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최근 몇 년의 세계적인 주택가격 상승 기조 속에서 한국 역시 주택가격 급등을 경험하였다. 주택가격 상승 기조가 시작된 2019년 5월부터 2021년 9월까지 한국의 아파트 가격 실거래가격지수는 43.7%나 상승하면서 연평균 20%에 이르는 급등세를 보였다. 이러한 주택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코로나 사태에 따른 금융 완화도 주요 요인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사실, 이자율이나 주택담보대출 같은 주택 관련 금융변수들은 주택가격, 특히 단기적인 주택가격 변동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인 변수라고 할 수 있다.
금융변수들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주택시장을 둘러싼 환경 즉, 국면(regime)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Bernanke and Gertler(1986), Kiyotaki and Moore(1997) 등은 이론적인 연구를 통해 경기 호황 국면보다는 불황 국면에서 자산시장에 대한 금융 제약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으며, 금융변수들과 주택가격 간의 관련성을 분석한 실증연구에서는 국면에 따라 달라지는 파급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국면 관련 실증연구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은 VAR 모형에 마르코프 국면전환(MS)을 결합한 MS-VAR 모형이다.1) MS-VAR 모형을 이용하여 금융변수와 주택가격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로는, 미국의 데이터를 사용한 Chang et al. (2011),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이터를 사용한 Simo-Kengne et al.(2013), 영국의 데이터를 사용한 Chowdhury and Maclennan(2014), 유럽 5개국의 데이터 사용한 Reichenbachas (2018), 한국의 데이터를 사용한 이영수(2021) 등이 있다. 이들 기존의 연구들은 대부분 2-국면 모형에 기초하고 있으며, 국면의 식별은 MS-VAR 모형의 추정과정에서 이루어진다.
본 연구 역시 MS-VAR 모형을 이용하여 우리나라에서 주택가격에 미치는 금융변수들의 영향이 국면별로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실증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기존의 연구와는 달리 본 연구는 첫째, 국면 수를 3개로 확대한 3-국면 모형을 사용하고, 둘째, 주택가격 단일방정식인 MS-AR 모형을 통해 국면을 식별한 후, 그 식별결과를 이용하여 MS-VAR 모형을 추정하는 2단계 방식을 적용한다는 두 가지 특징을 갖는다.2) 이러한 두 가지 특징의 의미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3-국면 모형의 필요성이다. 본 연구와 같이 Hamilton(1989)의 MS-AR 모형을 이용하여 주택가격 국면분석을 시도한 대부분의 국내외 기존 연구들은 2-국면 모형을 채택하고 있다. 이들 연구에서는 주로 주택가격 변동성의 크기를 중심으로 국면이 구분된다.3).
국면 특성과 관련하여 기존 연구의 실증분석 결과들에서는, 주택가격상승률 평균이 저변동성 국면보다는 고변동성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크다는 연구결과와 반대로 저변동성 국면에서 주택가격상승률 평균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연구결과가 병존한다. 이처럼 상반되는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주택가격의 변동성이 급등국면과 급락국면 모두에서 높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변동성 국면에서 가격 급등 기간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때는 고변동성 국면에서의 평균이 높게 추정되고, 반대로 급락 기간의 영향이 클 때는 고변동성 국면에서의 평균이 오히려 낮게 추정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연구와는 달리 국면 수를 3개로 확대한다.4) 3-국면 모형에서는 고변동성 국면이 가격 급등과 가격 급락의 두 국면으로 구분되고, 이에 따라 국면은 변동성이 낮은 정상(ordinary) 국면, 그리고 변동성이 높은 2개의 국면 즉, 가격 급등(boom) 국면과 가격 급락(crash) 국면으로 나뉘면서, 정상-급등-급락이라는 자산 가격의 속성에 부합하는 국면 구분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이자율과 주택담보대출의 주택 관련 금융변수들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국면별 동태적 효과의 차이는 이들 세 변수로 이루어진 MS-VAR 모형을 이용하여 분석한다.
