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최근 주거 여건에서 쾌적함과 여가생활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도시지역에서 공원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주거환경 요소가 되었고, 주택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공원과 같은 주거환경 요소는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김태범·장희순, 2020). 인공적인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구조물이 많은 도시에서 자연은 도시민들에게 쾌적함을 제공하는 존재이며 중요한 자원이다(이고은·최열, 2016). 따라서 도시공원은 거주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요인이다(김태범·장희순, 2020). 또한, 도시에서 공원은 대기오염, 소음, 열섬효과 등과 같은 부정적인 요인들을 완화하는 역할도 한다.
이같이 도시공원은 주민의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거지 선택의 의사결정에 도시공원은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이성원, 2022). 이에 따라 도시공원은 주택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도시공원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전 연구들은 주거지에서 공원 접근성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으며, 많은 연구에서 공원의 접근성은 주택가격에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반복적으로 확인되었다(고원용, 2000; 고혜진, 2010; 김혜림·홍성조, 2021; 오지연, 2006; 왕인숙, 2020; 정수연·박헌수, 2003; 주가연, 2011).
공원의 기능은 휴식 및 위락 기능, 사회 심미적 기능, 생태 환경 보존의 기능, 안전 유지 및 방재 기능 등으로 분류(윤요선·류수훈, 2013)할 수 있으며, 이 같이 다양한 공원의 기능은 인근 주민의 삶의 질에 다른 형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근,도시민들은 주거지에서의 공원 입지를 필수적이라고 인식하며, 더 나아가 공원의 구성요소까지 고려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공원의 시설들이 다르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여가시간 또한 늘어나기 때문에 건강증진, 휴식 목적의 공원 이용률이 증가한다(이우성 외, 2015). 즉, 공원의 구성요소에 대한 선호와 이용 행태가 시민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공원의 구성요소는 주택가격에 다른 형태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도시공원 내 구성요소를 세부적으로 구분하여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찾기 어렵다. 이에 본 연구는 도시공원의 구성요소를 구분하여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하여 도시민들에게 도시공원 내 각각의 구성요소가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으며, 향후 도시공원 조성 및 관리를 위한 계획적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대전광역시로 설정하였으며, 대전광역시 내 소재하는 도시공원과 아파트단지를 분석 대상으로 한다. 도시공원 중 시민들이 생활에서 밀접하게 이용하는 생활권공원과 주제공원을 분석대상으로 한다. 생활권공원에는 소공원, 어린이공원, 근린공원이 포함되어 있으며, 주제공원에는 문화공원, 역사공원, 수변공원, 체육공원이 포함되어 있다. 주제공원에 포함되지만 일상적인 도시생활에 활용되지 않는 묘지공원, 도시농업공원, 방재공원 등은 대상지에 존재하지 않아 분석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분석대상 단지와 도시공원은 <그림 1>과 같다. 연구의 시간적 범위는 부동산 가격 급등기와 이로 인한 각종 규제의 영향을 배제하고자 2019년 1분기로 설정하였다. 연구의 방법은 주택가격을 종속변수로 하는 헤도닉 가격 모형을 활용하였으며, 주택 주변 도시공원의 구성요소를 주요 독립변수로 활용하였다.
Ⅱ. 선행연구검토 및 연구의 차별점
공원은 여가생활 및 주변 환경과 직결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인식하여 주거지를 결정할 때 고려하게 된다. 최근 공세권, 숲세권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있는데 그만큼 주거지에서 공원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공원의 환경적 이점은 자연스럽게 주택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주택가격과 공원의 관계를 분석한 많은 연구는 주로 주택으로부터 공원까지의 접근성을 분석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공원 접근성이 개선될수록(가까워질수록)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보고하고 있다.
소수의 연구는 공원의 유형, 또는 특징에 따라서 주택가격에 미치는 차별적인 효과를 논의하고 있다. 이고은·최열(2016)은 부산광역시를 대상으로 도시공원의 유형, 입지적 특성이 공동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근린공원, 소공원, 문화공원, 체육공원은 인근 주택가격에 양의 영향을 미쳤으나, 어린이공원은 음의 영향을 미쳤다. 이는 어린이공원이 소음 문제와 연관이 되며, 어린 자녀가 없는 가구의 효용성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하였다.
