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우리나라의 경제문제 중 가장 오래 반복적으로 회자하는 질문 중 하나는 아마도 부동산 시장 거품의 여부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주택시장의 거품 여부를 객관적, 과학적으로 진단하는 것은 거품의 본질적 특성상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주택시장에서 거품이란 과열적 기대와 자기실현적 예언 때문에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내재가치(또는 정상적 시장 균형 상태)를 크게 상회하는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다(Shiller, 2015). 따라서 거품 여부를 기술적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택의 근본 가치를 독립적으로 추정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관찰되는 시장가격을 현시된 효용 및 합리적 가치로 가정하는 주류 경제학의 방법론상, 주택의 내재가치를 관찰되는 가격과 독립적으로 추정하는 데에는 본질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거품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정책적, 실용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주택 거품 여부에 따라 차별적인 부동산 정책 기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올바른 정책 방향 설정을 위해서는 최대한 과학적인 시장 상황 진단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최근 수년간 펼쳐진 다양한 부동산 수요 억제 정책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더욱더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여전히 부동산 시장의 혼란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주택시장에 정말 거품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진단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 주택시장, 특히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나타난 가격상승을 주택거품으로 보아야 하는지를 진단하는 것이다. 기존의 주택 거품 진단모형들은 크게 내재가치 모형과 공적분 모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내재가치 모형이나 공적분 모형은 각각 어느 정도 약점이 있다. 내재가치 모형의 경우 상대적으로 단기간의 자료를 통해서도 추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형설정의 오류에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특히, 주택 가치의 수준 자체에 대한 추정이기 때문에 회귀분석 등을 사용하는 경우 거짓 상관(spurious correlation) 문제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공적분 모형은 상대적으로 더 긴 기간의 표본이 필요하므로, 긴 기간 동안 발생하는 거품만 확인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조무상 ‧ 남주하, 2020).
본문은 이와 같은 문제를 다소 우회하고자 주택가격의 변화율과 시장 변화 간의 관계를 통해 거품 여부를 진단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만약 주택 거품이 정상적 시장 균형에서의 이탈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면, 주택 거품이 없는 기간과 있는 기간에는 가격변화율과 시장 변수의 관계에서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주택 거품으로 인한 가격상승은 소득이나 금리 변화 등 시장가격을 결정하는 기본적 요소들의 변화로 설명 가능한 수준보다 뚜렷하게 높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다음과 같은 평가방식을 생각할 수 있다. 만약, 연구자가 사전 지식을 통해 주택 거품이 시장을 지배하지 않았을 것으로 볼 수 있는 기간과 주택 거품이 의심되는 기간을 나눌 수 있다면, 주택 거품이 의심되는 기간 이전의 기간을 통해 주택가격 변화와 임대 가치, 금리 변화 등 주요한 시장 변화 간의 관계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주택의 내재가치 자체와 변수 간 관계와 달리, 수준(level)에 대한 추정이 아니라 변화율 간 관계에 대한 추정이므로 거짓 상관 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동시에 시계열 상관성(serial correlation)과 같이 주택시장에서 일반적으로 관측되는 성질로 인한 가격변화 역시 쉽게 포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주택가격 변화와 시장 변화 간의 관계를 측정했다면, 측정된 모형을 이용하여(그러한 내생적 관계가 그대로 유지되었다면 나타났을) 이후의 주택가격 변화율을 예측할 수 있다. 만약 주택 거품이 존재한다면 해당 기간의 주택가격 변화는 이전 기간에서 나타났던 내생적 관계를 이용하여 추정한 가격 변화율을 뚜렷하고 지속적으로 상회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일반기간의 내생적 관계로 예측되는 변화율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해당 기간에 거품이 있다고 진단하기 어려울 것이다1).
