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우리나라 주거복지 정책의 주요 수단은 임대주택의 공급이라고 할 수 있다. 임대주택의 공급은 1980년대 이후 정책 기반이 조성되면서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하였으며, 2019년 기준 전국 40만 호를 상회하는 임대주택이 공급되었다(국토교통부, 2019). 임대주택의 공급 확대는 서민 계층의 주택보급률을 제고하였지만, 공간적으로 소외된 임대주택단지는 취약계층의 집단 거주지로 전락하여 각종 사회문제의 온상지라는 인식을 갖게 하였다.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인식은 타 계층과의 교류 단절을 야기하였고, 결국 주거지 분리(residential segregation) 문제를 파생하기에 이르렀다(이수민·김영주, 2014; 이주현, 2012).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일각에서는 사회적 통합(social cohesion) 실현을 통한 건전한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 분양·임대 혼합단지 건설 등 여러 정책이 주장되기도 하였다(서수정 외, 2004; Arbaci and Malheiros, 2010; van Kempen and Bolt, 2009).
위와 같은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여 2006년 장지, 발산, 은평을 시작으로 분양·임대 혼합단지를 공급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관련하여 「주택법」의 혼합단지관리규정 제정, 「공동주택관리법」 제정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으나, 구체적인 법제 미비로 인하여 혼합단지 입주자 간 빈번한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정부의 일방적인 물리적 혼합단지의 공급은 계층 간의 갈등을 심화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였다(이수민·김영주, 2014).
여전히 계층 간의 갈등은 사회 문제로 남아 있으며, 소셜 믹스(social mix)를 통한 주거지 분리 문제 해소와 사회 통합은 현대 도시의 오랜 과제이다. 이에 따라 소셜 믹스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고, 다양한 제언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상이한 소득계층 간 소셜 믹스 의식이 부재한 상황에서의 일방적인 혼합단지 조성 전략은 다시 계층 간의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 따라서 소셜 믹스 그 자체를 목표로 삼아 전략을 도출해내기보다는 혼합단지의 전략적 공급에 앞서 도시민들의 소셜 믹스 의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Bolt et al., 2010). 즉, 소셜 믹스 의식의 영향요인을 파악하여 소셜 믹스 의식의 강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선제되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공공임대주택 거주자들은 주거지 분리 및 사회적 배제에 노출된 집단을 대표한다(Bolt et al., 2010). 따라서 소셜 믹스 의식과 관련한 공공임대주택 거주자 집단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는 향후 소셜 믹스 전략 도출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공공임대주택 거주자는 주택정책 및 도시계획전략에 대해 상대적으로 강한 영향을 받는 집단이라는 측면에서 이들에 대한 연구는 그 중요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Bolt et al., 2010).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공공임대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 하여 소셜 믹스 의식 영향요인을 분석하고자 한다. 실증 분석을 통하여 소셜 믹스 의식 영향요인을 검증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사회 통합의 토대가 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거주자의 소셜 믹스 의식 고취 방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고찰
소셜 믹스는 사회경제적 혼합을 말하며 계층 간 주거지 분리, 사회적 배제(social exclusion)에 따른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통합(social cohesion)을 이루기 위한 계획 방법이다(서수정 외, 2004; 한봉수·서원석, 2018). 소셜 믹스의 필요성 및 효과 등에 대한 의견은 여전한 주거 연구의 쟁점이지만 계층 간 주거지 분리를 완화하는 전략으로써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왔다(김주진 외, 2005; Arbaci and Malheiros, 2010; van Kempen and Bolt, 2009).
소셜 믹스는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 타 계층과의 교류를 통해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형성 기회를 얻고, 이를 통해 사회적 통합을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에 기반을 둔다(김승남·김재홍, 2013; 오도영 외, 2021; Kearns et al., 2013; Méreiné-Berki et al., 2021; Raynor et al., 2020). 이러한 소셜 믹스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국내·외 정책 입안자들은 다양한 소셜 믹스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주거 단지의 소셜 믹스는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의 삶의 질 향상, 공정한 기회 부여, 계층 간 갈등 완화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데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한봉수·서원석, 2018; van Ham and Mandely, 2009).
