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보행친화적인 도시환경은 교통 및 환경 문제에 대응하는 하나의 해결책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동시에 개인의 물리적·정신적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인식된다(권완택 외, 2016; 이종선·최혜민, 2018; 전준형·박진아, 2020). 이에 도시계획적 관점에서 보행환경에 관한 관심은 증가하였고 보행친화적인 물리적 환경은 해당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하나의 요인으로서 자리 잡게 되었다(박효숙 외, 2019; 이수기 외, 2016). 이러한 흐름에 따라 국내를 비롯한 해외에서도 보행친화적인 환경은 부동산 시장에 있어 주택의 가격이나 수요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주택의 수요는 건물 자체의 물리적 상태와 주변 지역의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므로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좋거나 쾌적한 보행환경을 갖춘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수요가 높은 현상이 나타난다(서민정·최열, 2017; 조미정 외, 2016; Cortright, 2009; Pivo and Fisher, 2011). 이렇듯 보행친화적인 근린환경에 위치한 주택은 구입 선호도가 높으며, 이는 주택가격에도 반영된다.
보행친화적인 근린환경과 주택가격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은 좋은 보행환경에 대한 가치가 인정되어 주택가격에도 지불 용의가 존재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강창덕·이현주, 2014; 이신해, 2014). 즉, 보행친화적인 환경이 주택시장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되는지 알 수 있기에 이와 같은 연구는 주거지의 보행환경 질을 높일 수 있는 기초연구로서 그 필요성이 높다. 이러한 배경 아래 보행친화적인 근린환경과 주택가격 간의 관계를 살펴보는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었으나, 이들의 연구는 주로 하나의 주택유형에만 한정하였다(김재익, 2017). 특히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대부분인데, 비록 우리나라에서 아파트가 대표적인 주택유형으로 자리 잡았지만, 연립다세대 주택 등은 가격이 높은 아파트를 대체하는 주택유형으로 여겨지기에 다양한 계층이 거주하고 폭넓은 수요층을 가진다. 따라서 건전한 주택시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주택유형의 다양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비(非)아파트 주택의 공급확대가 아닌 주거지 내 보다 양질의 보행친화적 환경을 마련하여 꾸준한 수요와 지속적인 거주가 가능하도록 해야 하기에 비(非)아파트 주택유형을 대상으로 한 보행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야 한다(김범수, 2017; 정재훈·박사유, 2018; 조득환, 2009).
이와 같이 비(非)아파트 주택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은 주택유형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어 있는 주변 환경에 근거한다. 아파트의 경우 비교적 규모가 큰 단지로 건설됨에 따라 단지 내에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반면, 다가구 또는 연립다세대 주택의 경우는 대부분 소규모 토지 내에 최대한의 밀도로 개발되어 아파트에 비해 기반시설이 부족하며 이 때문에 주거지를 선정하는 데 있어 편의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백두진·김재태, 2016; 이지우, 2018; 진은애 외, 2016). 또한, 안전성 측면에 대한 주민의 인식도 주택유형별로 차이가 나타나는데 연립다세대 주택은 많은 가구가 밀집되어 있고, 각각의 거주공간을 보호해줄 완충공간이 없으므로 아파트 거주민에 비하여 범죄에 대한 우려가 크거나 보행안전에 대한 만족도가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서원석·강민성, 2017; 서원석·주미진, 2019). 이처럼 주택유형에 따라 주변의 물리적 환경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므로 거주자 및 수요자가 주거지 내에서 선호하는 보행친화적 환경과 이에 대한 지불 용의 또한 주택유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대구시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을 대상으로 근린의 보행친화적 환경이 주택가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 과연 주택유형에 따라서 선호하는 보행친화적 환경이 다르게 나타나는지 비교하고자 한다.
