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부동산은 지리적 위치의 고정성과 고가성 등 고유의 특성으로 인해 낮은 유동성(환금성)을 나타내는 자산이다. 이러한 부동산의 특징은 투자자들의 부동산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는 장벽으로 작용한다.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REITs)는 투자자가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게 하고, 상장 리츠의 경우 주식시장 거래를 통해 높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소한다. 따라서 리츠 투자에 있어서 유동성은 투자자들이 고려하는 핵심요소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금융연구에서 고려하는 주식시장은 어떠한 방해 없이 원하는 거래를 신속하게 이루어낼 수 있는 환경을 상정하는데, 현실 세계에는 이를 방해하는 여러 장애 요소가 존재한다. Stoll(2000)은 이러한 장애요인을 마찰(friction)이라고 부르는데, 장애 요소가 적을수록 낮은 비용으로 신속한 거래가 가능해진다. 유동성을 저해하는 마찰에는 거래에 수반되는 직접적인 비용 등을 포괄하는 실질 마찰(real friction)과 정보 거래자(information trader)의 존재에 의해 훼손된 시장환경으로 발생하는 비용인 정보 마찰(information friction)로 구분된다.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내부정보를 이용해 거래하는 정보거래자의 존재는 시장에 정보비대칭을 유발하는데, 이러한 환경에 놓여진 주식은 시장에서 더 높은 거래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Kyle, 1985) 이는 투자자에게 직·간접적인 손실로 이어진다. 특히, 정보거래자가 기업 내부자(경영진)라면, 이는 기업 내부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 대리인 문제로 귀결된다. 이와 관련된 기존 연구의 결과는 다소 상반된다. 내부자(경영자 대주주)에 의한 정보 마찰이 발생한다는 주장(Heflin and Shaw, 2000)과 경영자 대주주에 의해 발생하는 마찰은 정보 마찰이 아닌 실질 마찰이라는 주장(Brockman et al., 2009)이 공존한다.
아시아 리츠 시장은 리츠의 설립과 운영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스폰서가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시아 리츠 시장은 스폰서에 의한 대리인 문제의 가능성일 일찍부터 제기되어 왔는데(Ooi et al., 2011; Tang and Mori, 2017), 스폰서에 의한 대리인 문제가 존재하는 경우 스폰서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리츠 내부정보를 활용해 시장에서 거래하는 정보거래자가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한 현상이 실증적으로 확인된다면, 아시아 리츠 시장 투자자들은 유동성 마찰에 따른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고 투자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며, 정보 마찰의 가능성을 완화하기 위해 정책 당국은 지배구조의 강화 등 정책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본 연구는 아시아 리츠의 스폰서에 의한 유동성 마찰에 정보 마찰이 기인하는지 실증적으로 검증한다. 이를 통해 스폰서 구조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 리츠 시장에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유동성은 최소한의 거래 비용과 적은 가격의 영향으로 대량의 주식을 빠르게 거래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Chan et al., 2013). 만약, 시장에서 주식의 거래를 진행함에 있어 즉시성이 떨어진다면, 이는 유동성이 낮아짐을 의미하고 시장에 마찰이 존재함을 예상하게 한다. 마찰(friction)은 정해진 양의 자산을 거래하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가를 측정하여 산출할 수 있는데(Lippman and McCall, 1986), Demsetz (1968)는 대안적인 방법으로 즉시 거래를 성사하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가격의 크기로서 마찰을 측정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매도자가 보유한 주식을 즉시 처분하기 위해서는 매수자가 원하는 매수호가(bid price)로 거래해야 하며, 매수자가 즉시 원하는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매도자가 원하는 매도호가(ask price)에 거래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Stoll(2000)은 호가 스프레드(bid- ask spread)를 통해 주식시장의 마찰을 측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만약 호가 스프레드가 0이라면 즉시 거래가 성사되며 마찰은 0이 된다. 따라서, 호가의 격차가 클수록 낮은 유동성을 나타낸다.