우리나라에서 소셜 믹스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2000년대부터이며, 주거 부문에서는 민간분양주택과 공공임대주택 간의 물리적 혼합단지 공급이 주요 전략으로 실현되고 있다. 반면, 상이한 소득계층 간의 소셜 믹스 의식이 부재한 상황에서의 혼합단지 공급 전략은 계층 간의 갈등, 단절 등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에 소셜 믹스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방안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소셜 믹스 의식의 영향요인을 규명하기 위하여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임대주택의 사회적 배제 문제가 꾸준히 거론되는 한편(김현영·임병준, 2011; 이상록, 2012), 일부 연구는 혼합단지 공급 전략의 당위성을 규명하였다(서수정 외, 2004; 이혜진 외, 2012; 최권종·진정, 2015). 혼합단지 내에서는 사회적 배제의식, 거주자의 소외의식 등이 약화된다는 사실을 입증하였고, 이는 혼합단지 조성이라는 정책적 수단이 소셜 믹스 의식 함양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전략임을 증명한다.
하지만 다수의 연구에서 혼합단지 조성의 역효과에 주목하였다. 혼합단지 조성의 정책적 취지와는 반대로 분양주택과 임대주택 거주자 간의 사회적 배제 등으로 인한 갈등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었으며, 갈등의 양상 및 빈도는 개인의 사회경제적 특성과 공동주택 단지의 물리적 형태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남상호, 2016; 오정석·이윤재, 2022; 오정석·천현숙, 2020; 이수민·김영주, 2014; 한봉수·서원석, 2018). 즉, 임대주택의 유형과는 관계없이 계층 간의 단절 현상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기존의 연구 관점을 확대하여 임대주택의 단지 특성 이외에 지역적 특성에 초점을 둔 연구 또한 일부 진행되었다. 임대주택의 주거 및 근린 환경은 임대주택 거주자의 주거 만족도 영향요인으로 언급되었으며(김주현·안용진, 2020; 진장익 외, 2018), 이는 임대주택을 둘러싼 지역적 특성이 거주민의 인식에 기인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 임대주택 거주민의 인식에 대한 다차원적 측면에 대한 이해가 강조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선행연구의 접근은 소셜 믹스 전략으로써 혼합단지 조성의 당위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이에 대한 다차원적 이해를 강조하였다. 한편, 소셜 믹스 의식은 사회구성원인 개인의 의사결정 영역이며, 사회 속 의사결정 주체인 개인은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 내재되어 타인과의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득, 자산과 같은 지역의 경제적 특성은 사회 비교의 가장 대중적인 척도가 된다(장동호, 2011).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개인의 사회경제적 특성과 동시에 지역의 경제적 특성을 소셜 믹스 의식에 대한 잠재적 영향요인으로 설정하여 실증 분석을 진행하고자 한다.
특히, 임대주택 거주자들이 주거지 분리 및 사회적 배제에 노출된 집단을 대표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택정책 및 도시계획전략에 대해 상대적으로 강한 영향을 받는 집단이라는 측면에서 공공임대주택 거주자의 소셜 믹스 의식 영향요인을 검증하여 소셜 믹스 고취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Ⅲ. 분석 자료 및 모형 설정
본 연구는 서울시를 연구 대상 지역으로 설정하였다. 서울시는 전국 건설·공급된 임대주택 중 약 23.5%에 해당하는 95,158호의 임대주택을 건설·공급하고 있으며, 이는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은 공급 비율이다(국토교통부, 2019). 또한, 서울시는 서울 임대주택 3대 혁신방안 등을 발표하며 임대주택 품질 개선을 주요한 시정 목표로 삼고 있다. 따라서 향후 임대주택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하여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의 소셜 믹스 의식의 영향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고취하는 것은 서울시의 중요한 현안이다.