Ⅱ. 선행연구 검토
본 장에서는 주택가격을 포함한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근린환경 및 보행환경 요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이와 관련한 연구를 검토하였다. 근린환경에서의 접근성은 주택가격 결정요인으로 꾸준히 활용되어왔다. 특히 대중교통 시설인 지하철의 접근성은 다수의 선행연구에서 주택가격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박나예·이상경, 2013; 박효숙 외, 2019; 오영경 외, 2021; 조미정·이명훈, 2015). 더욱이 지하철은 주택가격에 프리미엄을 발생시키기도 하는 등 주요 요인으로 작용함에 따라 이들의 상호관계에 보다 초점을 두고 분석한 연구가 있다. 대표적으로 강창덕(2021)의 연구는 서울시 지하철을 대상으로 운행빈도 및 가로망 특성을 모두 고려한 총 5개의 접근성 지표를 활용하여 주거용과 비주거용 토지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접근성의 모든 지표는 주거용과 비주거용 토지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최성호·성현곤(2011)의 연구는 서울시 지하철 9호선의 건설이 아파트 가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사업의 단계별로 살펴보았다. 그 결과 지하철 건설의 기본계획 승인 이전부터 주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연구로 마창욱·조미정(2020)의 연구는 수도권의 지하철인 서해선의 개통이 인근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서해선의 개통은 주변의 500m 및 1,000m 내에 위치한 아파트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역세권에 포함될수록 평당 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과 더불어 상업시설에 대한 접근성 역시 주택가격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황종규(2018)의 연구에서는 대형복합쇼핑센터의 개발이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대형복합쇼핑센터가 출점하였을 때 인근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며, 구체적으로는 쇼핑센터와 1m 멀어질수록 3.3m2당 0.028만 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영훈·박세운(2020)의 연구 역시 대형복합쇼핑센터인 롯데월드타워의 개장이 인근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이 연구의 결과는 앞의 연구와 상반되는 결과를 보여주었는데, 롯데월드타워의 500m 이내에 위치한 아파트가 가격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4km 이상에서 5km 미만에 위치한 아파트 가격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롯데월드타워에서 4km 이상에서 5km 미 만에 위치한 아파트의 경우 한강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 및 강남구의 고가 아파트가 위치하기 때문으로 추정하였다. 이 밖에 상업시설과 관련한 변수를 포함하여 다양한 요인들이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박나예·이상경(2013), 오영경 외(2021), 조미정·이명훈(2015) 등의 연구에서도 아파트 인근에 대형 상업시설 및 마트가 입지하거나 그 수가 많을수록 가격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교육환경 역시 주택가격 형성에 주요 요인으로 꾸준히 언급되어왔다. 이와 관련한 연구로 박현수·김찬호(2007)는 서울시 한강 이남의 11개 구를 대상으로 아파트의 매매 및 전세가격에 교육환경 변수들이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고, 손재영·진영남(2005)은 서울시를 대상으로 교육환경이 아파트의 전세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이들 연구의 분석결과, 근린환경에서의 교육환경은 아파트 가격의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었고, 특히 박현수·김찬호(2007)의 연구에서는 재건축요인보다 교육적 요인이 더 중요함을 제시하였다. 또한, 박나예·이상경(2013), 조미정·이명훈(2015)의 연구에서는 공통적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까지 거리가 가까울수록, 오영경 외(2021)의 연구에서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수가 많을수록 아파트의 가격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람들이 점차 삶의 질이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최근에는 숲세권이라는 용어가 사용될 만큼 공원 및 하천과 같은 자연 환경적 요소가 주거지 선정에 있어 중요하게 작용된다(박인선, 2017; 이종욱 외, 2020). 관련 연구로 김혜림·홍성조(2021)와 정혜경 외(2020)의 연구는 자연환경에 대한 접근성이나 그에 대한 경관가치가 주택가격에 반영되는가를 분석하였다. 먼저, 김혜림·홍성조(2021)의 연구는 충정북도 청주시를 대상으로 공원유형(산지형, 평지형)에 따른 접근성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였는데, 산지형과 평지형 공원 모두 아파트 가격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였다. 정혜경 외(2021)의 연구는 자연환경에 속하는 일반산림 및 북한산과 한강에 대한 경관가치가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였고, 그 결과 북한산과 한강은 다른 녹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가치가 아파트가격에 크게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밖에도 한강을 중심으로 수변지역이 아파트 매매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거나(오동훈·이찬범, 2003), 하천환경의 조망권이 확보된 아파트는 가격이 상승하는지 분석한 연구(여희정 외, 2016) 등 다양한 연구에서 공원 및 하천과 같은 자연환경 요소와 주택가격 간의 관계를 다루었다.
이와 같이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근린환경 및 보행환경 요인들은 아파트에만 한정되지 않고, 단독주택 및 연립다세대 주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다루어진다.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인 김보미·장희순(2009)의 연구에서는 입지요인으로 지하철, 학교, 호수공원, 상업시설과의 거리가 분양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규태 외(2017) 및 정우성 외(2019)의 연구 역시 단독주택 가격의 영향요인을 도출하고자 입지특성 변수로 지하철역까지 거리, 대형마트까지 거리를 공통적으로 활용하였다. 그 결과, 입지특성의 모든 변수가 주택의 실거래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박효숙 외(2019)의 연구는 단독 및 다가구, 다세대 주택을 대상으로 보다 근린에서의 보행친화정도와 주택가격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행정동 단위로 주요시설에 대한 접근성, 보행공간의 양, 보행연결성 등을 측정하여 보행친화지수를 산정하였고, 보행친화지수와 주택가격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보행친화지수가 높을수록 주택가격이 높아졌음을 확인하였다.
앞선 선행연구들을 살펴본 결과, 보행친화적인 근린환경은 주택유형에 불문하고 주택가격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통적으로 대중교통 및 상업시설에 대한 접근성, 그리고 교육환경 여건 및 자연 환경적 요소가 주택가격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결과를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연구는 아파트, 단독 및 다가구 주택 등 한 가지 유형의 주택에만 한정하여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주택유형을 구분하여 비교·분석한 연구는 살펴볼 수 없었다. 예외적으로 강남과 강북 등 두 지역을 대상으로 지역 특성에 따른 비교나 혹은 가격 및 노후 정도에 따라 주택을 구분하여 비교한 연구가 있었으나(양승철, 2014; 조미정·이명훈, 2015), 결과적으로 모두 하나의 주택유형에만 초점을 두었다. 실제 주택유형에 따라 주변 환경은 다르게 형성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주거지 내에서 선호하거나 중요시하는 보행환경 역시 주택유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에 착안하여 주변 환경의 특성이 다른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을 대상으로 동일한 측정방식 및 분석방법을 적용하여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을 때, 과연 차이가 나타나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점을 연구의 근본적인 질문으로 둔다. 이후 각 주택유형별로 어떠한 요인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지 비교하고자 하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을 지닌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보다 보행친화적인 관점에서 주택가격의 결정요인을 살펴보고자 기존의 선행연구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변수를 새롭게 추가한 점에서도 차별성을 지닌다.