기술한 평가방식에 따라 본문의 평가모형은 다음과 같은 순서를 따른다. 먼저, 주택 거품이 있는지를 평가하려는 기간을 특정한다. 이를 평가기간이라고 칭한다. 다음으로, 평가기간 이전의 기간, 즉 주택 거품에 노출되지 않았을 것으로 가정한 기간(일반기간)의 자료를 통해 주택가격 변화율과 주요한 시장 변화율 간의 관계를 측정한다. 그다음, 일반기간에서 측정된 시장 구조를 통해 평가기간에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는 가격변화를 투사(projection)한다. 이는, 일반기간의 가격-시장 요소 간 관계가 평가기간에도 유지되었다면 평가기간의 시장 요소 변화로 인해서 나타났을 가치의 변화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투사된 가치변화와 실제 시장에서 나타난 가격변화를 비교한다. 만약 주택 거품이 있다면, 실제 가격변화는 투사된 가치변화를 뚜렷하고 일관적으로 상회할 것이다.
또한, 본문은 위와 같은 방식을 서브프라임 위기 사태 당시 미국의 주택 거품 사례와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 각각 적용하여 비교한다. 거품의 특성상, 특정 사례만을 독립적으로 분석하는 것보다 과거의 대표적인 거품 사례와 비교함으로써 더 분석적인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이를 통해 각 사례에서 가격변화가 종전의 시장 균형 관계에서 얼마나 이탈하는지를 대조할 수 있으며, 그 상대적 심각성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본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Ⅱ장에서는 주택 거품과 관련한 국내외 연구를 소개한다. Ⅲ장에서는 모형의 분석 결과를 다룬다. Ⅲ-1절에서는 모형의 전반적 구성을 소개하며, Ⅲ-2절에서는 본 모형에서 사용한 변수를 설명하고, Ⅲ-3절에서 구체적인 추정모형을 서술한다. Ⅲ-4절에서는 추정모형으로 도출된 결과를 해석한다. 마지막으로, Ⅳ장에서는 논의를 정리하고 한계점 등을 서술한다.
Ⅱ. 선행연구
주택 거품과 관련한 연구는 과거로부터 꾸준히 존재하였지만, 특히 2000년대 중반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로 많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주택 거품의 원리를 미래 자산가치에 대한 과대평가(또는 과열적 낙관주의)로 설명하거나, 특히 과거 가격상승에 대한 투사적 기대(extrapolative expectation)의 형성을 그 원인으로 제시한 연구가 많았다(Brock and Hommes, 1997; Glaeser and Nathanson, 2017; Granziera and Kozicki, 2012; Piazzesi and Schneider, 2009; Shiller, 1990). 또한, 합리적인 기대(rational expectation) 하에서도 주택 거품이 발생할 수 있음을 밝힌 연구도 있었다(Blanchard, 1979; Blanchard and Watson, 1982; Diba and Grossman, 1987; Zhao, 2015).
이러한 시장 참여자들의 투사적 기대 이외에 과열적 기대의 형성을 설명하는 다른 이론도 있다. 예를 들면 정보 홍수 하에서의 모방 행동(Bikhchandani et al., 1992)을 들 수 있다. 이 이론은 과도한 양의 정보 속에서 개인이 오히려 정보를 수집·해석하기가 어려워지면서 타인의 결정을 참고하여 의사결정 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만약 개별 가계가 주택시장 관련 정보 홍수 가운데 주택의 근본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면 다른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 행위를 모방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므로 주택 거품으로 인한 가격상승이 나타나는 경우 과거의 가격상승 자체를 제외한 다른 근본적 시장 환경(임대 가치, 경기순환, 금리 등)으로는 주택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설명할 수 없게 된다(Shiller, 2015).