분석을 위하여 「2019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패널조사(3차년도)」 자료를 기초 자료로 활용하였다. 추가로, 지역 수준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한 자료는 통계청 KOSIS 및 서울특별시의 서울서베이(2020) 제공 자료를 활용하였으며, 최종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3,657인의 응답과 서울시 25개 구의 통계자료를 분석 자료로 구성하였다. 변수의 구성은 다음 <표 1>과 같다.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소셜 믹스 의식으로, 계층혼합의식과 단지혼합의식 두 가지 변수로 구성된다. 계층혼합의식은 공공임대주택 입주자의 경험에 따른 상이한 경제적 계층이 어울려 사는 것에 대한 의식이며, 소셜 믹스의 기본 형태인 사회경제적 혼합에 대한 의식을 파악하기 위한 변수이다. 단지혼합의식은 향후 임대주택 공급 시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의 혼합단지 구성에 대한 의식이다. 단지혼합의식의 경우 주거 단지 조성 간 소셜 믹스 유형인 혼합단지 구성에 대한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의 의식을 파악하기 위한 변수이다. 두 개의 종속변수는 각각 특정한 소셜 믹스 방식에 대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의 응답을 측정한 것이며, 본 연구에서는 찬반(긍정과 부정)의 값을 갖는 이분형 변수(binary variable)로 구성하였다.
개인의 다양한 주거 특성은 소셜 믹스의 영향 요인으로 다수의 연구자가 언급한 바 있다(김지영·정창무, 2012; 안용진·김주현, 2018; 이수민·김영주, 2014).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혼합단지거주여부, 주택거주기간, 주거만족도, 주택임차료를 주거 특성 변수로 구성하였다. 혼합단지거주여부는 계층 간 물리적 혼합을 나타내는 지표이며, 주택 단지의 물리적 혼합은 소셜 믹스에 기여할 수 있는 요인으로 주장되기도 하였다(서수정 외, 2004). 본 연구에서는 혼합단지거주여부를 더미(dummy) 변수로 구성하였다. 주택거주기간은 현재 주택에서의 거주 연수를 말한다. 공공임대주택 내·외의 갈등 및 차별은 혼합단지 거주여부 및 유형과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다(남상호, 2016; 오정석 외, 2016). 이에 따라 주택거주기간 변수는 공공임대주택 거주 간 갈등 및 차별의 경험 축적을 대변할 수 있다. 이는 소셜 믹스 의식에 잠재적인 영향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거만족도와 주택임차료는 주거의 질을 평가하는 정성적·정량적 지표로써 개인의 주관적 계층의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이다. 이는 곧 타 계층과의 사회 소통을 유도 혹은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소셜 믹스 의식에 대하여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이다. 즉, 주거의 질적 측면이 파생할 수 있는 소셜 믹스 의식을 살펴보기 위하여 주거만족도 및 주택임차료를 변수로 구성하였다. 주거만족도는 매우 불만족에서 매우 만족까지 4점 척도로 구성된 리커트 척도(likert scale)이며, 주택임차료는 현재 주택 완전월세액에 대한 자연로그(natural log) 변환 값이다.
지역 특성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셜 믹스 의식의 주체인 개인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한 환경적 요인이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역의 경제적 특성은 개인의 소셜 믹스 의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요소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지역의 소득불평등 정도와 지역의 경제적 수준을 지역의 경제적 특성 변수로 설정하였다. 지역의 소득불평등은 서울서베이의 월평균 총 가구소득 응답을 토대로 서울시 25개 구의 지니계수(Gini index)를 추정하여 본 연구에 활용하였다. 또한, 지역의 경제적수준의 경우 통계청 KOSIS의 지역내총생산 자료를 통해 취득하였으며 분석 간 용이성을 위하여 자연로그 변환 값을 변수로 구성하였다.