MS-VAR 모형에서는 통상적으로 국면식별이 모형 추정과정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국면식별 방식에서는 모형의 국면식별 결과가 모형 내 변수 각각에 대한 국면식별 결과와 다를 것이며,5) 모형에서 식별된 국면 특성이 무엇인지 해석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예컨대, 주택가격과 주가로 구성된 MS-VAR 모형에서 나타난 국면 구분은 주택시장 혹은 주식시장의 개별 모형을 통해 식별되는 국면과는 다를 것이며, 주택시장과 주식시장의 상황이 함께 고려된 MS-VAR 모형에서의 국면 구분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경기 관련 변수, 이자율 변수 등 새로운 변수들이 모형에 추가되는 경우 국면 구분에 대한 해석의 모호성은 점점 커지게 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모형의 모수들과 국면변수를 동시에 추정하는 MS-VAR 모형에서의 통상적인 추정 방식 대신에, 주택가격의 MS-AR 모형을 통해 주택시장의 국면을 먼저 식별하고 이러한 국면식별 결과를 MS-VAR 모형의 추정 및 분석에 활용하는 2단계 분석을 사용한다. 본 연구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이러한 2단계 분석은 주택시장의 상황에 맞는 국면 구분하에서, 이자율에 미치는 금융변수들의 변동 효과가 정상-급등-급락이라는 주택시장의 3개 국면에서 각각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가를 분석하는 적절한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본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 Ⅰ장은 서론이며, 제 Ⅱ장은 선행연구이다. 선행연구에서는 국면전환 모형을 이용하여 주택가격의 국면분석을 시도한 국내외 연구들, 그리고 MS-VAR 모형을 이용하여 금융변수가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기존의 실증분석 결과들을 정리하였다. 제 Ⅲ장은 모형 및 연구방법에 대한 설명이다. MS-AR 모형을 이용한 국면식별과 식별된 국면을 사용하여 MS-VAR 모형을 추정하는 방법 등을 설명하였다. 제 Ⅳ장은 실증 분석결과로서, 국면식별 결과 및 모형들의 추정결과 등과 함께, 충격 반응함수와 분산분해 분석을 이용하여 이자율과 주택담보대출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동태적 효과의 국면별 차이를 살펴보았다. 제 Ⅴ장은 결론이다.
Ⅱ. 선행연구
이 장에서는 본 연구와 관련된 선행연구들을 세 개의 범주로 구분하여 정리한다. 세 개의 범주는 ① 주택시장 국면분석에 2-국면 모형을 적용한 연구, ② 주택시장 국면분석에 3-국면 모형을 적용한 연구, ③ MS-VAR 모형을 이용하여 금융변수가 주택시장에 미친 국면별 영향의 차이를 분석한 연구 등이다.
우선, 주택가격 동학에 2-국면 모형을 적용한 국내 연구로는 김종하(2017), 박헌수(2010), 이영수(2020), 전해정(2015, 2017) 등이 있다.6) 이들 중 박헌수(2010), 이영수(2020), 전해정(2015)은 주택가격의 자기회귀(AR) 방정식에 마르코프 국면전환을 적용하였으며, 김종하(2017)와 전해정(2017)은 주택가격 회귀방정식에 마르코프 국면전환을 적용하였다.
이들 국내 연구에서의 실증분석 결과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주택가격의 국면 특성에서는, 변동성이 높은 경우 가격증가율이 높으며,7) 저변동성 국면의 국면 지속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게 나타남으로써 저변동성 국면이 주택시장에서의 통상적인 국면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며, 둘째, 이자율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국면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자율의 영향과 관련하여, 김종하(2017)는 변동성이 높은 국면에서는 이자율 상승이 주택가격을 상승시키는 양(+)의 영향을 그리고 변동성이 낮은 국면에서는 음(‒)의 영향을 갖는다고 분석하였으나, 전해정(2017)은 이자율 변동의 효과가 저변동성 국면에서는 유의적인 양(+)의 효과를 그리고 고변동성 국면에서는 비유의적인 양(+)의 효과가 있다고 분석하였다.