이렇듯 주택 거품의 여부를 진단하고자 하는 모형들의 경우 대체로 주택 거품으로 인한 가격상승이 다른 시장 요소들로 가격변화를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Case and Shiller(2003)의 경우, 임대 가치 대비 매매 가격이 얼마나 급격히 상승했는지 또는 다른 시장 요소들로 가격변화가 잘 설명될 수 있는지 등을 기초로 거품의 여부를 진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국내 주택시장의 거품 여부를 진단하는 연구들이 많이 있었다. 관련 연구로는 김봉한(2004), 김봉한 외(2005), 박진백·이영(2014), 박헌수·이창원(2012), 박희석(2009), 이용만·김선웅(2006), 전해정(2014) 등의 연구를 들 수 있으며, 특히 최근 제시된 주택 거품 관련 연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신진호·황수성(2015)은 임대료/주택매매가격 비율, 통화량, 금리, 환율 등 일반적인 경제변수 외에 주택시장에 심리적 요인이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과신 지표를 추가 포함하여 분석하였고, 그 결과 금융위기 이전에 강남 지역에 상당한 수준의 과신이 형성되었다고 제시하였다. 채수복(2015)은 Rolling 기법을 이용하여 임대료/주택가격 비율의 단위근 여부를 주택 거품 유무 지표로 제시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여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상당 기간 과열화되고 지역별 동조화 현상이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홍정의(2018)는 자본균형식을 이용하여 기대 주택가격변화율을 추정하는 방법으로 국내 주택시장의 거품 여부를 평가하였다. 이후 전해정(2019) 역시 임대료/주택매매가격 비율의 안정성 여부를 판단하여 지역별 주택 거품 정도를 분석하였고, 2003~2018년 동안 전국적으로 3개의 기간에서 거품이 나타났다고 제시하였다. 조무상·남주하(2019)는 주택 거품 항을 정보착오모형(information error model)을 이용하여 측정하고 이후 이 거품 항에 대한 생존 분석(survival analysis)을 통해 폭발적 거품의 존재 여부를 분석하였는데, 이들은 분석 결과 폭발적 거품의 존재를 찾을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김지연 외(2020)는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수도권 주택가격 변화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였다.
국내 연구 가운데 글로벌 주택시장의 거품에 관한 연구로는 정영식 외(2018)와 조무상·남주하(2020)를 들 수 있다. 정영식 외(2018)는 미국, 중국, 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에 대하여 부동산 거품 위험을 진단하고 실물경제와의 연관성을 분석하였다. 주택 수익 비율(price to rent ratio),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price to income ratio) 및 공적분 분석 등을 종합한 결과, 호주, 캐나다, 스웨덴, 중국, 터키 등의 국가에서 주택 거품의 위험이 크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2000년대 이후 주택 수익 비율 및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안정적인 편으로 거품의 가능성이 작다고 분석하였다. 조무상·남주하(2020)는 정보착오모형과 생존함수모형을 이용하여 미국, 일본, 잉글랜드, 포르투갈 주택시장에 폭발적 거품이 있는지 분석하였고, 특별히 미국은 위기 이전에 시장 기초 요소와 무관한 외생적 거품이 있음을 밝혔다.
본 연구가 가지는 선행연구와 차이점은 미국의 주택 거품과 우리나라의 주택 거품을 비교함에 있어 일반기간과 평가기간의 구분을 통해 상대적으로 간단한 모형으로 주택 거품을 진단하였다는 데 있다. 본 연구의 모형은 주택가격의 수준이 아닌 그 변화율을 관찰 가능한 경제적 환경의 변화율 간 내생적 관계로 투사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기간과 평가기간 사이에서 내생적 관계의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추정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다만, 앞서 언급하였듯이, 주택 거품의 진단은 본질적으로 하나의 완전히 객관적 모형으로 추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문의 결과를 해석함에서도 위에서 제시된 것과 같이 다른 분석 방식에 의한 결과를 함께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Ⅲ. 실증분석
본문은 미국의 주택 거품 사례와 최근 5년간 나타난 서울 아파트 가격변화가 그 이전의 시장 균형에서 기대되는 가격변화에 비해 뚜렷하게 과대평가되는지를 알아본다. 본문의 모형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따른다. 먼저, 주택 거품이 있는지를 평가하려는 기간과 아닌 기간을 특정한다. 편의상, 주택 거품이 있는지를 평가하려는 기간을 평가기간으로, 모형 계수를 추정하는 기간을 일반기간으로 부르기로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기간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평가기간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로 설정하였다.2) 미국의 경우 일반기간은 1987년부터 1999년까지로, 평가기간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로 설정하였다. 