Ⅲ. 연구방법
본 연구는 2020년 1년 동안 대구광역시 내에서 실거래가 이루어진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의 단지를 대상으로 하며, 종속변수는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의 단지별 단위면적(m2)당 평균 실거래가격이다. 아파트의 경우 총 1,535개의 단지에서, 연립다세대는 총 2,044개의 단지에서 실거래가 이루어졌다. 한편, 분석의 단위를 단지로 설정한 것은 연립다세대 주택의 실거래가 자료에는 개별세대에 대한 정보 누락이 많아 자료구축에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의 비교를 위한 분석 단위 통일을 위하여 단지별로 변수를 구축하였다.
독립변수는 크게 건축특성과 보행환경특성으로 구분하여 <표 1>과 같이 구성하였다. 먼저, 건축특성에 해당하는 주택의 면적과 건축연한은 주택가격을 형성하는 데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므로 본 연구의 변수로 선정하였다. 면적이 작고 최근에 지어진 주택일수록 단위면적당 가격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여희정 외, 2016; 장몽현·김한수, 2020; 정윤혜·최막중, 2012; 홍하연·이주형, 2015).
다음으로 보행환경특성의 경우, 보행과 관련 선행연구를 검토하여 접근성, 쾌적성, 편의성, 안전성으로 구분하였다(박소현 외, 2008; 김창국 외, 2016; 이소영 외, 2020; 전준형·박진아, 2020). 먼저, 접근성의 변수로서 대중교통 시설까지 거리는 다수의 연구에서 활용되었는데, 대중교통 시설은 도시민의 이동 수단으로써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에,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은 곳은 생활의 편익이 증가하고 주택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렇기에 대중교통 시설인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까지 거리를 본 연구의 변수로 선정하였다. 특히, 지하철역의 경우 주변에 상업시설이 밀집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복합개발 등으로 인해 주택시장에서 지하철과의 접근성 정도는 가격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오영경 외, 2021; 이금숙 외, 2010; 이성현, 2013). 또한, 학교와의 접근성은 주거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교육시설의 접근성은 주택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여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거리를 변수로 선정하였다(김구회 외, 2016; 서동재, 2021; 조미정 외, 2016).
쾌적성의 경우, 다수의 선행연구에서 오픈스페이스와 관련한 변수를 활용하였다. 공원 및 하천과 같은 오픈스페이스는 거주민들에게 쾌적한 환경 및 여가활동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며, 더욱이 이들은 보행을 유도하여 개인의 건강생활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공원 및 하천과 인접한 지역의 주택은 선호도가 높을 것이고, 주택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에 변수로 선정하였다(김희철 외, 2014; 정혜경 외, 2020).
편의성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여 생활의 편리성을 높여주는 상업시설과 관련한 변수가 주로 활용되었다. 상업시설은 백화점과 같은 대규모 점포에서부터 편의점과 같은 비교적 작은 점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로 존재한다. 백화점, 대형할인점과 같은 대규모 상업시설은 주택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편의점 및 슈퍼마켓 등과 같은 소규모 상업시설은 주택지와 인접한 거리에 위치함에 따라 거주민들이 생활의 필수품 구입을 위해 주로 이용하는 시설이다(조미정·이명훈, 2015). 따라서 주변에 대규모 상업시설 입지하고 있는가 또는 주변에 소규모 상업시설이 많이 입지하여 있는가에 따라 생활의 편익성이 높아질 것이고 이는 주택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어 대규모 상업시설의 유무, 소규모 상업시설의 밀도를 변수로 선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안전성의 변수로 선정한 가로등 밀도, 횡단보도, CCTV 밀도의 경우, 주택가격과 관련 연구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았으나 보행환경 평가와 관련하여서는 주요 변수로 활용되었다. 가로등은 야간시간대 보행안전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시설이다. 또한, 횡단보도의 부재는 무단횡단의 원인이 되므로 교통안전 측면에서 횡단보도는 중요한 요소이다. CCTV의 경우 방범시설로서 범죄 예방을 도모할 수 있다. 즉, 가로등, 횡단보도, CCTV는 보행로의 서비스 수준 및 안전성 정도를 결정짓는 요소로 보행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김규리·이제선, 2016; 배민경·박승훈, 2018; 변지혜 외, 2010; 임수연 외, 2016; 허선영·문태헌, 2012). 따라서 본 연구는 보행친화적 환경과 주택가격 간의 관계에 초점을 둔만큼 보다 실제 보행환경 요소와 관련된 변수를 다루고자 이들 변수를 활용하였다. 다만, 이들은 그간 주택가격 결정요인으로 다루어진 적이 없음을 감안한다면 본 연구에서는 해당 시설의 존재 자체가 주택가격을 결정짓는 요소가 아닌 해당 지역의 보행환경의 안전성 여건을 대변하는 요소로 정의한다. 따라서 이들이 잘 갖추어진 지역은 거주민에게 양질의 보행환경 여건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고 이는 주택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본 연구는 위와 같이 선정한 건축특성 및 보행환경특성 변수들을 활용하여 과연 주택유형을 구분하였을 때, 실거래가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앞서 선정한 건축특성 및 보행환경특성 변수들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측정하였다. 우선, 종속변수인 단위면적당 평균 실거래가는 국토교통부에서 제공하는 실거래가 자료를 활용하였으며, 이를 분석에 활용하기 위해 개별 세대의 정보로 이루어진 자료를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의 단지별 단위면적당 실거래가로 평균하여 계산하였다. 건축특성에 해당하는 면적과 건축연한은 종속변수와 동일한 자료에 포함된 전용면적과 건축년도를 활용하였으며, 각 단지별로 면적 및 건축연한을 평균하여 계산하였다.