주택가격 동학에 2-국면 모형을 적용한 해외 연구로는 영국의 데이터를 이용한 Chatziantoniou et al.(2017)과 Hall et al.(1997), 미국의 데이터를 이용한 Chen et al.(2014)와 Crawford and Fratantoni(2003), 그리고 중국의 데이터를 이용한 Guo and Huang(2010) 등이 있다. 이들 중 Hall et al.(1997)과 Guo and Huang(2010)은 우리나라와 같은 고변동성-고가격증가율의 국면 특성을 보고하였으나, Chen et al.(2014)은 이와는 달리 고변동성-저가격증가율의 국면 특성을 발표하였다. Chatziantoniou et al.(2017)은 영국의 주택가격 국면에서 변동성과 평균의 일정한 관련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하였으며, Crawford and Fratantoni(2003)는 미국의 4개 주중 2개 주에서는 고변동성-고가격증가율이 그리고 나머지 2개 주에서는 고변동성-저가격증가율의 특징이 나타난다고 분석하였다. 한편, 이자율과 주택가격의 관계에서는 Hall et al.(1997)의 경우, 이자율의 상승이 저변동성 국면에서는 주택가격을 상승시키고 고변동성 국면에서는 주택가격을 하락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였다.
주택가격 동학에 3-국면 모형을 적용한 해외 연구로는 Corradin and Fontana(2013), Nneji et al.(2013), Rangel and Ng(2017), Tsai et al. (2010) 등이 있으며, 국내의 경우에는 찾아보기 어렵다.8) 이들 연구는 모두 주택가격 회귀방정식에 국면전환모형을 적용하고 있다.
이들 연구에서는 3-국면 모형이 2-국면 모형보다 통계적으로 적절하다는 검정결과가 제시되고 있으며, 특히 Tsai et al.(2010)은 고변동성, 중 변동성, 저변동성의 3개 국면 중 저변동성 국면의 평균 지속기간이 압도적으로 길다는 분석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이자율과 주택가격의 국면별 관련성 면에서는 우리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분석결과들이 차이를 보인다. 미국의 데이터를 이용한 Nneji et al.(2013)의 분석에서는 주택가격방정식에서 독립변수인 이자율 변수의 계수가 모두 음(‒)으로 이론적인 부호에 합당하며 통계적 유의성은 저변동성 국면인 steady-state에서 나타나고 있으나, Nneji et al.(2013)과 비슷한 방식의 모형을 이용하여 싱가포르의 주택가격을 분석한 Rangel and Ng(2017)에서는 이자율 변수의 계수가 모든 국면에서 통계적으로 비 유의적인 것으로 검정되고 있다.
MS-VAR 모형을 이용하여 금융변수가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연구로는 해외의 경우 Chang et al.(2011), Chowdhury and Maclennan (2014), Reichenbachas(2018), Simo-Kengne et al.(2013) 등이 있으며, 국내의 경우 이영수(2021)가 있다. 이 연구들은 모두 2-국면 모형을 사용하고 있다.
Chang et al.(2011)은 이자율, 금리 스프레드, 주택가격의 세 변수로 구성된 모형을 이용하여 미국의 주택가격과 이자율의 관계가 국면별로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실증분석결과는 첫째, 고변동성 국면에서 세 변수의 변동성이 모두 높고, 둘째, 주택가격에 대한 이자율 변동의 파급효과는 고변동성 국면보다는 저변동성 국면에서 훨씬 크게 나타나고 있다.
Simo-Kengne et al.(2013)은 주택가격과 이자율(단기금리)의 두 변수로 구성된 모형을 이용하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를 분석하였다. 실증분석결과는 이자율 변동의 효과가 단기적으로는 주택가격의 변동성이 높은 국면에서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주택가격의 변동성이 낮은 국면에서 크게 나타나고 있다.