김태범·장희순(2021)은 의정부시 167개의 아파트를 대상으로 유형별 공원까지의 거리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자연공원의 접근성이 양호할 경우에 아파트 가격이 증가하고, 문화공원과 체육공원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가격이 증가하였다.
김혜림·홍성조(2021)는 청주시를 대상으로 공원의 유형을 산지형 공원과 평지형 공원으로 구분하여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산지형 공원과 평지형 공원까지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모두 주택가격에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산지형 공원의 영향력 크기가 평지형 공원에 비하여 크게 나타났다.
위의 연구들의 결과는 공원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공원의 특성에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일반적인 상식과는 반대로 공원의 특성에 따라서는 주택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과도 나타났다.
김태범·장희순(2020)은 많은 연구에서 다루고 있는 공원접근성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교하게 분석하였다. 서울시를 대상으로 근린공원의 접근성이 인근 아파트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으며, 공원과의 거리가 800m 이내의 아파트는 가까울수록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공원과의 거리가 800m를 초과하는 경우, 아파트가 공원으로부터 멀어질수록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원과의 거리가 800m 이내의 아파트의 경우에는 공원의 이용, 여러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800m를 초과하는 아파트의 경우에는 공원의 조망에 대한 수요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공원의 이용권은 약 800m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공원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연구는 활발히 이루어져 왔으며, 공원의 유형에 따라 주택가격에 미치는 차별적인 영향을 분석한 연구도 일부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공원의 유형이 아닌 공원의 구성요소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찾기 어렵다. 본 연구는 공원의 구성요소를 구분하고, 구성요소 별로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그 차이를 분석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Ⅲ. 분석의 틀
본 연구의 분석 모형은 헤도닉 가격 모형을 이용하였다. 헤도닉 가격 모형은 주택 가격을 주택 상품 또는 서비스를 구성하는 개별 특성들의 함수로 설명한다(방영철·안용진, 2016). 헤도닉 가격 모형은 주택 가치 분석에 주로 쓰이고 있으며, 주택 가치를 평가하는 다양한 연구들에서 모형에 대한 기본원리 및 함수 형태가 설명된 바 있다(김혜림·홍성조, 2021).
<표 1>은 변수의 구성과 데이터 구축 방법을 나타낸 것이다.
종속변수인 주택가격은 시세 자료를 활용하였다. 상술한 바와 같이 2019년 1분기를 시간적 범위로 하며, 해당 시기의 주택가격 시세를 아파트 단지 단위로 구축하였다. 네이버 부동산에서 제공하는 아파트 단지별 시세자료를 활용하여, 시세의 상한가와 하한가를 산술평균하여 자료를 구축하였다. 분석단위인 단지별로 1개의 주택가격을 도출하였으며, 이를 위하여 단지 내에 여러 평형의 주택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전용면적 105m2와 가장 근접한 평형의 시세를 활용하였다. 이는 대형평형의 가격이 공원요소와 같은 주변환경의 질에 보다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소형평형으로만 이루어진 단지의 경우에는 소형평형의 주택가격이 자료에 포함되었다. 실제 표본의 평형별 구성은 60m2 이하 14.7%, 60~85m2 50.5%, 85~105m2 20.4%, 105m2 초과 14.4%로, 85m2 이하 평형이 약 65%를 차지한다.
독립변수 중 아파트 특성으로는 지상 층수, 건물 연령, 세대 당 주차대수, 건설사 브랜드, 고급 주거지 변수를 포함하였다. 지상 층수, 건물 연령은 금융데이터거래소, 세대 당 주차대수는 네이버 부동산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사용하였다. 건설사 브랜드 가치 변수는 주택가격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브랜드 가치의 경우 건설사의 도급순위를 기준으로 상위 건설사를 브랜드 아파트로 설정하는 연구들(강병록·여옥경, 2014; 김혜림·홍성조, 2021)이 많다. 본 연구에서는 강병록·여옥경(2014)의 연구를 참고하여 상위 10개 건설사의 아파트를 브랜드 아파트로 선정하였으며, 건설워커에서 제공하는 2019년 기준 건설사 도급 순위를 이용하였다. 상위 10개 건설사의 브랜드에 속하는 경우 1, 아닌 경우 0의 더미변수로 구축하였다. 고급 주거지의 지역적 특성을 통제하기 위하여, 대전시 내에서 아파트 시세 상위 10% 읍면동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변수로 구축하여 모형에 포함하였다. 고급주거지의 경우 변수에 포함하지 못한 여러 지역효과로 인하여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며, 서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대부분 강남지역(강남, 서초, 송파)을 더미변수로 활용한다. 대전에서도 이와 같이 고급주거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가정하여 변수를 구축하였다. 대전의 고급주거지는 서울에 비하여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동별 주택가격을 비교하였다.