총 유동성 마찰은 실제 거래 활동에 수반되는 비용인 실질 마찰(real friction)과 내부자의 정보거래에 따른 비용인 정보 마찰(information friction)로 구분할 수 있다(Stoll, 2000). 실질마찰은 거래를 달성하기 위해 소비된 실제 자원에 해당한다. Demsetz(1968)는 스프레드에 원활한 거래를 조성하는 시장 조성자(market maker) 관련 비용이 포함된다고 가정한다. 시장 조성자들은 거래의 즉시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 투자(주식매입)를 진행하며, 그에 따른 재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실질 마찰과 관련하여 Brockman et al.(2009)은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주주의 낮은 거래활동이 주식 거래의 총량을 감소시키고, 거래에 수반되는 총 비용의 단가가 높아져 실질 마찰이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정보 마찰은 정보비대칭에 따른 비용으로 정보 거래자(informed trader)가 비대칭 정보를 바탕으로 거래하여 발생시킨 손실의 크기이다. Copeland and Galai(1983)과 Kyle(1985)는 정보 거래자가 있는 경우 시장 조성자(market makers)가 스프레드를 확대한다고 분석한다. 정보 거래자가 정보거래를 통해 취득한 이익으로 시장 조성자는 손실을 입게 되는데, 시장 조성자는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스프레드를 확대하여 비정보 거래자에게 사실상 손실을 전가한다.
유동성 마찰을 실질 마찰과 정보 마찰로 분해하는 것은 유동성 문제와 관련된 정책적 시사점 도출을 위해 중요하다. 실질 마찰이 스프레드 증가의 근원이라면, 실제 거래와 관련된 제도와 시스템 정비를 통해 거래비용을 감소시키는 등의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정보 마찰이 근원이라면, 기업지배구조의 개선과 기업정보의 공개와 관련된 시스템을 개선하여 스프레드를 줄일 수 있다(Brockman et al., 2009; Stoll, 2000).
아시아 리츠는 스폰서(sponsorship) 구조를 특징으로 한다.1) 스폰서는 리츠에 자산을 공급해 성장을 도모하고, 스폰서가 소유 또는 통제하는 자산관리회사를 통해 리츠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대리인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ecomte and Ooi, 2013; Tang and Mori, 2017).
스폰서는 리츠 경영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공개되지 않은 리츠 내부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데, 스폰서가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내부정보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거래를 발생시킨다면 이는 상술한 유동성 마찰의 제 유형 중 정보 마찰의 유발과 관련되며, 대리인 문제로 판별할 수 있을 것이다.
유동성 마찰에 스폰서가 미치는 영향은 대주주(blockholder) 지분율과 유동성의 관계를 분석한 선행연구를 참조할 수 있다. Heflin and Shaw (2000)는 경영자와 비경영자로 대주주를 구분하고 각 유형이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한다. 분석 결과 경영자 대주주의 지분율이 증가하면 스프레드가 확대됨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차별화된 정보를 보유한 경영자 대주주가 정보 마찰을 발생시킨다고 주장하였다. 리츠를 대상으로 유사한 연구를 진행한 Alcock et al.(2013)은 엄격한 제도하에 놓여있는 리츠에서도 레버리지를 통해 경영자의 성과조작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결과는 스폰서 리츠에서도 제도적 엄격성과 별개로 대리인 문제가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Brockman et al.(2009)은 실질 마찰과 더불어 정보 마찰도 함께 조사한다. 이 연구는 대주주가 사적 정보를 사용해 거래할 성향이 있는지에 따라 정보 마찰의 발생 여부가 달라지며, 그러한 거래가 나타나면 대주주 지분율이 정보 마찰을 증가시킨다고 주장한다. 다만, 정보거래가 법률이나 기업지배구조 등을 통해 유의미하게 통제된다면 정보 마찰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Brockman et al.(2009)의 실증분석 결과는 상반된 결과를 제시한다. 실질 마찰을 통제하기 전에는 대주주 지분율이 총유동성을 낮추는 부정적인 효과가 관찰된다. 이 부정적인 효과가 총 마찰이다. 거래량과 거래횟수를 활용해 실질 마찰을 통제하면 대주주 지분율에 의한 마찰의 통계적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거나 오히려 유동성을 높이는 결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유동성 마찰을 실질 마찰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내부자 대주주(insider blockholder)를 활용한 분석도 같은 결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외부자가 알지 못하는 내부정보를 보유한 내부자가 정보 마찰을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분석한다. 선정훈(2015)의 연구에서도 기업 내부자 주주의 지분율과 기관투자자의 대량보유 증가가 실질 마찰 유발에만 영향력이 존재하고, 정보 마찰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는 한국 시장에서도 정보 마찰이 관찰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아시아 리츠의 스폰서에 초점을 두고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으나, 유동성의 관점에서 수행된 연구는 한광호·노승한(2021)이 유일하다. 이 연구는 시장 유동성에 대한 개별 리츠 유동성의 민감도를 통해 유동성 위험을 분석한 반면, 본 연구는 스프레드를 측정해 유동성 마찰의 근원을 조사한 것으로 내용적 측면에서 차이가 존재하며, 내부자에 의한 정보거래의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검토하고, 시사점을 도출한 점에서 차별성이 존재한다.