보행환경특성 변수의 경우 Arc GIS를 활용하여 측정하였다. 접근성에 해당하는 지하철역까지 거리, 버스정류장까지 거리,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까지 거리는 각 주택 단지의 중심점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해당 시설까지의 네트워크 거리로 측정하였다. 쾌적성에 해당하는 시설인 공원과 하천은 다른 시설에 비해 광범위한 면적을 가지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중심점을 기준으로 네트워크 거리를 측정할 경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공원과 하천의 면적을 30m×30m 격자망으로 변환하고 각 격자망의 중심점을 구축한 후, 단지의 중심점에서 가장 가까운 하천 및 공원의 격자망 중심점까지 네트워크 거리를 측정하였다. 편의성에 해당하는 소규모 상업시설 밀도와 안전성에 해당하는 가로등, 횡단보도, CCTV 밀도의 경우, 단지의 중심점에서 400m의 네트워크 버퍼를 구축한 후, 버퍼의 면적 대비 버퍼 내 위치하는 시설의 수를 측정하여 계산하였다. 선행연구에서 보행권의 적정규모를 400m로 설정하였기에 이를 반영하였다(김명연·김은정, 2019). 한편, 소규모 상업시설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제공하는 자료의 상권업종 중분류 기준을 적용하였으며, 이 중 주거지 내 위치하여 일상생활에서 주로 이용하는 음/식료품 판매, 종합소매점에 한정하였다. 대규모 상업시설의 경우,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권이 다른 시설에 비해 광범위하다. 따라서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적절한 반경 범위라 판단되는 2km를 기준으로 네트워크 버퍼를 구축한 후, 버퍼 내 시설의 유무로 측정하였다(조미정·이명훈, 2015; 황종규, 2018).
이와 같은 측정방식을 <그림 1>과 같이 시각적으로 표현하였다. 왼쪽은 각각의 연립다세대 주택의 중심점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까지 네트워크 거리를 측정한 것이며, 오른쪽은 하나의 아파트 단지 중심에서 형성된 400m 네트워크 버퍼 내 위치하는 횡단보도 수를 측정한 것이다.
본 연구는 보행친화적 환경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공간회귀모형을 활용하고자 한다. 공간회귀모형의 활용은 도시 및 지리학에서 범죄 및 행정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이석환, 2014). 부동산학 분야에서는 토지의 시세 가격을 추정(최지혜 외, 2018), 지가변동과 토지거래량의 관계를 파악(서수복, 2014),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요인을 분석(조미정·이명훈, 2015)하는 등의 연구에서 공간회귀모형이 활용되어진다. 이와 같은 공간회귀모형의 사용은 공간적 자기상관성을 지닌 현상을 고려하기 위함인데, 공간적 자기상관성이란 공간상에서 발생하는 사건이 무작위적으로 분포하는 것이 아닌 그 주변 지역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을 말한다(이희연·심재헌, 2011; 진창종 외, 2012). 이를 주택가격에 적용한다면, 주택은 고정되어 있는 특성으로 인해 인근에 위치한 주택끼리 동일한 근린환경 및 보행환경을 공유하는데, 그렇기에 가격이 높은 주택은 인근의 주택도 가격이 높게 나타나는 공간적 자기상관성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공간적 속성을 고려하지 않고 분석을 진행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주택가격의 공간적 자기상관성을 고려한 공간회귀모형을 활용하여 분석을 실시하고자 한다.
회귀모형을 활용한 분석에 앞서 우선적으로 종속변수인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의 단위면적당 평균 실거래가가 공간적 자기상관성이 존재하는지 Moran’s I 검증을 통해 확인하고자 한다. 공간적 자기상관성 측정방법은 크게 국지적인 측정과 전역적 측정이 있는데, Moran’s I 검증은 연구 대상지역 내의 전반적인 군집경향을 보여주는 전역적인 측정방법이다(김명연·김은정, 2019; 최열 외, 2013). Moran’s I를 산정하는 방식은 (식 1)과 같다.