아울러, 개인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통제변수로 구성하였으며, 나이, 성별, 혼인상태, 교육수준, 소득을 포함하였다. 개인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은 기존 연구에서 소셜 믹스의 주요한 결정요인으로 언급된 바가 있으며(김승남·김재홍, 2013; 김승남 외, 2011; 김지영·정창무, 2012; 안용진·김주현, 2018; 이수민·김영주, 2014; Brueckner and Largey, 2008; Freeman, 2001; Putnam, 2000), 본 연구에서는 이들의 영향력을 통제한 후, 공공임대주택 거주자의 소셜 믹스 의식 영향요인을 분석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이항분포를 가지는 소셜 믹스 의식이다. 이에 따라 일반화 선형모형(generalized linear model) 중 로지스틱 모형(binary logistic model)에 기반된 모형을 설정하는 것이 적합하다. 또한, 종속변수의 특성과 함께 독립변수의 계층성을 고려하고자 로지스틱 다층모형(logistic multilevel model)을 분석모형으로 활용하고자 한다(Raudenbush and Bryk, 2002).
본 연구의 독립변수는 하위 수준(주거 특성)의 단위가 상위 수준(지역 특성)에 내재하는(nested) 위계적 구조(hierarchical structure)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변수의 구조적 특성을 간과하고 전통적인 회귀모형을 적용한다면 오차항의 독립성에 대한 가정을 위배하여 계수추정에 간 심각한 통계적 오류를 범할 수 있다(강상진, 2016; 이희연·노승철, 2010). 반면, 다층모형의 접근은 각 수준 간 이분산을 모형화할 수 있으며, 단일수준으로 추정된 고정계수(fixed effect)의 값을 임의로 변화시킴으로써 이분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이희연·노승철, 2010; 최열·권연화, 2004; Goldstein, 1995). 이를 통해 개인의 소셜 믹스 의식에 대하여 개인의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주거 특성 이외에 지역 특성을 함께 통계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로지스틱 다층모형을 분석모형으로 적용하였으며, 모수의 승산비(odds ratio)를 최대우도추정법(maximum likelihood)을 통해 추정한다.
모형의 분석 절차는 무조건 모형(unconditional model)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무조건 모형에서 산출되는 집단 내 상관계수(intraclass correlation coefficient, ICC) 값을 통해 소셜 믹스 의식에 대한 지역 수준의 분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추정하여, 다층모형 적용의 타당성을 판단한다. 이후 순차적으로 수준별 독립변수를 투입하여 소셜 믹스 의식 영향요인을 실증 분석한다. 본 연구에서는 하위수준인 주거 특성 변수에 대하여 지역 내 효과 추정치를 얻기 위하여 더미 변수를 제외한 독립변수에 대하여 집단평균 중심화를 실시하였으며, 상위수준인 지역 특성 변수에 대해서는 전체평균 중심화를 적용하였다(Enders and Tofighi, 2007).
Ⅳ. 분석 결과
본 연구에 사용된 변수의 기초통계량은 다음의 <표 2>와 같다. 종속변수의 기초통계량을 살펴보면, 계층혼합의식의 경우 분석 대상 중 85.8%에 해당하는 응답자가 긍정의 응답을 보였다. 단지혼합의식에 대해서는 64.7%의 긍정 응답률을 보였는데 계층혼합의식에 비해 다소 낮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주거 특성의 경우 분석 대상 중 혼합단지거주비율이 약 36%로 나타났으며, 현재 주택 평균 거주기간은 약 11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택임차료의 경우 평균 12.24로, 단위 환산 결과 분석 대상에 포함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들은 평균 약 20.6만 원의 주택임차료를 납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주거만족도의 평균은 3.04로 전반적인 현재 주택 거주에 대하여 만족 이상의 비율이 높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서, 지역 특성 변수의 기초통계량을 살펴보면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의 평균은 약 0.27로 2019년 기준 대한민국 전체의 지니계수(0.34)보다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OECD, 2022). 즉, 서울시의 소득 분배는 대한민국 전체 대비 상대적으로 평등한 소득 분배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역의 경제적수준 지표의 경우 평균 16.3, 표준편차 0.87로 다소 안정적인 분포를 보이고 있었다.