리츠의 유동성과 관련된 연구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본 연구의 결과는 스폰서 구조를 활용해 성장하는 국내 리츠 시장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아시아 리츠 시장에서 스폰서에 의한 정보 마찰의 존재가 관찰된다면, 한국 리츠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정보공시 체계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아시아 리츠의 유동성 마찰에 관한 연구 결과는 한국 리츠 시장의 건전한 성장과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근거자료가 될 수 있다.
Ⅲ. 연구모형
호가 스프레드는 널리 활용되는 대표적인 유동성 지표지만, 구득이 어려운 매수호가와 매도호가 자료가 필요하다. Corwin and Schultz (2012)는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주식의 일 중 고가-저가 자료를 활용해 스프레드 대용치를 측정하는 방법을 고안하였다. 일 중 주식의 고가 및 저가 자료로 산출한 스프레드는 주가의 분산과 호가 스프레드(bid-ask spread)를 모두 반영한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주식의 고가-저가 비율은 주가의 실제 격차와 입찰자 스프레드를 모두 반영하는데, 가격의 차이를 구성하는 요소는 시간에 비례하여 증가한다. 그러나 스프레드는 그러한 특성을 나타내지 않는다. 따라서 이를 활용하면 가격 격차와 스프레드를 모두 풀어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제안한 추정법은 기댓값을 활용하고, 분산과 스프레드가 고가-저가 비율의 비선형 함수가 되기에 스프레드의 추정치 평균은 비편향 추정치가 된다는 이론적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Corwin and Schultz(2012)는 일 중 고가-저가 자료를 활용한 측정법이 실증적으로 비편향에 따르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음을 주장하였다.2)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일중 고가-저가 자료를 이용해 스프레드를 산출하고 분석에 활용한다. 스프레드의 추정은 (식 1)에서 출발한다.
(식 1)의 스프레드 추정에 필요한 미지수 α는 (식 2)를 통해 추정한다.
(식 2)의 α 추정에 필요한 미지수 β와 γ는 각각 (식 3)과 (식 4)를 통해 추정한다.
이때, 주식고가는 d일의 관측된 주식 고가, 주식저가는 d일의 관측된 주식 저가이다. 주식고가은 d일과 d + 1일 중 고가, 주식저가는 d일과 d + 1일 중 저가이다. 결과적으로 위 방식을 이용하면 주식의 고가-저가 자료만을 이용해 개별 종목의 스프레드를 추정할 수 있다(<부록> 참조).
가격충격(amihud)3)은 전통적으로 유동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Amihud(2002)는 거래량에 대한 수익률 절댓값의 비율을 통해 가격충격을 측정하고 이를 유동성의 지표로 보았다. 쉽게 구하기 어려운 자료를 활용했던 기존의 측정법과 달리 Amihud(2002)는 주식 수익률과 거래량 자료만을 활용해 간편한 측정방법을 제안하였다. 가격충격 측정치는 일 단위 수익률의 절댓값과 거래량의 비율에 대한 기간 평균으로 측정되며 다음 (식 5)와 같다.
이때, 가격충격(Amihud)i,t은 i리츠의 t기 가격충격이며, |수익률i,d|은 i리츠의 d일 수익률 절댓값, 거래금액i.d은 i리츠의 d일 거래금액(달러), Di,t는 i리츠의 t기에서 거래금액이 0이 아닌 날의 거래일 수다. 이는 거래량의 규모에 대응하는 수익률의 변화가 더 큰 주식이 낮은 유동성을 보인다는 사실에 기초한다.
한편, Kang and Zhang(2014)은 비 거래일의 존재가 정교한 가격충격 측정을 방해한다고 주장하며, 수정된 측정법을 제안한다. 이 측정법은 가격충격 측정법에 전체 거래일에서 비거래일이 차지하는 비중을 곱해 산출하며, 거래일이 충분한 경우 기존 가격충격과 유사한 값이 산출된다.