N: 개체 수, Yi: 공간 i의 속성,
Yj: 공간j의 속성, Y̅: 평균값,
wij: 가중치
Moran’s I 검증을 통해 두 개의 주택유형 모두에서 공간적 자기상관성이 나타남을 확인한 후, GeoDa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일반선형회귀모형(ordinary lest square model, OLS)과 함께 공간회귀모형인 공간시차모형(spatial lag model, SLM)과 공간오차모형(spatial error model, SEM)을 분석하고자 한다. SLM 모형은 종속변수에 공간적 자기상관성이 존재할 경우, 인접지역의 관측치가 종속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새로운 설명변수로서 추가한 모형이다. SEM 모형은 오차에서 공간적 자기상관성이 존재할 경우, 이를 통제하기 위해 각각의 오차 공분산을 만들어 이를 적용한 모형이다(이희연·노승철, 2013). SLM 모형과 SEM 모형을 산정하는 방식은 각각 (식 2)와 (식 3)과 같다.
Y=종속변수, X=설명변수,
W=공간가중치행렬
ρ=공간시차 매개변수,
β=설명변수의 추정계수
ε= 오차항, λ= 오차에 대한 시차
Ⅳ. 분석 결과
본 연구에서 활용한 변수들의 기초통계량은 <표 2>와 같다. 먼저 종속변수인 단위면적당 평균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2020년 1년 동안 아파트는 평균 371.6만 원/m2, 연립다세대 주택은 평균 240.9만 원/m2의 시세로 거래되었다. 거래가 이루어진 주택의 건축특성을 보면, 면적의 경우는 아파트가 평균 78.8m2, 연립다세대 주택은 평균 65.2m2로 나타났다. 건축연한의 경우 2020년을 기준으로 아파트는 평균 21.4년, 연립다세대 주택은 평균 22.6년이 지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보행환경특성을 보면, 단지의 중심점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까지 거리는 아파트가 평균 1,268.7m, 연립다세대 주택이 평균 1,287.9m이며, 버스정류장까지 거리는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 각각 평균 223.1m, 평균 246.7m로 나타났다. 교육시설인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거리는 아파트가 각각 평균 538.5m, 854.6m, 1,146.6m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연립다세대 주택은 평균 570.1m, 875.9, 1,184.6m로 나타났다. 또한, 단지의 중심점에서 가장 가까운 공원까지 거리는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 각각 평균 379.2m, 평균 416.1m이며, 하천까지 거리는 평균 1,293.9m, 평균 1,659.9m로 나타났다. 한편, 2km 네트워크 반경 내에 대규모 상업시설이 입지 여부를 보면, 아파트는 총 1,255개의 단지가, 연립다세대 주택은 총 1,727개의 단지가 반경 내 대규모 상업시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400m 네트워크 버퍼 내 시설의 밀도를 측정한 변수를 살펴보면, 소규모 상업시설 밀도의 경우 아파트는 km2당 평균 64.0개이며, 연립다세대 주택은 km2당 평균 66.0개로 나타났다. 가로등 밀도의 경우, km2당 아파트는 평균 258.9개, 연립다세대 주택은 평균 188.7개로 나타났다. 횡단보도의 경우, km2당 아파트는 평균 108.2개, 연립다세대 주택은 평균 82.0개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CCTV는 km2당 아파트는 평균 26.3개, 연립다세대 주택은 평균 36.5개로 나타났다.
공간회귀분석을 진행하기에 앞서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의 단위면적당 평균 실거래가가 공간적 자기상관성을 가지는지 확인하고자 Moran’s I 검증을 실시하였다. 공간적 자기상관성을 분석할 시 공간적 근접성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공간가중치 행렬의 구축이 필요한데, 이는 크게 인접성 척도와 거리 척도가 있다(이희연·노승철, 2013). 본 연구에서는 주택 단지의 중심점 간 공간적 자기상관성을 확인하고자 하므로 거리 척도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거리는 1,000m로 설정하였다.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에 대한 Moran’s I 값은 <표 3>과 같다. 아파트는 약 0.753(p=0.000), 연립다세대 주택은 약 0.527(p=0.000)의 값이 나타나 두 주택유형 모두 정(+)의 공간적 자기상관성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즉,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 모두 단위면적당 평균 실거래가가 높은 단지는 주변의 단지도 높은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파트 | 연립다세대 주택 | ||
---|---|---|---|
Moran’s index | 0.7530 | Moran’s index | 0.5265 |
Expected index | -0.0007 | Expected index | -0.0005 |
Variance | 0.0032 | Variance | 0.0001 |
Z-score | 13.4170 | Z-score | 60.6315 |
p-value | 0.0000 | p-value | 0.0000 |
두 주택유형 모두 실거래가에서 공간적 자기상관성이 존재하므로 공간회귀모형을 활용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이때, 회귀분석에 있어 변수의 정규분포 형성 및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고자 종속변수를 포함한 주요 변수에 로그 변환을 하였다. 또한, 보다 설명력 높은 모형을 도출하고자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있거나 모형에 적합하지 않은 변수는 일부 제외하였으며(중학교까지 거리, 대규모 상업시설의 유무, CCTV 밀도), 최종적으로 총 11개의 변수를 활용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다음으로 공간회귀모형 중 최적모형의 도출과정이 필요하므로 LM(lagrange multiplier)검증을 실시하였다(<표 4> 참조).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 모두 LM(lag)와 LM(error) 통계량이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모형 값이 모두 유의하다면 Robust LM 통계량을 통해 최적모형을 선택할 수 있다. 이를 살펴본 결과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의 Robust LM(lag, error)값이 모두 유의하게 나타나 해당 통계량의 검증만으로 최적모형을 도출할 수 없다. 따라서 각각의 회귀모형(OLS, SLM, SEM)에 대한 설명력 및 적합성 등을 살펴보았다(<표 5>, <표 6> 참조). 공간회귀모형의 적합도는 로그우도(log likelihood), AIC (akaike information criterion), SC(schwarz criterion)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로그우도는 일반회귀모형보다 클수록, AIC와 SC는 감소할수록 적합성이 높은 모형이다(조미정·이명훈, 2015; 최열·이재송, 2014). 이를 살펴보면, 아파트의 경우 SEM 모형이 SLM 모형보다 로그우도 값이 더 크고, AIC와 SC값이 더 낮으므로 SEM 모형이 더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모형의 설명력을 나타내는 R2 역시 SEM 모형이 더 높게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마찬가지로 연립다세대 주택의 경우에서도 SLM 모형보다 SEM 모형이 더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고, R2의 값도 더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두 주택유형 모두 SEM 모형을 최적모형으로 선정하였다.