이와 같은 설정은 2000년대 초부터 서브프라임 위기 사태까지의 미국 주택시장은 주택거품의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2000년 초부터 2008년 사이의 미국 주택가격 변화에는 거품 형성으로 인한 급격한 가격 상승과 폭락이 모두 관찰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주식시장의 폭락 및 전쟁 등으로 경기가 악화되자, 미국은 저금리 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고자 하였으며 급격히 주택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주택가격의 상승세는 신용확대와 더불어 2006년까지 지속되었으며, Case-Shiller 주택가격지수 기준으로 2000년 초에 비해 2006년 말에는 약 84%의 가격 상승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의 원인은 다양하게 제시되나, 근본적으로는 주택 구매자들이 장래의 추가적인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기대를 형성했다는 것, 즉 과열적 기대에 기반한 주택 거품이었다는 해석이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Piazzesi and Schneider, 2009; Shiller, 2015). 그러나 주택가격의 상승세는 초저금리 정책이 종료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화가 심각해지면서 2007년에 접어들어 하락세로 전환하였으며, 2008년의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 주택 거품은 2002년부터 2006년 사이에 특히 급격히 나타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본문에서는 평가기간 내의 변화상을 파악하기 위해 기간을 다소 넓게 설정하였다.3)4)
두 번째로, 일반기간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주택가격과 시장 요소 간 관계를 추정한다. 모형의 세부사항은 Ⅲ-2절에서 설명한다.
세 번째로, 추정된 모형을 통해 평가기간 동안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는 가격변화를 추정한다. 이러한 투사 값은(만약 일반기간의 가격-시장 요소 간 관계가 평가기간에도 유지되었다면) 평가기간의 시장 요소 변화로 인해 나타날 가치변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측정에 사용하는 모형은 평가기간에 관측 가능한 요소들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투사된 가치변화와 실제 가격변화를 비교한다. 평가기간에는 소득, 금리 등 주택의 근본적 가치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미치는 요소들이 이전 기간(일반기간)과 달라질 것이므로, 일반기간의 평균적 시장가격과 평가기간의 평균적 시장가격 역시 변할 것이다. 그러나, 시장 요소들과 가격 간의 관계가 일반기간으로부터 크게 변하지 않았다면, 그러한 시장 요소의 변화를 고려하더라도 모형에 의해 투사된 값과 실제 관측된 값이 경향적으로 달라질 이유가 없다. 즉, 오차가 어느 정도 발생할 수는 있으나, 그 오차가 일정한 방향으로 지속적이고 뚜렷하게 발생한다면, 이는 이전의 시장 균형 관계로부터 이탈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주택가격에 미치는 시장 요소로 임대 가치, 실질경제성장률, 금리 수준, 물가수준을 선정하였다. 임대 가치는 현재 주택의 사용가치를 나타내며, 국내 주택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서는 주로 전세가격지수를 사용하였다(성주한·정상철, 2019; 신현철 외, 2012; 조무상·남주하, 2019). 김순용(2017)은 실질임대료를 사용하였으며, 김순용(2018)은 주택매매가격과 임대료비율을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미국의 경우 소비자물가지수 항목 중 Rent of Primary Residence in U.S City를 사용하였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시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를 사용하였다.
실질 국내총생산은 소득 수준, 투입 요소의 크기, 생산성 등 거시적 실물경제의 전반적 크기에 해당한다. 이와 유사한 접근으로 성주한·정상철(2019), 임대봉(2015)은 경제성장률을 국내 주택시장을 설명하는 주요 변수로 선정하였으며, 또한 산업생산지수를 사용하는 연구들도 많이 있었다(김윤영, 2013; 신진호·황수정, 2015; 이석원·정재호, 2017; 이영수, 2019; 조무상·남주하, 2019; 최남진, 2019). 본 연구에서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을 사용하였다.
금리 수준 역시 주택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자본재로서의 주택의 적정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주택 구매 비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서 주택가격 연구에서 널리 사용되었다(김경민, 2017; 김경민, 2018; 이영수, 2019; 조한국·김영곤, 2020). CD91일금리(김윤영, 2013; 신진호·황수성, 2015; 임대봉, 2015; 전해정, 2019)와 회사채금리(성주한·정상철, 2019; 조무상·남주하, 2019; 채수복, 2015; 황세진, 2021), 그리고 기준금리(이석원·정재호, 2017) 또한 금리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미국의 경우 30년 고정금리 대출의 평균금리를 대푯값으로 사용하였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예금기관 가계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신규 취급)를 사용하였다.