비거래일 비율i,t은 전체 거래일에서 비 거래일의 비율을 의미하며 (식 7)로 측정한다.
(식 7)의 비거래일 수i,t는 i리츠의 t기에서 거래량(Volume)이 0인 날의 수이며, 총 거래일 수i,t는 i리츠의 t기 총 거래일 수다.
이 방식이 유용한 이유는 한광호·노승한(2021)의 연구에서 보인 바와 같이 다수의 아시아 리츠가 낮은 거래회전율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스폰서 지분율의 유동성 마찰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선정훈(2015), Brockman et al.(2009), Stoll(2000)의 모델을 차용한다. 이를 통해 스폰서 지분율이 실질 마찰과 정보 마찰에 미치는 영향을 검정한다.
첫 번째 단계는 스폰서 지분율이 실질 마찰에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모형을 수립한다.
이때, ln거래활동i,t은 i리츠의 t기에서 측정한 거래량과 거래 회전율이다. 스폰서 지분율은 i리츠의 t기에 스폰서가 보유한 주식의 비율을 의미하며 선정훈(2015)의 연구를 참조해 t-1기를 분석모형에 활용한다.
통제변수는 시가총액, MRAR(morningstar risk adjusted return), 수익률 변동성, 평균주가를 투입한다. 시가총액은 기업규모의 영향력을 통제하기 위한 변수로 유동성과 긍정적인 관계를 예상한다(Ding and Suardi, 2019; Gopalan et al., 2012). MRAR은 Morningstar에서 개발한 주식시장 성과지표로 경영진의 성과조작에서 독립적인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높은 성과지표는 낮은 유동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Bhattacharya et al., 2013; Ding and Suardi, 2019). 주가 수익률의 변동성은 높은 수익 변동성이 유동성을 낮출 수 있다는 광범위한 유동성 문헌에 기반한다(Cannon and Cole, 2011; Chan et al., 2013; Ho and Stoll, 1981). 평균주가는 주가의 불연속성이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과, 저가 주식이 더 높은 위험을 나타내는 경향성을 통제하기 위해 활용된다(Stoll, 2000). 또한, Benston et al.(1974), McInish and Wood(1992), Tinic and West (1972) 등 다수의 선행연구는 스프레드와 주가의 반비례 관계를 증명하고 있다.
(식 8)을 통해 스폰서 지분율과 거래활동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의 영향력이 관찰되면 스폰서 지분율에 의한 실질 마찰이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스폰서 지분율이 리츠의 스프레드로 측정되는 유동성 마찰 수준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한다. 첫 번째 단계와의 차이점은 거래활동이 유동성 마찰을 구성하는 실질 마찰을 직접 관찰한 것인 반면, 두 번째 분석은 실질 마찰과 정보 마찰을 모두 포함하는 유동성 마찰을 종속변수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분석모형은 다음 (식 10)과 같다.
이때, 유동성 마찰은 Corwin and Schultz (2012)의 스프레드를 활용하며, 통제변수의 구성과 의미는 (식 8)과 같으며, (식 10)을 통해 스폰서 지분율과 유동성 마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의 관계가 관찰되면 스폰서 지분율의 증가가 리츠의 스프레드를 확대해 유동성 마찰(실질 마찰+정보 마찰)을 높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세 번째 단계는 유동성 마찰 모형에서 실질 마찰(ln거래활동)의 영향력을 통제함으로써 스폰서 지분율에 의한 정보 마찰의 존재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관찰한다.
결과적으로 (식 11)의 분석 결과를 통해 유동성 마찰에 스폰서 지분율이 미치는 유의미한 (+)의 인과관계가 관찰된다면 정보 마찰이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분석과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단계. 스폰서 지분율이 실질 마찰에 미치는 영향 분석
2단계. 실질 마찰과 정보 마찰이 결합된 유동성 마찰에 미치는 영향 분석
3단계. 실질 마찰을 통제한 뒤 스폰서 지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유동성 마찰을 발생시키는지 확인
스폰서 지분율에 의한 정보 마찰의 강건한 검정을 위해 Kang and Zhang(2014)에서 제안한 수정된 가격충격을 활용하고, 일관된 결과를 관찰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한편, 본 연구의 분석자료는 다년도에 걸친 리츠 패널데이터를 활용한다. 따라서 오차항 군집으로 발생하는 표준오차 추정 오류를 클러스터 표준오차(cluster-standard error)를 추정해 보고한다.