<그림 2>는 본 연구에 포함된 표본의 동별 평균가격을 나타낸 것이다. 그림에서 붉은색으로 표시된 것은 상위 10%에 해당하는 동의 가격이며,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다른 지역에 비하여 크게 높은 주택가격을 보인다. 이와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상위 10%에 해당하는 동을 고급주거지로 판단하였다. 상위 10%인 도룡동, 죽동, 원신흥동, 용산동, 상대동, 도안동, 문지동, 노은동에 포함되는 단지는 1, 나머지는 0으로 구축하였다.
본 연구의 핵심 변수인 공원 구성요소 변수는 공공데이터 포털에서 공시한 전국도시공원정보표준데이터를 활용하였다. 해당 자료에서는 각 도시공원의 보유시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공원 보유시설인 운동시설, 유희시설, 편익시설, 교양시설을 추출하여 본 연구의 핵심 변수로 설정하였다. 이 같은 4가지 시설에 포함되는 구체적인 시설은 <표 2>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 2>의 공원 내 보유 시설 유형구분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 1]에 따른 것이다. 본 연구에서 활용한 전국도시공원정보표준데이터도 이를 바탕으로 보유시설을 구분하여 제공하고 있다. 해당 [별표 1]에는 본 연구에서 다루고 있는 4가지 시설 외에 공원의 필수시설인 조경시설, 휴양시설, 공원관리시설, 도시농업시설, 그 밖의 시설도 구분되어 있다. 조경시설은 모든 공원이 가지고 있는 시설이기 때문에 제외하였으며, 나머지 시설은 연구대상 공원이 가지고 있지 않거나 연구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아 변수로 포함하지 않았다.
공원 구성요소 변수는 더미변수 형태로 구축하였으며, 아파트단지로부터 이용권 안에 있는 공원에 해당 시설이 있으면 1, 아니면 0으로 구축하였다. 김태범·장희순(2020)의 연구에 따르면 공원의 이용권은 800m로 생각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보행권은 500m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는 아파트 중심점과 공원 중심점을 이용하여 아파트로부터 공원까지의 거리를 산정하였다. 이 과정에서 아파트의 크기를 고려하기 위하여 500m나 800m보다 큰 1km를 이용하였다. 김혜림·홍성조(2021)의 연구도 공원의 이용권으로 1km를 가정하고 있다. 즉, 아파트 중심점으로부터 1km 이내에 있는 공원에 해당 유형의 시설이 존재하면 1, 아니면 0으로 구축하였다. 1km 이내에 복수의 공원이 존재하는 경우 해당 공원들의 시설을 모두 고려하여 구축하였다. <표 3>은 아파트 단지 중심점으로부터 1km 범위 내에 포함되는 공원들의 보유시설 현황이다. 이를 통하여 공원들이 어떠한 시설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공원 크기의 영향력을 확인하기 위하여 가장 가까운 공원면적을 변수로 포함하였다.
각종 시설 접근성은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본 연구에서도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공원, 초등학교까지의 접근성을 독립변수로 모형에 포함하였다. 이 변수들은 GIS를 통하여 각 아파트 단지로부터 가장 가까운 시설까지의 직선거리를 통하여 구축하였다.