Chowdhury and Maclennan(2014)은 GDP, 단기 이자율, 주택가격, 주택담보대출의 4개 변수 모형을 통해 영국의 경우를 살펴보았다. 이자율 변동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효과는 저변동성 국면보다는 고변동성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Reichenbachas(2018)는 스위스, 노르웨이, 영국, 스웨덴, 캐나다의 5개국에서 이자율 변동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효과가 어떻게 다른가를 검토하였다. 분석결과에 의하면, 5개국 중 3개국에서는 주택가격에 미치는 이자율 변동의 효과가 주택가격 하락국면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고 다른 2개국에서는 국면 간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수(2021)는 주택가격, 주택거래량, 이자율의 세 변수를 포함하는 MS-VAR 모형을 통해 한국의 경우를 살펴보았다. 분석결과는 이자율 변동이 주택시장의 가격과 거래량에 미치는 동태적 파급효과가 고변동성 국면에서 압도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Ⅲ. 모형 및 추정방법
본 연구에서 모형체계는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3-국면 MS-AR 모형을 이용하여 주택가격의 국면을 파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MS-AR 모형에서의 국면 식별결과를 주택시장 관련 금융변수들과 주택가격으로 이루어진 MS- VAR 모형에 적용하는 것이다.
먼저, MS-AR 모형은 평균과 분산에 국면 변동을 적용하는 Hamilton(1989) 모형을 이용한다. 모형의 구체적 형태는 다음과 같다.
위에서 Δhpt는 주택가격증가율, μt (St)는 국면(St)에 따른 Δhpt의 평균, βi는 계수를 표시한다. 오차항 ɛt (St)는 0의 평균과 σ2 (St)의 분산을 갖는다.
St는 확률변수로서 3개의 국면으로 이루어진다. 국면 St의 확률은 전기의 국면(St-1)에만 의존하는 마르코프 특성을 갖는다고 가정하며, 국면 간의 변환 확률을 나타내는 전이 행렬(transition matrix)은 다음과 같이 표시된다.
위에서 pij는 국면 i 가 국면 j로 전이될 확률 즉, pij=Pr(st+1 = j | st = i)이며, 확률의 정의에 따라 모든 i에 대하여 pi1+pi2+pi3=1이다.
MS-AR 모형의 추정은 베이즈 정리를 적용한 최우 추정법을 사용한다. 최우 추정을 위한 우도 함수는 조건부 함수의 형태로 표시되는데, 대수 우도 함수(log likelihood function, L(θ))는 다음과 같다.
위에서 f(Δhpt|θ,Ωt-1) 는 정규분포의 확률밀도함수를 나타내며, θ는 추정할 모수들(βi,σ2,pij), 그리고 Ωt-1은 t−1 시점까지의 데이터 정보 집합을 표시한다.
(식 6)에서 P(st-1 = i | Ωt-1)는 t-1시점의 국면이 i일 확률로서 t-1시점까지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얻을 수 있는 여과확률(filtered probability)이다. 여과확률의 값은 베이지안 기법을 이용한 예측(prediction)-갱신(update)의 반복을 통해 모수 추정과정에서 구할 수 있다. 모형의 추정과정에서 얻어진 여과확률을 이용하면 다음과 같은 평활화 확률(smoothed probability)을 구할 수 있다.
위의 평활화 확률(Pr(st = i|Ωt))은 t-1시점까지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얻을 수 있는 여과확률과는 달리 전체 표본(Ωt)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국면확률이다.9)
금융변수들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MS-VAR 모형을 이용하여 분석한다. 통상적인 VAR 모형과는 달리 MS-VAR 모형에서는 모수 값들이 국면에 따라 달라지는 가변성을 가지며, 이에 따라 금융변수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국면별로 상이하게 나타나게 된다. MS-VAR 모형은 다음과 같다.
위에서 Yt는 주택가격(Δhpt), 이자율(Δit), 주택담보대출(Δhmt)로 이루어진 3×1 벡터로서, 단위근 검정결과에 따라 차분 변수로 변환하여 사용한다. (식 8)의 Bi와 ut는 각각 계수행렬과 오차항 벡터이며 국면(St)에 따라 다른 값을 갖는다. 오차항 벡터 ut (St)는 다변량 정규분포(N.I.D.)를 따르며, 시점 간에 독립적이다. 오차항 벡터의 평균은 0 그리고 분산-공분산 행렬은 Σ(St)이다.
(식 8)의 MS-VAR 모형은 최우 추정법을 이용하여 추정할 수 있다. 최우 추정을 위한 대수 우도 함수는 다음과 같다.