본 절에서는 공간회귀모형에 대한 분석결과를 주택유형별로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표 5>는 아파트의 분석결과이다. 건축특성 변수인 면적과 건축연한은 아파트 실거래가격에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아 면적이 넓고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일수록 단위면적당 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보행환경특성의 경우, 접근성에서는 지하철역까지 거리만 유의미한 변수로 나타났다. 즉, 지하철역과 가까울수록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이는 주택가격 결정과 관련한 다수의 연구 결과와 동일한 결과를 보여준다(박나예·이상경, 2013; 이소영 외, 2020; 조미정 외, 2016).
편의성 변수에 해당하는 소규모 상업시설의 경우 밀도가 높을수록 가격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권 내 소규모 상업시설의 밀도가 높을수록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히려 반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대규모 점포와 인접한 아파트는 가격이 상승한다는 결과를 미루어 보았을 때, 아파트의 경우 대규모 상업시설에 대한 선호도가 높으며(박나예·이상경, 2013; 오영경 외, 2021; 황종규, 2018), 소규모 상업시설은 주정차 문제나 자녀의 교육환경 저해 문제 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밀도가 높을수록 오히려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김주진·최막중, 2009; 송호창 외, 2008; 이상재, 2007). 또한, 아파트의 경우 상가 및 생활 편의시설이 이미 단지 내 마련되어 있으므로 단지 주변에 산재된 소규모 상업시설에 대한 필요성이나 매력도가 비교적 적을 수 있다. 따라서 단지 주변에 소규모 상업시설이 밀집된 지역은 주거지 선택에 있어 선호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안전성에서는 횡단보도의 밀도가 높을수록 주택가격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횡단보도의 경우, 그간 주택가격과 관련한 연구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변수이나 보행친화적인 도시환경 조성에 있어 필수적인 시설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요소가 주거지 선택에 있어 고려될 수 있으며, 또한 주택가격에 반영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다음으로 <표 6>은 연립다세대 주택의 분석결과이다. 먼저, 건축특성 변수인 면적과 건축연한 모두 실거래가격에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아, 면적이 작고 최근에 지어진 주택일수록 단위면적당 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환경특성의 경우, 접근성에서 지하철역까지 거리, 버스정류장까지 거리, 고등학교까지 거리가 가까울수록 가격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까지 거리는 아파트의 분석결과와도 동일한 것을 보아 이들은 주택유형에 상관없이 주거지 선택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되어 짐을 알 수 있다. 한편, 버스정류장까지 거리의 경우, 서울시 연립다세대 및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버스정류장과의 접근성이 주택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요인으로 나타났는데(신광문·이재수, 2019; 양승철, 2014), 대구시를 대상으로 한 본 연구에서는 주택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아 동일한 변수더라도 지역에 따라 상이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버스정류장까지 거리 변수가 지역에 따라 상반된 결과로 나타난 것은 대중교통 시설의 공급성 차이에 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의 경우 많은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 특성상 지하철의 노선 체계가 잘 구축되어 지하철역의 접근성이 주택가격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반면, 대구시 지하철의 경우 총 3개의 노선으로만 이루어져 있어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 다수 존재한다(김아연·전병운, 2012; 송예나 외, 2019; 진은애 외, 2016). 따라서 대중교통 수단으로서 버스에 대한 의존성은 서울시보다 대구시가 비교적 더 높을 것으로 추측되며, 이는 연립다세대 주택이 버스정류장과 가까울수록 가격이 상승한다는 본 연구의 결과에도 부합함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안전성에서는 가로등의 밀도가 높을수록 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본 연구에서 근린환경 내 안전성 측면에서의 보행환경 여건을 대변하고자 활용한 변수가 주택가격과 관계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연립다세대 주택의 공간적 특성으로 인하여 범죄 및 보행안전에 대한 거주민의 우려가 아파트에 비해 높다는 연구결과를 미루어 보면 본 연구의 결과는 이에 부합함을 알 수 있다(서원석·강민성, 2017; 서원석·주미진, 2019). 앞선 아파트의 분석결과에서 횡단보도 밀도가 가격상승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와 더불어 연립다세대 주택에서는 가로등 밀도가 가격상승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아 그간 주택가격과 관련한 선행연구에서는 대부분 보행환경 관련 변수로 접근성에 초점을 두었다면, 향후 안전성과 같은 다양한 보행환경 관련 변수가 고려될 수 있음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본 절에서는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의 실거래가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적인 요인은 무엇인지 혹은 다르게 작용되는 요인은 무엇인지 앞선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비교하고자 한다. 