Ⅳ. 실증분석
본 연구에서 활용한 변수와 그 정의는 <표 1>에서 제시하고 있다.
변수명 | 단위 | 정의 | |
---|---|---|---|
거래 활동 | 거래량t | - | 리츠 i의 t기 거래량에 자연로그를 취한 값 |
거래회전율t | - | 리츠 i의 t기 거래회전율에 자연로그를 취한 값 | |
유동성 마찰 | 스프레드t | - | 리츠 i의 t기에서 측정된 Corwin and Schultz(2012)의 스프레드를 평균한 값 |
수정 가격충격t | - | 리츠 i의 t기에서 측정된 Kang and Zhang(2014)의 수정된 가격충격 | |
독립 변수 | 스폰서 지분율t | % | 리츠 i의 t기 총 발행주식 수에서 스폰서가 소유한 주식 수가 차지하는 비율 |
시가총액t | USD | 리츠 i의 t기 시가총액에 자연로그를 취한 값 | |
MRARt | - | 리츠 i의 t기에서 측정된 Morningstar(2016)의 Morningstar Risk Adjusted Return | |
수익률 변동성t | - | 리츠 i의 t기에서 측정된 주가 수익률의 표준편차 | |
평균주가t | USD | 리츠 i의 t기에서 측정된 주가의 평균 |
분석 대상은 홍콩, 싱가포르, 일본의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리츠이며, 자료의 시점은 2002년부터 2017년까지 15개 연도이다.
분석에 필요한 주가, 거래량 등 주식 관련 데이터는 COMPUSTAT Global DB를 통해 일일 단위로 수집하였으며, 통제변수로 활용되는 개별 리츠의 회계자료는 S&P Global DB를 통해 수집하였다. 스폰서 지분율은 별도의 데이터베이스가 없으므로 각 리츠의 연차 보고서를 활용해 직접 수집하였다.
개별 리츠의 스폰서 식별 기준은 3가지 조건을 활용하였다(Wong et al., 2013).
-
① 연간보고서(annual report)에 스폰서를 명시한 경우
-
② 명시한 스폰서가 2명 이상이면, 자산관리회사의 소유자 또는 최대 주주
-
③ 명시하지 않았다면, 리츠의 설립·운영에 참여하거나, ②의 요건에 해당하는 등 스폰서로 식별하기에 합당한 경우
<표 2>는 본 연구에서 활용한 변수의 기초통계량이다. 실질 마찰의 가능성을 포착하기 위한 거래활동 변수인 거래량의 평균은 1,448,989주이며, 거래회전율의 연평균은 0.2%로 관찰된다. 아시아 리츠의 평균적인 거래 회전률이 높지 않다는 것은 기존 연구를 통해서도 증명되고 있다(한광호·노승한, 2021). 유동성 마찰을 포착하는 변수인 스프레드는 평균 0.010, 표준편차 0.004로 관찰되었으며, 강건성 검정을 위해 거래량이 0인 날의 비율로 보정된 가격충격은 ‒8.301의 평균값과 2.937의 표준편차를 나타냈다. 본 연구의 핵심 변수인 스폰서 지분율은 22.6% 평균을 보였다. 이를 통해 리츠 지분을 50% 이상 소유한 지배주주 스폰서도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은 연도별 가격충격과 스프레드의 평균을 시각적으로 나타낸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스프레드에 상당한 수준의 변화가 있었고, 가격충격도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표 3>은 국가별 통계를 정리한 것이다. 일본은 가장 낮은 가격충격 수준을 보여주었으며, 홍콩이 가장 낮은 스프레드 수준을 보여주었다. 일본과 싱가포르는 스프레드 차이가 1 표준편차를 넘지 않았다. 스프레드가 낮다는 것은 시장에서 리츠 주식의 마찰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낮은 스프레드는 시장에 거래되는 리츠의 수의 영향일 수 있다. 상장 리츠의 수는 일본, 싱가포르, 홍콩 순으로 많으며, 시장의 규모에 가격충격의 영향이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규모가 큰 시장에 상장된 리츠는 거래활동에 따른 가격충격의 영향이 작은 것으로 나타난다.