물가수준은 경제 내의 실물생산량 대비 통화량을 나타내며, 시중의 유동성을 측정한다. 국내 연구에서는 주로 소비자물가를 유동성 측정 지표로 사용하였다(김경민, 2018; 김상엽 외, 2020; 신진호·황수성, 2015; 이영수, 2019; 임대봉, 2015). 한편, 이석원·정재호(2017)와 같이 생산자물가지수도 유동성 지표로 사용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미국의 consumer price index와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지수를 유동성 지표로 사용하였다.5)
실질 국내총생산과 소비자물가지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미국과 우리나라에 대해 각각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와 한국은행에서 수집하였다.
마지막으로, 주택가격을 나타내는 지표로써 미국의 경우 Case-Shiller 지수를 사용하였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부동산원에서 발표하는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매실거래가 지수를 사용하였다. Case-Shiller 지수는 반복매매지수로써 관련 연구 분야에서 신뢰할 수 있는 가격지수로 주로 사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주택가격지수이다. 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실거래 지수 역시 실거래가를 통해 계산된 대표적인 가격지수일 뿐 아니라 Case-Shiller 지수와 마찬가지로 반복매매기법을 통해 계산된다는 점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되었다6).
<표 1>은 모형의 추정에 사용한 변수를 개략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모든 변수는 월별 시계열 자료이다.
우리는 <표 1>에 나타난 변수를 이용하여 아래와 같은 외생적 독립변수(exogenous regressor)가 포함된 AR(1) 모형을 주택가격 변화율 추정에 사용하였다.
RHPIt는 각 시점 t의 실질 주택가격지수로, 주택매매가격지수를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7). 회귀식에는 주택가격 변화에 대한 자기 상관성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Case and Shiller(1989), Meese and Wallace(1994) 등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주택가격의 변화율 자체에 뚜렷한 시계열 상관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8)RRPIt는 실질 주택임대가격을 의미하며 실질 주택가격지수와 마찬가지로 임대가격지수를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눈 값이다. yt는 경기 동행지수로 거시경제의 전반적 경기 순환성에 해당한다. rt는 모기지 이자율로 자본재인 주택의 적정 수익률과 연관되어 있다. pt는 소비자물가지수로 경제 전체의 실물생산량 대비 통화량(유동성)이 많을수록 커진다. 마지막으로 εt은 오차항으로, 일반적인 선형 회귀분석과 같이 독립 정규분포를 따르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위와 같이 설정한 모형을 토대로, 일반기간을 통해 모형의 계수를 추정하여 β̂0, β̂1, β̂2, β̂3, β̂4, β̂5를 얻는다. 일반기간의 마지막 시점(=t′) 이후 평가기간의 s번째 시점 t′+s에 대해서는 실질 주택가격지수를 제외한 관찰 가능한 경제 환경 변화(임대가격, 소득 및 금리 변화 등)에 대한 정보(=Ωt′+s)를 통해 주택 가치변화의 기댓값 을 다음과 같이 연속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9)
그러므로 는 주택가격 변화율과 다른 시장 변화 간에 관계가 평가기간에도 같게 유지되었다면 나타났을 주택가격 변화의 기댓값을 의미한다.10) 유의할 점은 모형의 특성상 자기상관계수가 포함되는데, 이때 의 추정에는 경제변수를 통해 추정된 이전 시점의 기댓값(즉, )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본 모형의 목적은 평가기간 내에 일어난 주택가격변화에는 일반기간의 주택가격-경제변수 간 관계로 설명될 수 없는 편향적 오류가 존재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인데, 만약 평가기간 동안 나타난 주택가격지수의 실제 변화율을 추정에 사용한다면 변수 간 내생적 관계로 설명할 수 없는 변화까지 포함하여 예측하게 되기 때문이다.11)12)
만약 일반기간에서 포착된 주택가격과 시장 변화 간의 관계가 평가기간에도 지속하였다면(즉 거품적 요소가 평가기간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회귀분석의 특성상 평가기간의 잔차 () 역시 최소한 평균적으로는 0에 가까울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만약 주택 거품(즉, 시장 변화로 설명할 수 없는 가격상승)이 있었다면 일반기간과 달리 평가기간에는 잔차항이 평균적으로 뚜렷한 양의 값을 갖게 될 것이다.