위에서 g(Yt)는 다변량 정규분포의 확률밀도함수로서 (식 11)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면(St)에 따라 다른 값을 갖는다. (식 11)에서 Πj는 국면별 모수(parameters)이며, P(St = j)는 j 국면의 발생확률이다.
MS-VAR 모형의 통상적인 추정에서는 (식 11)의 P(St = j)가 앞의 MS-AR 모형에서처럼 여과확률의 형태로 추정될 수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식 7)의 평활화 확률을 P(St = j)에 대입하여 국면별 모수(Πj)를 추정한다. (식 7)에서 계산된 평활화 확률은 주택시장 국면의 식별결과이다. 따라서 (식 7)의 평활화 확률을 사용하여 추정한 모수(Πj) 값들은 주택시장 국면에 따른 VAR 모형의 모수 값으로 해석할 수 있다.
Ⅳ. 실증분석 결과
본 연구에서 사용한 변수는 주택가격, 이자율, 대출액이다. 주택가격은 국토부의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이며, 계절 조정된 지수를 사용하였다. 이자율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 그리고 대출액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며, 주택담보대출은 X12-ARIMA 방식으로 계절 조정하여 사용하였다. 데이터 기간은 실거래가격지수가 발표되기 시작한 2006년 1월부터 2021년 9월까지이다.
<표 1>은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변수들에 대한 단위근 검정결과이다. 표에서 이자율의 수준변수는 원 변수이며, 주택가격과 대출액의 수준변수는 로그 변환한 변수이다. 단위근 검정결과는 ADF(Augmented Dickey–Fuller), PP(Phillipse- Perron), KPSS(Kwiatkowski-Phillips-Schmidt- Shin) 검정에서 모든 변수가 I(1)인 것으로 검정 된다. 단위근 검정결과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모형 내의 변수들을 모두 차분하여 사용한다. <표 2>는 사용된 변수들의 변수 특성이다.
평균 | 표준편차 | 최대 | 최소 | |
---|---|---|---|---|
주택가격(Δhpt) | 0.435 | 0.938 | 4.025 | -3.617 |
이자율(Δit) | -0.012 | 0.154 | 0.530 | -1.180 |
대출(Δhmt) | 0.579 | 0.520 | 2.147 | -3.076 |
(식 1)의 MS-AR 모형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차수(lag)가 결정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차수를 AR 모형의 최적 차수인 2로 설정하였다.10) MS-AR 모형에서 추정되어야 할 모수 중의 하나는 전이확률(pij)이며, 확률의 정의에 따라 0~1의 범위를 갖는다. 본 연구에서는 pij의 추정결과가 0~1의 범위를 가질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로지스틱 함수 형태로 전환하여 추정하였다.
<표 3>은 MS-AR 모형의 추정결과이다. 모형의 비교를 위해 2-국면 모형과 3-국면 모형 모두에 대한 추정결과를 제시하였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3-국면 모형의 대수 우도(logL) 값은 ‒92.794이며, 우도비(likelihood ratio) 검정결과11) 는 2-국면 모형보다 통계적 적정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면 구분은 변동성(오차항 분산) 크기를 기준으로 정리하였다. 국면2는 국면1보다 변동성이 높은 국면이며, 국면3은 변동성이 가장 높은 국면이다. 변동성과 주택가격상승률 평균의 관계를 보면, 2-국면 모형의 경우 변동성이 높은 국면에서 주택가격상승률 평균이 상대적으로 높으나, 두 평균의 차이는 크지 않다. 반면에 3-국면 모형에서는 변동성 크기에 따라 주택가격상승률 평균이 큰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3-국면 모형에서는 변동성이 가장 낮은 국면1을 정상(ordinary) 국면, 그리고 변동성이 높은 국면2와 국면3을 각각 급등(boom) 국면과 급락(crash) 국면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표 3>의 θ 추정치를 이용하여 전이확률 행렬(P)과 에르고딕(ergodic) 확률(π)12)을 구하면 다음과 같다.