국가 | 관측 수 | 가격충격 | 스프레드 |
---|---|---|---|
홍콩 | 78 | -7.310 | 0.0097 |
싱가포르 | 269 | -5.234 | 0.0103 |
일본 | 348 | -10.787 | 0.0106 |
본 연구에서는 실증분석 모형으로 고정효과 모형을 제안하였으나, 확률효과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타당성 검증을 위해 Hausman 검정을 실시하였다. Hausman 검정은 고정효과와 확률효과가 동일하다는 가설을 설정하고 검정통계량을 바탕으로 가설이 기각되면(p값이 0.05 미만이면) 확률효과 모형이 타당하지 못하다고 해석한다. 본 연구에서 활용된 모든 분석모형에 대해 Hausman 검정을 실시한 결과, 모든 검정에서 p값이 0.000 미만으로 도출되어 고정효과 모형이 타당함을 확인하였다.
<표 4>의 (1)과 (2)는 (식 8)의 분석 결과로 (1)은 거래량 (2)는 거래회전율을 종속변수로 투입한 것이다. <표 4>의 (1)에서 산출된 스폰서 지분율의 계수는 ‒1.228이며, <표 4>의 (2)에서 산출된 스폰서 지분율의 계수는 ‒1.232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 이는 스폰서 지분율이 실질 마찰을 유발해 거래 활동을 어렵게 하는 영향력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표 4>의 (3)부터 (6)의 결과는 스폰서 지분율이 총 마찰과 정보 마찰에 미치는 영향력을 검증한 것이다. <표 4>의 (3)은 스폰서 지분율이 총 마찰에 미치는 영향력을 검증한 것으로, 여기에는 실질 마찰과 정보 마찰이 모두 포함된다. 이를 통해 스폰서 지분율 총유동성을 저해하지만, 그것이 실질 마찰인지, 정보 마찰인지 또는 그 결합인지 구분할 수 없어 추가적인 확인을 요한다.
<표 4>의 (4)~(6)은 거래 활동을 통제한 후 스폰서 지분율이 유동성에 미치는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분석 결과 거래 활동을 통제하면 스폰서 지분율의 계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의 방향성을 나타난다. 따라서 스폰서에 의한 정보 마찰이 관찰된다. 이는 제도적으로 높은 관리·감독이 이루어지는 리츠에서도 스폰서에 의한 정보 마찰이 발생하고 있으며, 스폰서에 의한 대리인 문제도 높은 가능성으로 존재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스폰서의 정보거래 또는 대리인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모니터링의 강화, 기업지배구조의 강화 및 점검 체계 구축 등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통제변수의 결과는 기존의 예상과 대부분 부합한다. 시가총액은 거래량 및 거래회전율과 양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고, 스프레드와 음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어 예상과 일치한다(Bhasin et al., 1997; Cannon and Cole, 2011; Danielsen and Harrison, 2000; Ding and Suardi, 2019; Gopalan et al., 2012). 다만, 정보마찰 분석에서 실질마찰 통제의 영향으로 그 영향력이 달라지는데,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치한다.
MRAR 또한 음의 방향성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보여주어 예상과 일치하였다(Bhattacharya et al., 2013; Diamond and Verrecchia, 1987; Ding and Suardi, 2019; Gopalan et al., 2012). 그러나 통계적 유의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수익률 변동성은 거래량 및 거래회전율과 양의 관계가 있어 높은 변동성이 높은 거래량과 관련 있음을 나타낸다. 이는 유동성에 관한 선행연구(Bhasin et al., 1997; Cannon and Cole, 2011; Chan et al., 2013; Ding and Suardi, 2019; Gopalan et al., 2012; Ho and Stoll, 1981; Stoll, 2000)의 결과와 일치한다.
평균주가는 높은 주가가 거래를 낮춘다는 기존 연구의 결과와 일치하였다.
연구 결과의 강건성을 확인하기 위해 Kang and Zhang(2014)의 수정 가격충격(adj Amihud)을 유동성 지표로 사용한 추가 분석을 진행하였다.