<표 2>와 <표 3>은 위 모형 추정에 사용된 변수의 기초통계이다.
변수 | 평균 | 표준편차 | 최소 | 최대 |
---|---|---|---|---|
∆lnRHPIt | 0.0012 | 0.0079 | -0.0161 | 0.0575 |
∆lnRRPIt | 0.0018 | 0.0064 | -0.0253 | 0.0203 |
∆lnyt | 0.0026 | 0.0031 | -0.0116 | 0.0135 |
∆rt | -0.0195 | 0.1432 | -1.18 | 0.33 |
∆lnpt | 0.0017 | 0.0032 | -0.0063 | 0.0108 |
변수 | 평균 | 표준편차 | 최소 | 최대 |
---|---|---|---|---|
∆lnRHPIt | 0.0010 | 0.0053 | -0.0203 | 0.0174 |
∆lnRRPIt | 0.0005 | 0.0028 | -0.0109 | 0.0204 |
∆lnyt | 0.0019 | 0.0058 | -0.1105 | 0.0182 |
∆rt | -0.0159 | 0.1976 | -0.8015 | 0.7975 |
∆lnpt | 0.0020 | 0.0025 | -0.0178 | 0.0136 |
<그림 1>은 2000년대 초반부터 서브프라임 사태까지 나타났던 미국 주택 거품 당시 실제 주택매매가격 변화와 (식 2)를 이용하여 추정한 주택 가치변화의 기대를 비교한 것이다.13)
<그림 1>에서 우리는 두 가지를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는 2000년 초부터 2005년 말까지 예측된 가치변화와 실제 주택 가격변화 간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해당 기간의 평균적 차이는 분기 당 약 0.005(로그값 기준)로, 연간 변화율로 환산하면 약 6%의 평균적 차이가 4년간 누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변화율의 차이가 거품이 심해질수록 더 커졌다는 것이다. 추정된 가치변화와 실제 주택가격 변화 간의 차이는 2003년까지만 해도 연간 상승률로 환산할 때 약 2%에 불과했으나, 2005년에 이르러서는 10%에 달하고 있다. 이는 주택 거품의 전형적인 특성이 모형에 잘 드러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주택 거품이 진행될수록 내재가치와의 괴리 정도가 커지며 과거의 가격상승 이외에는 가격상승을 견인할 요소가 없음에도 거품이 이어지는 현상을 보여준다. 따라서 <그림 1>의 주택 가치변화 추정치를 보면 2005년 이후 가격이 상승하지 않거나 오히려 다소 하락해야 정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시장 기초 요소의 변화 없이도 자기실현적 과열에 의해 지속적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괴리율이 심해지고 있었다.