통제변수로 설정된 인구사회학적 특성의 기초통계량을 살펴보면, 분석대상의 나이는 평균 55세이며 성별 및 혼인상태는 비교적 균등한 비율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교육수준은 평균적으로 중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고, 분석대상의 소득 편차는 다소 큰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독립변수들은 평균 대비 안정적인 편차를 보이고 있어 실증 분석 활용 시 심각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추가로, 변수의 다중공선성 진단을 위하여 분산팽창요인(variance inflation factor, VIF)을 추정한 결과, 분석에 활용된 변수의 VIF 값 모두 3.3 미만으로 다중공선성의 우려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Kock and Lynn, 2012).
공공임대주택 거주자의 소셜 믹스 의식 영향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로지스틱 다층모형을 활용한 실증 분석을 진행하였다. 실증 분석 결과는 <표 3>, <표 4>와 같다. 모형의 전개 순서는 전술한 바와 같이, 무조건 모형부터 2수준 변수 투입 모형까지 단계별로 진행하였다.
먼저, 계층혼합의식 영향요인 분석모형은 다음의 <표 3>과 같다. 모형 1A는 무조건 모형이며, 지역수준 분산 추정치는 0.355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지역별 계층혼합의식은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서 전체 분산 중 지역수준의 분산 효과를 추정하기 위해 ICC 값을 추정한 결과 약 0.10으로 나타났다. 즉, 공공임대주택 입주자의 계층혼합의식의 약 10%는 지역수준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Raudenbush and Bryk, 2002). 일반적인 사회과학 연구에서 ICC 값이 0.05(5%) 이상인 경우, 종속변수에 대한 지역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지역의 경제적 특성이 공공임대주택 입주자의 계층혼합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이항 로지스틱 다층모형의 적용은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모형 1B와 모형 1C는 주거 특성 변수와 지역 특성 변수를 순차적으로 투입한 모형이다. 모형 1B와 모형 1C의 모형 적합성을 비교한 결과, Deviance 기준 주거 및 지역 특성을 모두 투입한 모형인 모형 1C의 결과가 최종모형으로 선정되었다. 이에 따라 분석 결과에 대한 해석은 모형 1C의 결과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주거 특성의 설명변수 중에서는 혼합단지거주여부(+), 주택거주기간(‒), 주거만족도(+), 주택임차료(+)가 공공임대주택 입주자의 계층혼합의식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혼합단지주택에 거주 시 계층혼합에 대하여 긍정적인 응답을 보일 확률이 약 2.36배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기존 서수정 외(2004), 최권종·진정(2015), 한봉수·서원석(2018)의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분양·임대 혼합단지는 단지 시설에 대한 임대주택 및 분양주택의 접근성을 적절하게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혼합단지 내 거주자의 소외의식, 배제의식이 약화시킬 수 있으며 계층혼합의식 강화로 이어지는 결과를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주택거주기간의 경우 부(negative)의 영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되었는데 현재 주택거주기간이 1년 증가하면 계층혼합에 대하여 긍정적인 응답을 보일 확률이 0.98배가 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은 임대주택의 유형과 관계없이 계층 간의 갈등 및 차별 경험을 지속적으로 경험하였고, 그러한 경험의 축적이 계층혼합의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주거만족도의 경우 만족도가 한 단계 높아질수록 계층혼합에 대한 긍정 응답 확률이 약 2.19배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주거만족도는 주거의 질을 나타내는 정성적 지표이며, 개인의 주관적 계층의식을 결정짓는 요인이다. 높은 주거만족도는 개인의 주관적 계층의식을 향상시키며 타 계층과의 원활한 사회 소통을 유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활한 사회 소통은 소셜 믹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이다. 