2-국면 모형:
3-국면 모형:
위의 전이확률로부터 각 국면의 평균 지속기간13)을 계산하면, 3-국면 모형에서 정상국면의 경우 16.3개월, 급등국면은 8.1개월, 그리고 급락국면은 3.3개월로서 정상국면의 평균 지속기간이 가장 길고 급락국면은 가장 짧은 평균 지속기간을 갖고 있다.14)
3-국면 모형에서의 에르고딕 확률은 정상국면의 확률 62.5%, 급등국면의 확률 28.8%, 급락국면의 확률 8.7%로 정상국면의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2-국면 모형에서의 에르고딕 확률과 비교하면, 2-국면 모형의 국면1 확률(0.625)과 3-국면 모형의 정상국면 확률(0.592)이 비슷하고, 2-국면 모형의 국면2 확률과 3-국면 모형의 급등과 급락국면을 더한 확률이 비슷한 값을 갖는다.
2-국면 모형의 고변동성 국면과 3-국면 모형의 급등/급락국면의 관련성은 <그림 1>의 평활화 확률 추이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2-국면 모형에서 국면2는 변동성이 높은 국면이다. 주택가격상승률의 실제 추이와 비교하면, 2-국면 모형에서 국면2는 상승률이 높은 경우만이 아니라 상승률이 매우 낮은 시기도 포함하고 있다. 3-국면 모형에서는 상승률이 높은 경우는 국면2에 그리고 상승률이 낮은 경우는 국면3에 포함되어 주택가격상승률의 국면별 차이가 확실하게 반영되고 있다. 3-국면 모형에서, 급락국면은 금융위기 직전과 금융위기 기간을 포함하고 있으며, 금융위기 직후와 2020년 이후의 기간이 대표적인 급등국면이다.
<표 4>는 MS-VAR 모형에 대한 추정결과이다. 모형의 차수 q는 VAR 모형에서의 최적 기준(BIC)인 1로 설정하여 추정하였다.
추정결과에서 각 식에서의 추정된 계수들의 부호는 대체로 이론적인 부호와 일치한다. 이론적으로, 이자율 하락 및 대출 증가 같은 금융 완화 기조는 주택가격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고, 주택가격의 상승과 대출 증가는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주택가격의 상승과 이자율의 하락은 대출의 증가를 초래하게 된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각 방정식의 추정 계수들은 이론적인 부호와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15) 추정된 계수들의 크기를 살펴보면, 주택방정식(Δhpt)에서 국면2에서는 주택담보대출(Δhmt−1)의 계수가 그리고 국면3에서는 이자율(Δit−1)의 계수(절대값)가 특히 큰 값을 갖는다. 이러한 결과는 주택가격 급등국면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이 그리고 주택가격 급락국면에서는 이자율이 주택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모형의 국면별 추정결과를 이용하면, 충격 반응함수와 분산분해 분석을 통해 이자율이나 대출 등의 금융변수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국면별로 어떠한 차이를 갖는지 동태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VAR 모형에서 충격을 식별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촐레스키 분해를 이용하여 충격을 식별하며, 손종칠(2010)과 한상섭(2011)의 논의에 따라 변수의 순서는 이자율-주택담보대출-주택가격의 순으로 하였다.16)
<그림 2>는 이자율과 대출의 충격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충격 반응함수이다. 충격의 크기는 국면별 비교를 위해 1% 포인트 상승의 동일한 크기로 설정하였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2-국면 모형에서는, 이자율과 대출의 변동(충격)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모두 변동성이 높은 국면2에서 훨씬 크게 나타나고 있다. 3-국면 모형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즉, 변동성이 가장 낮은 정상국면에 비해 변동성이 높은 급등국면이나 급락국면에서 이자율과 대출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3-국면 모형에서 두 충격의 효과는 국면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급등국면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의 변동이, 급락국면에서는 이자율의 변동이 주택가격에 압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표 5>는 주택가격 변동에 대한 예측 오차 분산분해의 결과이다. 먼저, 2-국면 모형에서는 충격 반응함수에서 볼 수 있었던 특징, 즉 이자율 충격과 주택담보대출 충격의 효과가 변동성이 높은 국면2에서 더욱 크다는 특징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2-국면 모형의 분산분해 결과에서는 주택가격 변동을 설명하는 기여도 면에서 주택담보대출 충격보다는 이자율 충격의 기여도가 국면에 상관없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그 차이는 국면2의 고변동성 국면에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3-국면 모형에서 나타나는 분산분해 분석결과는 충격 반응함수에서의 결과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첫째, 이자율 충격과 주택담보대출 충격을 합한 금융충격의 효과는 변동성이 높은 급등/급락국면에서 크고, 둘째, 이자율 충격의 효과는 급등국면보다는 급락국면에서 상대적으로 기여도가 높으며, 셋째, 주택담보대출 충격의 효과는 이자율 충격과는 달리 급락국면보다는 급등국면에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Ⅴ. 결론
본 연구에서는 MS-VAR 모형을 통해 이자율과 대출 변동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동태적 효과가 주택시장의 국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살펴보았다. 주택시장의 국면에 따른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MS-VAR 모형의 추정과 국면식별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기존 연구와는 달리, 본 연구에서는 주택가격의 MS-AR 모형을 통해 주택시장의 국면을 식별한 후, 국면식별 결과를 MS- VAR 모형의 추정에 이용하였다. 모형에서 고려한 변수는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 주택담보대출금리, 주택담보대출의 세 변수이며, 데이터 기간은 2006년 1월부터 2021년 9월까지이다.