두 번째는 거품의 붕괴이다. 2000년대 초중반 나타났던 미국 주택 거품은 2006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꺼지면서 서브프라임 위기의 방아쇠가 된다. 이 기간에는 거품의 형성 시기와 반대로, 실제 주택가격 변화율이 추정 가치변화율을 뚜렷하게 밑돌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림 2> 패널 B). <그림 1>에서 알 수 있듯이, 2006년부터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소득, 금리, 임대시장 등 주택 가치에 일반적 영향을 주는 요소들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가치의 변화를 예측하였다. 반면 실제 주택가격의 변화는 거품 붕괴 이후 급격한 하락세로 전환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는 한국의 경우를 살펴본다. <그림 3>은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화와 모형에서 추정된 가치변화를 비교한 결과이다. 첫 번째로 알 수 있는 것은, <그림 4> 패널 A에서 볼 수 있듯이 2017년 이전까지는 실제 주택가격 변화가 추정된 가치변화를 상회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해당 기간에는 실제 아파트 가격변화가 추정된 가치변화를 다소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림 4>를 보면 2015년부터 2017년 말까지의 차이 값의 평균은 0.000035로 거의 같다. 이는 이 기간에 모형의 추정에 사용한 일반기간(2005년 1월부터 2014년 12월)에서 나타난 시장 요소와 주택가격 간 관계가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동안의 주택가격 변화를 다른 시장 변화로 잘 설명할 수 있다고(즉, 주택 거품의 전조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그림 4> 패널 B를 보면, 이러한 상황은 분양가 상한제 등의 정책이 거론되기 시작하던 2018년 초에 다소 변화하여, 2019년까지 실제 아파트 가격변화가 추정된 가치변화를 지속해서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부터 2019년 사이에, 실물경기 둔화 등 주택의 가치를 상승시킬 뚜렷한 변화가 없었던 것에 반해 실제 아파트 가격은 평소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2020년 중반까지 실제 가격변화와 추정치는 뚜렷한 경향성 없이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거품이라고 볼 수 있는지는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어렵다. 왜냐하면, 2018년 이후 실시된 부동산 정책들에 의해 시장 환경과 가격 간 관계가 달라졌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시점 이루어진 부동산 정책의 상당수는 현시된 임대 가치 대비 주택가격을 급격히 상승시킬 가능성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홍정의(2020)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분양가 상한제는 미래 주택공급 탄력성에 대한 시장 수요자들의 기대에 영향을 주어 즉각적인 가격상승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논의된 바를 조금 더 쉽게 살펴보기 위해 <그림 5>와 <그림 6>에 <그림 1>과 <그림 3>에 나타난 각국의 실제 주택가격 변화율과 추정 변화율 간 차이, 즉 괴리 정도를 시계열 그래프로 나타내었다. 각 그림에서 ‘Error’는 시점별 실제 주택가격 변화율에서 추정 변화율을 차감한 오차이고, ‘Cum. Error’는 그 오차를 누적하여 나타낸 그래프이다. <그림 5>에 나타난 바와 같이 미국 주택가격의 경우 2006년에 들어서면서 40%p가 넘는 누적 오차가 발견되었다. (식 2)와 같은 회귀분석에서 오차항의 기댓값은 항상 0이므로 이 회귀식이 유효하다면 누적 오차 역시 0에 가까운 값이 나타나야 한다. 하지만 <그림 5>에서 이러한 매우 큰 규모의 양의 누적 오차가 발견되는 것은 평가기간 동안 일반기간의 주택시장 움직임에서 관찰할 수 없는 지속적인 상승 오차가 나타났다는 의미이다. <그림 6>에 있는 한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한국의 경우 역시 2018년 하반기 들어서면서 누적 오차가 10%p 내외로 올라선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경우와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14) 게다가 2019년 들어서면서 (식 2)의 추정식에서 큰 오차가 발견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2019년부터 누적 오차는 좀처럼 증가하지 않는 모습이 나타난다. 즉, 2019년 들어서면서 (식 2)의 모형이 상대적으로 높은 예측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므로, 2019년 이후 202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 주택시장 움직임은 2015년 이전 일반기간 나타났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그림 7>과 <그림 8>은 앞서 추정된 가치변화율을 토대로 미국과 서울 아파트 가격 수준의 변화를 비교한 것이다. 먼저, <그림 7>은 미국의 주택가격과 추정된 가치의 수준을 비교하고 있다. 앞서 가격변화율의 추정 및 비교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주택가격과 추정된 가치의 차이는 2003년 이후로 크게 벌어져 거품이 절정에 올랐던 2006년 초반에는 약 50% 이상의 차이가 벌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물가 변화를 고려한 평균적 가격 상의 차이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괴리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괴리는 금융위기 이후 감소하여 2012년경에는 추정치와 유사한 수준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서울 아파트 시장의 경우 2018~2019년 사이에 시장가격과 추정 가치 간의 차이가 벌어진 것은 확인할 수 있지만, 2020년대 중반까지 그 괴리의 수준은 약 10%에 불과하여 2000년대 미국의 경우와 같은 명확한 거품의 사례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Ⅳ. 결론 및 논의
본문은 주택 거품의 특성에 착안하여 주택 거품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서브프라임 위기 사태 직전 미국의 주택시장과 최근 5년간 나타난 서울 아파트 시장을 비교·분석하였다. 본문은 주택 거품이 본질적으로 시장 균형에서의 이탈 현상이라는 것에 착안하여, 주택 거품이 있는지를 평가하려는 기간과 그 외 기간을 구분하고, 주택 거품이 없는 기간을 통해 추정한 모형을 통해, 주택 거품이 의심되는 기간에 나타난 가격변화가 소득이나 금리 변화 등 시장가격을 결정하는 기본적 요소들로 설명 가능한 수준보다 뚜렷하게 높은지를 알아보았다.