이러한 부분이 계층혼합의식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주택임차료의 경우 임차료가 1% 증가할 때 계층혼합에 대하여 긍정적인 응답을 할 확률이 약 1.4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임차료는 주거의 질을 나타내는 객관적인 지표이며, 개인의 계층의식을 결정짓는 요인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주택임차료는 개인의 주관적 계층의식을 드높일 수 있고, 이는 곧 타 계층과의 원활한 사회 소통을 유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활한 사회 소통은 소셜 믹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이다. 이러한 점에 기인하여 위와 같은 결과가 도출된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지역 특성을 나타내는 설명변수 중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설명변수를 도출하지 못하였다. 앞서 지역수준의 분산 추정치가 유의한 값을 가짐으로써 계층혼합의식에 대하여 지역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에 반해 유의미한 지역 수준의 변수를 추정하지 못한 모형 1C의 결과는 지역 수준의 설명변수 설정에 대한 추가 검토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단지혼합의식 영향요인 분석을 위한 로지스틱 다층모형의 결과는 <표 4>와 같다. 모형 2A는 무조건 모형이며, 지역수준 분산 추정치는 0.719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지역별 단지혼합의식은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어서 전체 분산 중 지역수준의 분산 효과를 추정하기 위해 ICC 값을 추정한 결과 약 0.18로 나타났다. 즉, 공공임대주택 입주자의 단지혼합의식의 약 18%는 지역수준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Raudenbush and Bryk, 2002). 일반적인 사회과학 연구에서 ICC 값이 0.05(5%) 이상인 경우, 종속변수에 대한 지역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며, ICC 값이 0.15(15%)~0.20(20%)인 경우 종속변수에 대한 지역 효과가 강한 것으로 판단한다(Heck and Tomas, 2009). 따라서 지역의 경제적 특성이 공공임대주택 입주자의 단지혼합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로지스틱 다층모형의 적용은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모형 2B와 모형 2C는 주거 특성 변수와 지역 특성 변수를 순차적으로 투입한 모형이다. 모형 2B와 모형 2C의 모형 적합성을 비교한 결과, Deviance를 기준으로 모형 2C의 결과가 최종모형으로 선정되었다. 이에 따라 분석 결과에 대한 해석은 모형 2C의 결과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주거 특성의 설명변수 중에서는 혼합단지거주여부(+), 주택거주기간(‒)이 단지혼합의식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합단지주택 거주 시 단지혼합에 대하여 긍정적인 응답을 보일 확률이 약 6.08배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앞선 결과와 마찬가지로, 혼합단지 시설의 배치가 거주자의 소외의식, 배제의식을 약화시켜 단지혼합의식의 강화로 이어진 듯하다. 또한, 주택거주기간의 경우 현재 주택거주기간이 1년 증가하면 계층혼합에 대하여 긍정적인 응답을 보일 확률이 0.98배가 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앞선 결과와 마찬가지로, 임대주택의 유형과 관계없이 임대주택 입주민이 받은 갈등과 차별의 경험 축적에 기인한 결과로 판단된다.
이어서 지역 특성 설명변수 중에서는 소득불평등(‒)이 단지혼합의식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구체적으로, 지역 내 소득불평등이 심화될수록 단지혼합의식은 약화되는 결과를 나타내었으며 그 영향력은 상당히 큰 것으로 추정되었다. 도시 내 소득불평등은 사회 소통 및 사회적 관계의 질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기존 연구에서 언급된 바 있으며(강성익·구자훈, 2020; Wessel, 2000), 소득이 양극화된 상황에서의 인위적인 물리적 혼합은 여전히 사회적 이질성을 야기하며 추가적인 갈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에 기인하여 소득불평등의 심화는 단지혼합의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Ⅴ. 결론
건전한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사회 통합은 현대 도시의 오랜 과제이다. 본 연구에서는 소셜 믹스 의식 강화는 소셜 믹스 전략 실행의 필수 요건이라는 전제하에 공공임대주택 거주자의 소셜 믹스 의식 영향요인에 대하여 실증 분석하였으며, 분석 결과를 통한 시사점은 아래와 같다.