Ⅳ. 분석 결과
<표 4>는 본 연구에 활용된 각 변수들의 기술통계량을 나타낸 것이다. 분석대상 아파트 단지는 총 382개로 분석에 포함된 총 표본은 382개이다. 종속변수인 아파트 시세가격은 최소 4천 700만 원부터 최대 7억 9천만 원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가격은 2억 3천만 원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특성 변수의 기초통계량을 분석해보면 지상층수는 평균 15층이며, 건물 연령의 평균은 19년으로 나타났다. 또한 세대 당 주차대수의 평균은 1대로 나타났다. 2019년 기준 건설사 도급순위 상위 10위가 건설한 아파트(브랜드 가치)는 분석에 포함된 아파트 단지 중에서 11%로 나타났다.
접근성 변수의 기초통계량을 분석해보면 아파트 단지에서 지하철역까지의 최단거리는 최소 79m, 최대 11,604m이며, 평균 거리는 2,293m로 나타났다. 또한 버스정류장까지의 최단거리는 최소 23m, 최대 464m이며, 평균 거리는 152m로 나타났다. 공원까지의 최단거리는 최소 25m, 최대 935m로 나타났으며, 초등학교까지의 최단거리는 최소 47m, 최대 965m로 나타났다. 아파트 단지로부터 최단거리 공원의 면적은 최소 93m2, 최대 683,766m2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주요 변수인 공원 구성요소의 기초 통계량을 분석해보면 아파트 단지 중심점으로부터 1km 이내의 공원에 운동시설이 1개 이상 존재하는 아파트단지는 67%로 나타났으며, 유희시설이 존재하는 아파트는 62%로 나타났다. 또한 편익시설이 존재하는 아파트는 63%, 교양시설이 존재하는 아파트는 25%로 나타났다.
<표 5>는 아파트 시세가격을 종속변수로 설정한 헤도닉 가격 모형을 다중회귀분석을 통하여 분석한 결과이다. 독립변수로는 지상층수, 건물 연령, 세대 당 주차대수,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 시세 상위 10% 읍면동, 운동시설, 유희시설, 편익시설, 교양시설, 근접 공원 면적, 지하철역과의 최단거리, 버스정류장과의 최단거리, 공원과의 최단거리, 초등학교와의 최단거리 총 14개의 변수를 포함하였다. 모든 변수의 VIF 결과값이 10 미만으로 다중공선성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모형의 R2값은 0.644, Adjusted-R2값은 0.629으로 의미 있는 설명력을 보여준다. F값은 42.251로 0.1% 수준에서 유의하게 나타났다.
아파트 특성은 대부분 상식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아파트 특성요인인 지상층수와 세대 당 주차대수는 아파트 시세가격에 양(+)의 영향을, 건물 연령은 음(‒)의 영향, 건설사 브랜드와 아파트 시세 상위 10% 읍면동은 양(+)의 영향을 보였다.
공원 구성요소 요인 중 운동시설은 아파트 시세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일반적 상식과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운동시설은 아파트 시세가격에 음(‒)의 영향을 보였다. 반면에, 유희시설과 교양시설은 일반적 상식과는 부합하게 아파트 시세가격에 양(+)의 영향을 보였다. 즉, 체육시설이 존재하는 공원은 오히려 주택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보였으며, 유희시설과 교양시설이 존재하는 공원은 주택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보였다.
이는 주거지에 근접한 공원 중 운동시설(축구장, 농구장 등)이 있는 지역은 야간 소음 등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이유로 도시민들은 주변 공원의 운동시설을 비선호 시설로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최근에는 체육활동을 위한 시설이나 여건이 개선되어 공원 외에도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 학교 등에 충분히 공급되어 있다. 이에 따라 공원 내 운동시설에 대한 선호는 감소하고, 오히려 이런 시설이 없는 공원에 대한 선호가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같은 결과는 체육공원과 문화공원이 멀수록 주택가격이 상승한다는 김태범·장희순(2021)의 연구결과와 유사한 결과이다.
축구장 등 소음을 유발하는 운동시설 외에 소형 운동기구들은 주로 노년층이 이용하므로 주변 지역의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시설이 입지한 공원에 노년층이 해당 공원에 많이 모이게 되고,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주변지역민의 비선호가 존재한다. 노년층의 여가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원은 노년층의 주요 여가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노년층을 위한 운동시설을 공원계획에서 배제하는 것은 계획적으로 적절치 않다. 그러나 이 같은 주변지역민의 선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보다 면밀한 계획과 시설배치가 필요하다.