먼저, 건축특성에 해당하는 면적과 건축연한은 두 주택유형 모두 면적이 작고 최근에 지어질수록 단위면적당 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본 연구에서 초점을 둔 보행환경특성을 살펴보면, 접근성에 해당하는 지하철까지 거리는 두 주택유형 모두에서 거리가 가까울수록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유형에 상관없이 역세권의 중요성이 주택가격에 긍정적으로 반영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버스정류장의 경우는 연립다세대 주택에서만 거리가 가까울수록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스정류장이 연립다세대 주택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보인 이유로는 연립다세대 주택의 주변 환경특성을 고려해 보았을 때, 지하철역보다 공급이 많고 비교적 좁은 도로까지 노선이 구축되어 있어, 시설까지 도보거리가 가까운 버스정류장에 대한 선호가 주택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연립다세대 주택은 대중교통 시설인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 모두 주택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아 아파트보다 대중교통 접근성을 더 중요시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음으로 교육시설에 해당하는 초등학교까지 거리는 두 주택유형 모두에서 유의하지 않았고, 고등학교까지 거리는 연립다세대 주택에만 유의미한 영향을 보였다. 본 연구는 보행환경에 초점을 두고자 주택과 교육시설 간의 거리를 변수로 활용하였으나, 관련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교육시설의 경우 직접적인 거리보다는 학군의 명성 혹은 사교육 환경이 주택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김경민 외, 2010; 이광현, 2010).
쾌적성에 포함되는 공원 및 하천까지 거리 또한 두 주택유형 모두에서 가격에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원까지 거리는 다수의 연구에서 주택가격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결과를 참고하였을 때(김혜림·홍성조, 2021; 김희철 외, 2014; 정혜경 외, 2020), 향후 생활권 공원 및 주제공원과 같이 유형을 구분하거나, 면적과 같은 다양한 속성을 고려해 본다면 주택가격과의 관계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이고은·최열, 2016). 또한, 서울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한강과의 거리가 가깝거나 조망이 가능한 주택은 가격이 상승하였다는 결과를 보였으나(이소영 외, 2020; 정혜경 외, 2020; 조용성·원제무, 2010), 실제 대구시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하천과 가까울수록 오히려 아파트 가격이 낮게 나타나거나 혹은 하천의 조망경관이 주택가격과는 관련이 없는 것을 보였다(김동준 외, 2017; 변세일 외, 2019). 이는 본 연구의 결과와도 일맥상통하며, 대구시 대표하천인 금호강의 경우 도시 외곽에 자리 잡고 있어 오히려 하천과 가까울수록 도심으로의 이동이 불편하기에 주택가격에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예측된다.
편의성에 해당하는 소규모 상업시설 밀도는 아파트의 경우만 유의미하게 나타났으나 예상과 달리 밀도가 높을수록 가격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의 경우 다른 주택유형에 비해 편의시설에 대한 선호보다 쾌적하고 독립적인 주거환경을 형성하려는 특징이 있다(진은애 외, 2016). 이를 근거로 한다면 아파트의 경우 주거지 내 소규모 상업시설이 많은 것에 대한 선호는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보다 실질적인 보행환경 변수에 초점을 맞추고자, 주택가격과 관련한 선행연구에서 다루지 않았던 가로등과 횡단보도를 안전성에 해당하는 변수로 활용하였다. 아파트는 횡단보도 밀도가 높을수록, 연립다세대 주택은 가로등의 밀도가 높을수록 주택가격 상승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계획된 단지로서 가로등을 포함한 조경 및 안전시설물이 충분히 배치되어 있는 반면, 연립다세대 주택은 소규모 필지가 밀집된 특성으로 골목길이 많고 또한 거주지 내 안전시설이 충분하지 못하다. 따라서 연립다세대 주택에서만 가로등에 대한 중요성이 주택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아파트의 경우 대규모 필지 단위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비교적 넓은 도로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때 횡단시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지 않으면 무된횡단의 위험이 발생한다. 따라서 횡단시설에 대한 중요성이 아파트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같이 주택유형에 따라 영향을 미치는 안전성 요인은 상이하게 나타났으나 이는 각 주택유형별 환경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추측되며, 결론적으로는 안전성 측면에서의 보행환경 여건은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Ⅴ. 결론