첫째, 분양·임대 혼합단지 공급의 당위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임대주택 공급 시 혼합단지 조성을 지속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분석을 통해, 혼합단지 거주여부는 계층혼합의식과 단지혼합의식에 공통적으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소셜 믹스 의식 고취 및 사회적 통합을 위한 물리적 토대로써 혼합단지가 그 기능을 적절히 발휘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향후 임대주택 공급 시 기존의 혼합단지 조성 정책의 기초를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며, 매입임대주택 등의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 또한 소셜 믹스 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방안으로 판단된다.
둘째, 공공임대주택 내 차별 및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현재 주택거주기간의 경우 계층혼합의식과 단지혼합의식에 공통적으로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임대주택 거주기간이 증가할수록 차별 및 갈등과 같은 사회적 배제를 유발할 수 있는 경험의 축적이 소셜 믹스 의식 저해의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기존 임대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 차별 및 갈등 경험을 해소할 수 있는 비물리적 방안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입주민 간 교류 활성화 및 공공임대주택 이미지 개선 등을 위한 공공의 노력이 요구된다.
셋째, 기존 공급된 임대주택단지에 대한 물리적 재정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주거만족도와 주택임차료는 계층혼합의식에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주거만족도와 주택임차료는 주택의 내·외부 특성, 그리고 주거환경 등 주거의 질을 대변하는 정성적·정량적 지표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주거만족도와 주택임차료는 개인의 주관적 계층의식을 드높일 수 있고, 이는 타 계층과의 원활한 소통을 유도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는 소셜 믹스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이다. 따라서 소셜 믹스 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 기존 공급된 임대주택단지의 질적 개선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넷째, 지역차원에서의 소득불평등 완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소득불평등은 단지혼합의식에 대하여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소득이 양극화된 상황에서의 인위적인 물리적 혼합은 여전히 사회적 이질성을 야기하여 소셜 믹스 의식을 저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지역 차원의 대응이 요구된다. 즉, 임대주택 공급 시 주거복지뿐만 아니라 고용창출 정책, 세제 정책 등 다양한 복지정책이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통해 임대주택 단지 지역의 경제적 형평성을 증진하여 궁극적으로 소셜 믹스 의식을 고취하여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실증 분석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거주자의 소셜 믹스 의식 영향요인을 도출하고, 그에 따른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특히, 로지스틱 다층모형을 분석모형으로 활용함으로써, 소셜 믹스 영향요인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였다. 소셜 믹스 의식에 대한 변동성의 대부분은 주거특성에 영향을 받았지만, 지역 특성과 소셜 믹스 의식 간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며 사회 통합을 위한 지역적 맥락의 잠재성을 확인하였다.
다만, 본 연구는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를 분석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범지역적 차원에서 일반화하기는 다소 제한적으로 판단된다. 특히, 본 연구는 공공임대주택 거주자라는 특수한 집단에 대하여 연구를 진행하였고, 이에 따라 공공임대주택 거주자의 소셜 믹스 의식 고취방안을 제시하였다. 반면, 소셜 믹스는 다양한 계층 간 교류를 통해 형성되는 부분이다. 즉, 향후 지역적 차원의 포괄적인 소셜 믹스 전략 도출을 위해서는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이외에 다양한 사회경제적 계층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끝으로, 본 연구는 소셜 믹스 의식에 대한 공공임대주택 거주자 관점의 영향요인을 분석하였다는 부분과 소셜 믹스에 대하여 지역적 관점에서의 접근을 시도하며 기존 연구의 범위를 확장, 그리고 새로운 연구 기회를 창출하였다는 부분에서 그 의의를 가진다. 본 연구가 소셜 믹스 전략 도출을 위한 기초 자료로써 실효성을 발휘하여 궁극적으로 사회통합을 통한 건전한 커뮤니티 형성에 기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