운동시설이 주택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들 시설이 없는 공원에 대한 선호가 오히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원 본연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녹지 공간, 산책시설, 산림 등에 대한 선호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희시설과 교양시설이 존재하는 공원은 아파트 시세가격에 양(+)의 영향을 미쳤다. 해당 시설은 주로 어린이들은 위한 놀이시설과 도서관과 같은 문화시설의 성격을 가진 시설들이다. 이들 시설은 주로 어린이나 청소년이 이용하는 시설이며,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시설 중에서 소음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설이다. 이 같은 시설이 포함된 공원은 주택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시민들에게 선호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유희시설의 구성요소는 어린이공원의 주요 구성요소이다. 따라서 이 같은 결과는 어린이공원은 소음문제로 주택가격에 음의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이고은·최열, 2016)와는 상반되는 결과이다. 이는 어린이공원의 경우 어린이가 없는 가구는 소음문제로 비선호하더라도 어린이가 있는 가구는 가까운 놀이공간으로서 선호도가 클 수 있다. 이 같은 거주자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며, 보다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공원 구성요소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시설인 편익시설은 주택가격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특징적인 공원시설에 비하여 일반적인 공원시설의 영향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의 대상인 아파트로부터 가장 가까운 공원까지의 최대값은 935m이다. 즉, 모든 단지들이 가까운 거리내에 공원을 가지고 있으며, 기본적인 공원요소들은 모든 단지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공원의 구성요소들을 포함한 본 연구의 모형에서 근접 공원의 면적과 공원까지의 거리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상술한 바와 마찬가지로 대전시 내의 아파트 단지는 모두 가까운 거리에 1개 이상의 공원을 가지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단순한 거리 접근성이나 공원의 양적 크기보다는 구성요소와 같은 질적 수준이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접근성 변수 중에서는 지하철역과 초등학교까지의 거리가 주택가격에 음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하철역과 초등학교가 가까울수록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상식에 부합하는 결과이다. 반면, 버스정류장까지의 거리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Ⅴ. 결론
본 연구는 선행연구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공원의 구성요소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하여 대전광역시를 대상으로 주택가격을 종속변수로 하는 헤도닉 가격 모형을 구축하였다. 본 연구의 핵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공원 내 운동시설은 아파트 가격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음(‒)의 영향을 미친다. 이는 인근 공원에 운동시설이 있으면, 아파트 가격이 감소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들 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비선호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운동시설은 소음 문제, 노년층 집중으로 인하여 주변지역민들의 비선호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이 같은 결과는 운동시설이 없는 공원에 대한 선호가 오히려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 번째, 공원 내 유희시설과 교양시설은 아파트 시세가격에 유의미한 양(+)의 영향을 미친다. 이는 인근 공원에 유희시설과 교양시설이 있을 경우 아파트 시세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의미하며, 유희시설과 교양시설이 주변 지역민의 선호 시설임을 의미한다. 유희시설과 교양시설은 주로 아동과 청소년이 이용하는 시설로, 이들을 위한 시설에 대한 선호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세 번째, 일반적인 공원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편익시설은 주택가격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차별화된 시설이 부족한 일반적인 공원은 주변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이는 본 연구의 범위에서 아파트 가까이에 공원이 충분히 공급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공원의 공급자체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본 연구는 기존에 연구가 부족한 공원의 구성요소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공원의 구성요소를 구분하여 주택가격과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는 찾기 어려운 실정에서, 본 연구는 공원의 구성요소와 주택가격의 관계를 다룬 초기연구로써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공원시설이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공원의 시설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공원을 조성할 때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나아가 주거지의 주변환경 선호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공원의 구성요소를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기준으로 구분하여 보다 실질적인 구분을 하지 못한 점과 시설의 존재 유무로만 평가하여 해당시설의 양적·질적 수준을 고려하지 못한 점은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 본 연구의 핵심 변수인 공원 구성요소 변수 중 편익시설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점, 공원 구성요소 변수들의 표준화 계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 또한 연구의 한계로 제시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는 공원 공급이 충분한 대전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연구결과의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향후 공원시설을 보다 세밀하게 구분하여, 보다 많은 지역을 대상으로 한 후속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