본 연구는 주택유형에 따라 근린에서 선호하는 보행친화적 환경요인은 다를 것이며, 이는 주택가격에도 반영될 것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이라는 서로 다른 주택유형을 대상으로 보행친화적 환경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보행친화적 환경요인은 주택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었으며, 이에 대한 요약 및 상응되는 정책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먼저, 두 주택유형 모두 지하철역과 가까울수록 주택가격이 상승한다는 결과를 보아, 도시민에게 지하철은 주택유형에 불문하고 중요한 대중교통 수단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보다 대중교통 지향적인 근린환경을 형성하기 위해 지하철과의 접근거리를 고려한 주택의 배치계획이나 지하철까지 접근성이 용이한 가로망 체계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강창덕, 2021; 이규진 외, 2014). 반면, 버스정류장까지 거리의 경우 연립다세대 주택에서만 접근성이 좋을수록 주택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역세권의 인접 정도에 따라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아파트와 달리, 연립다세대 주택은 지하철역보다 공급이 많고 주거지와 대중교통 시설과의 직접적인 거리가 더 가까운 버스정류장과의 접근성을 주거지 선택에 있어 아파트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버스의 노선 및 정류장의 네트워크는 현재 아파트를 중심으로 설계되는 경향이 있기에 연립다세대 주택이 밀집된 주거지를 대상으로 대중교통 공급성이 형평성 있게 배분되어 있는지 진단할 필요가 있다(이규진 외, 2014). 교통카드 빅데이터 시스템(2021)에서 제공하는 지역별 구·군 평균 정류장 공급도(시가화 면적 대비 버스정류장 수 비율)를 살펴보았을 때, 서울특별시(40.7%), 부산광역시(40.8%), 인천광역시(55.7%)는 40% 이상인 반면, 대구광역시는 18.5%에 불과하다. 이는 광역시 중 가장 낮은 공급도를 가지는 광주광역시(17.9%)와 비슷한 수준으로 버스정류장의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달성군(10.0%)과 서구(15.0%)는 대구시 내에서도 가장 낮은 공급도를 보였기에, 달성군과 서구에 위치한 연립다세대 주택 밀집지역을 집중 대상으로 하여 대중교통 취약지역을 도출한 후, 해당 지역에서 버스정류장의 공급을 확충하고 기존의 노선 체계를 개편하는 등 대중교통 서비스가 형평성 있게 배분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소규모 상업시설이 밀집되어 있을수록 아파트의 가격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의 경우 쾌적하고 독립적인 주거환경을 선호한다는 특성을 고려한다면(진은애 외, 2016), 단지 주변에 상업시설이 과도하게 밀집되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저해하지 않도록 상가에서 발생되는 불법주차 및 소음 등 각종 문제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끝으로 본 연구에서 보행환경의 안전성 여건을 대변하는 요소로 정의한 가로등 밀도와 횡단보도 밀도의 경우, 각각 아파트 및 연립다세대 주택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주택가격에는 안전한 보행환경에 대한 가치가 반영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주거환경 계획에 있어 보다 보행 안전측면을 고려해야 하며, 또한 주택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시설이 다르게 나타난 것을 미루어 보아 주택유형에 따른 환경특성을 이해하고 차별적인 계획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연립다세대 주택의 경우 주변 환경의 특성상 보행 안전에 더욱 민감할 수 있으므로 향후 연립다세대 주택이 밀집된 지역을 대상으로 범죄예방 환경설계(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CPTED)를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제도를 검토해 볼 수 있다.
한편, 본 연구에서 활용한 실거래가 자료는 세대 수, 주차대수 등 주택의 다양한 물리적/구조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기존 실거래가 자료에 주택의 물리적/구조적 특성을 포함하는 자료를 통합하여 분석한다면 주택가격의 결정요인 도출에 있어 보다 정확한 결과해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인구밀도나 사업체 수 등 지역적 환경특성을 반영하거나 대구시 내 수성구와 같이 주택가격의 차이가 큰 지역을 더미 변수로 활용하여 분석한다면, 보다폭 넓은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지하철역까지 거리 등과 같이 접근성에 해당하는 변수의 측정에 있어 아파트 단지의 규모를 고려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아파트 단지 내부는 도로망 자료가 구축되지 않아 단지 내 네트워크 거리는 측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단지 규모가 클수록 측정되는 네트워크 거리는 부정확해질 수 있다. 향후 이를 보완하여 접근성을 측정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위와 같은 한계에도 본 연구는 그간 보행친화적인 근린환경과 주택가격 간의 관계를 하나의 주택유형에 한정하여 진행되어온 연구를 통합하여 주택유형에 따른 차이를 살펴보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최근 주택시장에서 아파트 가격이 급증함에 따라 비교적 가격이 낮은 연립다세대 주택은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으로 여겨지는데(김범수, 2017), 아파트로 집중되는 수요를 연립다세대와 같은 다양한 유형의 주택으로 분산하고 또한 그들의 장기적인 거주를 목표로 하기 위해서는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한 질 높은 보행친화적 환경이 마련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는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을 비교대상으로 선정하여 각각 어떠한 보행친화적 환경요인을 선호하는지 살펴보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주택유형에 따른 적합한 보행환경 관련 정책은 무엇인지 논의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는 비(非)아파트 주택의 질 높은 보행친화적 근린환경을 마련하여 향후 주택시장의 다양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수립에 있어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주거지 내 보행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또는 연구에 있어 주택유형에 따라 차별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