모형의 분석 결과를 개략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문의 추정 방식을 통해 서브프라임 사태 직전 미국의 주택시장에는 상당한 수준의 거품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02년 후반기 이후로 주택매매가격지수(물가 조정)는 추정된 가치로부터 뚜렷하게 벌어지기 시작하여, 2006년 초에 이르러서는 근본 가치와 비교해 약 40%가량 과대평가되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서울 아파트 시장의 경우 2018년 이전까지 실제 가격변화가 추정된 가치변화로부터 경향적 괴리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2018년 이후 전반적 경기상황이 악화하면서 추정 가치변화율이 하락추세로 전환하지만, 실제 주택가격은 오히려 상승하여 괴리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도, 2020년 중반까지 그 괴리의 수준이 약 5% 내외에 불과하고, 미국 사례와 비교할 때 미미한 수준이므로 적어도 2020년 중반까지는 시장에 큰 거품이 있다고 진단하기는 힘들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부동산 정책 설계에 있어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왜냐하면, 이는 최근 수년간의 주택가격 상승이 과열적 낙관주의 자체보다는 정책이나 경제 상황 변화 등 주택 가치의 실질적 변화에 기인하여 일어났을 가능성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수요가 낙관주의에 기인하는 경우, 그러한 비이성적 낙관주의가 사라지는 경우 시장에 큰 충격을 주는 급격한 가격 하락과 신용경색을 동반시킬 수 있으므로 대체로 사전적 대출 억제 등의 수요 억제 정책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반면 미래 주택 가치의 실질적 상승으로 인한 수요 증가가 나타난다면, 그러한 가격상승을 완화할만한 공급 확대 정책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즉, 본문의 결과는 주택가격의 상승을 저지하기 위해서 수요 억제 위주의 정책보다 주택시장에서 공급의 탄력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시됨을 의미할 수 있다.
본문의 결과를 해석할 때 유념해야 할 것 중 하나는 기본적으로 모든 모형은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즉, 어떤 모형도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시장 요소를 완전한 형태로 포착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어느 정도의 오차는 불가피하며 모형의 추정이나 결과 해석에 일정 수준의 주관성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 본문의 모형 역시 다른 내재가치 모형들과 유사하게 모형설정의 오류나 변수 누락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도 본문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러한 주관성으로 인한 문제를 최대한 보완하고자 했다. 첫째, 내재가치를 직접 추정하기보다는 주택가격 변화율과 시장 변화율 간의 관계를 추정하고, 평가기간 동안 뚜렷하고 지속적인 양의 잔차가 발생하는지를 관찰했다. 회귀모형이 가진 특성상 만약 상당한 편향성이 나타난다면, 최소한 일반기간에 평균적으로 있었던 관계가 평가기간에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분석 결과를 다른 사례(서브프라임 사태 전후의 미국 주택시장)와 비교하여 해석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이는 해외 사례와 우리나라의 사례를 단순히 비교하려는 시도라기보다, 동일한 방법론을 통해 거품의 크기를 진단하는 경우 비교 대상에 어느 정도의 정량적 결과가 드러나는지를 제시하려는 것이다.
주택 거품은 기본적으로 이례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주택시장에 거품이 있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오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를 포착해야 한다. 본문의 분석이 절대적 기준일 수는 없지만, 반복적으로 회자하는 거품론에 대한 최소한의 분석적 반증의 역할은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