실증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주택시장에서의 국면 구분은 2-국면보다는 3-국면 모형에서 통계적 적합성이 높다. 둘째, 주택시장의 국면은 주택가격상승률을 중심으로 정상국면, 급등국면, 급락국면의 3-국면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주택가격의 변동성(오차항의 분산)은 급등국면과 급락국면에서 높고 정상국면에서는 낮다. 셋째, 금융변수 변동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동태적 효과는 변동성이 높은 국면에서 크다. 넷째, 이자율 변동의 효과는 급등국면보다는 급락국면에서 크며, 주택담보대출 변동의 효과는 급락국면보다는 급등국면에서 크다.
주택시장의 국면분석에서 대부분의 기존 연구들은 2-국면 모형을 사용하고 있으며, 변동성과 주택가격상승률 평균과의 상관성은 연구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3-국면 모형에서 급등국면과 급락국면에서 변동성이 높고 정상국면에서 변동성이 낮다는 본 연구의 분석결과를 통해 잘 설명될 수 있다. 즉, 변동성이 높은 국면에서 급등국면이 상대적으로 우세하면 가격상승률 평균은 높을 것이며, 반대로 급락국면이 상대적으로 우세하면 가격상승률 평균은 낮게 형성될 것이다. 변동성이 중시되는 주식 등의 금융자산과는 달리 변동성보다는 가격 자체가 중시되는 주택과 같은 실물자산의 경우에는 가격을 중심으로 국면이 구분되는 3-국면 모형이 더 현실적이며 분석결과의 유용성이 높을 것으로 여겨진다.
주택가격에 미치는 금융변수 변동의 효과가 변동성이 낮은 국면보다는 높은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결과는 이영수(2021)나 Chowdhury and Maclennan(2014)도 지적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서의 특기할 만한 분석결과는 이자율과 주택담보대출 변동의 효과가 급등국면과 급락국면에서 각각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우선 이자율 변동의 경우에는 주택가격에 미치는 동태적 파급효과가 주택가격 급락국면에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결과는 과거 주택시장의 붕괴가 이자율의 급격한 상승과 연결되어 나타났다는 역사적 사실과도 궤를 같이한다. 반면에 주택가격의 급등국면에서는 이자율 효과보다는 주택담보대출의 증대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다. 최근의 급등국면에서도 이자율은 2020년 전반기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상승 추세를 보인 반면에, 주택담보대출은 급등국면이 시작된 2020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월평균 0.74% 증가하면서 데이터 전체기간의 평균증가율인 0.58%를 크게 넘어서고 있다. 즉, 최근의 주택가격 급등은 이자율 하락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자율과 주택담보대출의 효과가 국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본 연구의 분석결과는 주택가격 관련 정부 정책에 있어서 주택가격 급락을 피하기 위해서는 주택담보대출금리의 급격한 상승을 피해야 하고, 반대로 주택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자율보다는 주택담보대출 관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