자의 태도/의지(ATT)는 학교시설 복합화의 실행과정(EXE)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가설 2는 기각되었다. 셋째, 학교시설 복합화의 실행과정(EXE)은 학교시설 복합화(CSF)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가설 3은 채택되었다.
문헌고찰과 도시재생 관계자의 인식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정리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주민, 학교관계자,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도시재생관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각 부처간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제7차 교육과정의 주요 과제로서 지금까지 추진해온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은 실효성에 한계가 있었다. 학교를 공공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커졌지만, 학생 안전 문제와 복합화 시설의 관리·운영 책임소재 등 갈등 요소가 존재했던 것이다.
실증분석 결과,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각 부처간 협력체계가 학교시설 복합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결과를 볼 때 도시재생 관계자들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지원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둘째, 도시재생 관계자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참여와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 도시재생 관계자의 역량이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실증분석 결과를 볼 때 학교시설 복합화에 도시재생 관계자의 역량강화가 중요하다.
최근 생활SOC 확충 방안으로 학교시설 복합화가 추진되고 있으므로,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의 새로운 주체인 도시재생 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여 학교관계자, 자치단체관계자 이외 새롭게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에 유입된 이해관계자의 인식에 관한 기초자료를 구득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온라인조사의 특성상 대면조사 대비 응답률이 낮았고, 전국적으로 고른 표본 수를 확보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 온라인조사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면접조사, 토론 등을 통해 좀 더 심층적으로 도시재생관계자의 의견을 보완하여 이를 반영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교육관계자, 지역주민, 도시재생관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집단 간 비교연구를 통해 각 층의 의견을 통합하여 반영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소통을 높여 사회적, 경제적, 물리적 환경의 종합적 시각을 갖춘 다차원적인 전략을 수립하는데 유용하다.
아울러 원도심, 신도심, 촌락 등 다양한 현장별로 그 지역의 입지적 특성에 따라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찾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현장의 특성을 면밀하게 반영함으로써 지역주민 삶의 질과 정주만족도를 높여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는데 유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