<표 5>의 (1)에서 산출된 스폰서 지분율의 계수는 0.017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 이는 <표 4>의 결과와 일치하며, 스폰서가 유동성 마찰을 유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 5>의 (2)~(4)는 거래 활동(거래량, 거래회전율)을 통제한 뒤 정보 마찰의 존재를 검증한 결과이다. <표 5> (2)와 (3)은 각각 거래량과 거래회전율로 실질 마찰의 효과를 통제한 결과이다. <표 5> (4)는 거래량과 거래회전율을 동시에 통제한 결과이다. 스폰서 지분율은 0.013~0.015의 계수가 산출되었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이는 <표 4>의 결과와 일치한다. 따라서 스폰서에 의한 정보 마찰이 일관되게 검증되고 있음을 확인한다. 상기 결과를 종합할 때, 아시아 리츠 시장에는 스폰서에 의한 정보 마찰이 발생하고 있으며, 내부정보를 활용해 거래하는 대리인 문제가 나타남을 실증적으로 확인한다.
Ⅴ. 결론 및 정책적 제언
리츠의 핵심적인 투자가치는 부동산에서 창출되는 이익을 향유하면서 동시에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리츠의 유동성에 관한 정보는 리츠 투자자가 고려하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유동성이 다양한 요인에 의해 저해되는 것을 마찰이라 정의하는데, 마찰 발생의 근원으로 내부자의 정보거래가 지목된다. 경영진과 같은 기업의 내부자가 기업 외부에서 알기 어려운 내부정보를 활용해 시장에서 정보거래를 발생시키면 정보비대칭이 발생하고, 그에 따른 위험이 투자자들에게 비용으로 전가된다. 결과적으로 정보거래는 비용발생을 통해 투자자의 유동성을 저해하는 부정적인 효과를 발생시킨다. 이는 대리인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지만, 관련 실증연구의 결과는 다소 상반된다.
한편, 아시아 리츠는 일찍이 스폰서 구조로 성장함에 따라 스폰서에 의한 대리인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에 관한 여러 실증연구의 결과는 스폰서가 긍정적인 영향을 일부 제공하고 있지만, 대리인 문제의 관점에서 여러 부정적인 영향력도 동시에 유발한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리츠에 대해 직간접적인 통제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아시아 리츠의 스폰서는 그들이 보유한 내부정보를 활용해 시장에서 정보거래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만약, 스폰서에 의한 정보거래가 발생한다면 아시아 리츠에 유동성 마찰이 발생할 것이며, 그 근원은 스폰서에 의한 정보 마찰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스폰서에 의한 정보 마찰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은 원활한 거래환경과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조성을 위한 정책 마련을 위해 중요하다. 정보 마찰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 내부자의 정보거래를 통제할 수 있는 리츠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책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며, 리츠에 관한 정보의 투명성을 확대할 수 있는 기업정보 공개시스템의 개선 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스폰서 구조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한국 리츠 산업은 스폰서에 의한 정보 마찰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마련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실증분석 결과 스폰서 지분율이 스프레드의 확대를 통해 유동성을 저해하는 마찰을 유발하고 있으며, 그러한 마찰의 근원에 정보 마찰이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리츠는 일반적인 회사와 달리 관련 법률 등에 의해 높은 수준의 감독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정보 마찰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의 강건성을 확인하고자 수정 가격충격으로 측정한 유동성 지표를 활용해 추가적인 분석을 수행했다. 강건성 검정 결과를 통해서도 일관되게 스폰서에 의한 정보 마찰의 존재가 확인되었다.
한국 리츠 산업이 스폰서 구조를 활용해 성장을 거듭하는 가운데, 스폰서에 의한 정보 마찰의 발생 가능성이 아시아 리츠 시장에서 관찰되고 있는 만큼 국내 리츠의 기업지배구조 강화를 유도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대표적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발간을 지원하고, 이를 공개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리츠는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 경영진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 스폰서에 의한 대리인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스스로 구축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리츠의 특성을 고려한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등급 산출 모형을 구축해 정기적인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리츠의 관련 역량 강화를 유도해 건전한 시장환경을 조성하고, 궁극적으로는 투자자의 ESG 포트폴리오에 국내 리츠가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정책적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한계가 존재하며, 이는 후속연구를 통해 보완되어야 한다.
첫째, 본 연구의 자료 구득의 한계로 인해 2002년부터 2017년까지의 자료만 활용하였다. 가능하다면 자료의 기간을 확장하여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변화를 살필 수 있다.
둘째, 분석모형에 내재된 내생성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 연구의 방법론을 따르고 있지만, 분석모형이 가진 내생성 문제는 중요한 한계점이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구변수를 활용한 2SLS 모형의 도입이 필요하지만, 도구변수 발굴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유동성 마찰에 관한 후속연구를 통해 유의미한 도구변수를 발굴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연구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분석모형을 제안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